[폴리-한길]강재섭, ‘친박’ 압도적 지지...박근혜 지원없어 효과 차단

4.27 재보선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출마한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만큼 엎치락 뒤치락 하는 선거도 없다.

여론조사마다 결과가 제각각이다. 그러나 강재섭-손학규 두 후보의 표차가 오차범위내의 ‘초박빙’ 상황이라는데는 대부분 일치한다.

분당을은 쉽게 승리를 점칠 수 없는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지고있다.
분당을은 한나라당 텃밭이지만 민주당 대표이며 야권 대선주자인 손학규 대표가 출격한 지역이라 선거판도를 가늠키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지난 14-15일 실시된 <폴리뉴스>와 <한길리서치>의 공동조사(전화면접조사)에서는 한나라당 강재섭 39.4%, 민주당 손학규 37.6%였다. 겨우 1.8%p차다.
이어 바로 달아서 실시한 18일-19일자 한길리서치의 2차 조사 결과는 훨씬 더 좁혀들었다. 강재섭 41.8%, 손학규 41.4%로 0.4%p차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초반 열세를 딛고 손 후보가 강 후보를 바짝 따라붙고 있어 이 기세로 몰아붙이면 조만간 역전지세를 이룰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투표참여층’의 경우 강 후보가 좀더 앞서며 표차가 더 벌어진다. 14-15일 조사에서는 강재섭 42.5%, 손학규 39.4%로 3.1%P차고, 18-19일 조사에서는 강재섭 43.8%, 손학규 42.6%로 1.2%P차로 벌어진다.
손 대표가 이처럼 상승세를 타고 있고 또 몇몇 다른 조사에서는 손 대표가 앞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손학규 초반 고전...박근혜와 전면전 불발 타격

제1야당의 대표이자 야권 대선주자인 손 대표가 대선주자가 아닌 후보와 대결에서 우위를 확실히 점하지 못하고 추격자 입장에서 역전을 노리고 있다는 것은 짚어야 할 부분이 있다.

물론 ‘분당우파’라는 한나라당 텃밭이어서 어렵겠지만 그 이유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이런 점을 다 알고도 장고끝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에 ‘지역’을 문제삼는다는 것은 대선주자 손 대표로서는 구차한 변명이다.

중반전을 넘어서면서 상승기류를 타기 전 선거운동 개시일 첫날(14-15일) 조사한 결과가 손 대표 지지도를 있는 그대로 말해주는 지표다.
어렵지 않게 초반 기선을 제압할 것이라던 예상이 빚나가면서 민주당은 당혹했다. 출마 선언 전 자체조사에서는 손 대표가 강 후보를 너끈이 이기고 있다는 결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예상을 빗겨가 강 후보에게 밀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한 근본적 원인은 손 대표가 스스로 독자적인 ‘대선주자’로서 자리매김하지 못한데 이유가 크다.
특히 손 대표측에서 기대했던 ‘박근혜와 대선전’이 불발된 것이 주효했다. 박근혜와 견주며 ‘대선바람’을 일으켜 야권의 ‘박근혜 대항마’로 설 수 있는 기회가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박 전 대표가 유럽특사로 나간다고 선거운동 개시일인 14일 발표함으로써 ‘박-손 간 대선 예선전'의 볼거리는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다. ‘빅 이슈’거리를 잔뜩 기대했던 유권자들은 실망했고, 대선바람이 아닌 ‘강재섭-손학규’의 평범한 인물전이 되어버렸다. 손 대표는 바닥민심을 훑으며 여느 일반 후보들과 똑같이 ‘조용한 선거’를 치루고 있다.

조사결과, 대선바람을 업지 않은 손 대표는 아직 대선주자로 자리를 잡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손 대표, 민주당층에 차기대선주자로 입지 굳히지 못해
- 민주당층 20%정도만이 대선주자 손학규 지지

분당을 한나라당 유권자는 이번 선거를 차기 대선과 연계해 보고 있지만, 막상 대선주자가 나선 민주당층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

또한 민주당층에서 손 대표를 대선주자로서 지지도는 불과 20%선밖에 되지 않는다.

분당을 유권자는 이번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MB중간평가’ 37.5%, ‘차기대선고려’ 23.5%이고 야권단일화는 6.8%로 이 지역에서는 거의 의미가 없다.
‘MB 중간평가’에 대해 한나라당층의 35.8%가 응답한 반면, 민주당층에서는 64.5%의 압도적 비율이 차지하고 있다. ‘차기 대선고려’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층의 25.4%인데 비해 민주당층은 겨우 14.1%밖에 안된다.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를 차기대선과 연계짓기 보다는 ‘MB 중간평가’로 보고있다. 민주당 대선주자가 나섰음에도 대선과는 무관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강재섭 지지층에서는 MB 중간평가 35.5%, 차기대선고려 24.3%로 응답, 한나라당층과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손학규 지지층에서는 MB중간평가가 54.3%인데 반해 차기대선 고려는 22.0%다. 민주당층보다 반MB층 비율이 10%P가량 적고 대선주자 연계 비율이 6%P가량 높다. 민주당 정당지지층과 손 대표 인물지지층간의 차이가 보인다.

또한 ‘차기대선을 고려’한다는 응답은 박근혜 지지층의 30.7%인데 반해 야당계 대선후보층은 25.7%에 그쳤고 MB평가가 60.1%나 되었다. 손 대표 선택 기준이 ‘차기대선’이 아니라 ‘MB심판’ 차원인 것이다.

차기대선 층 강재섭이 더 높아... 친박 67% 압도적 지지
손학규, 반MB층이 더 높아... 친이계 26.7% 이탈 지지

뒤집어 분석해 보아도 결과는 같다.
MB 중간평가층의 37.2%가 강 후보를 지지한 반면 절반이 넘는 54.5%가 손 후보를 지지했고, 차기대선 고려층에서는 40.7%가 강 후보를, 35.2%가 손 후보를 지지했다.
차기대선 고려층이 손 후보보다 강 후보를 더 지지했고, 오히려 손 후보는 반MB층이 더 높다.

대선주자도 아닌 강 후보를 ‘차기대선 고려층’에서 높게 지지한데는 ‘박근혜 지지층’이 쏠렸기 때문이다. 박근혜층의 67.0%가 강 후보를 지지했고, 친이계 후보층에서의 지지는 58.2%로 친박보다 10%P가량 떨어진다. 강재섭 후보가 ‘친박 표결집’에 힘을 얻고 있다는 반증이다.

한편, 친이계 후보층의 26.7%는 손 후보에게 이탈하고 있어 ‘강재섭 당선=박근혜’ 라는 공식이 성립될까 우려하는 친이계의 내부 동요현상으로 보인다.

물론 분당을 후보로서 손 후보에 대해 민주당층은 100%에 가까운 96.0%가 지지하고 있고, 야당계 대선주자 지지층에서도 손 후보는 91.0%를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선주자로 밀고 있느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분당을 대선지지도, 손학규 8.2%로 유시민 9.2%보다 낮아
손학규 후보 지지층, 대선주자 손학규 20.1% < 유시민 23.0%
야당계 후보층, 손학규 45.2% < 유시민 50.2%

‘대선주자 지지도’를 보면 손 대표가 대선주자로서 착근하지 못했다는 것이 더 명확해진다.

분당을에서 여야 대선주자들의 전체 지지도를 볼때, 박근혜 28.9%, 김문수 10.4%, 유시민 9.2%, 손학규 8.2%순이다. 자신이 출마한 분당을에서조차 손 대표가 유 대표보다 낮다는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한나라당층이 박 전 대표에게 절반 이상(51.2%) 쏠려있는 반면, 민주당층의 대선주자 지지도는 분산되어 있다. 민주당층은 김문수 경기지사에게(26.0%) 가장 많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반면, 손 대표는 21.0%밖에 안되고 17.4%는 박근혜 지지다. 당 대표인 손대표에 대한 민주당의 대선주자로서 로얄티는 매우 약하다. 김문수 지사보다 못하고 박근혜 전 대표와도 표 분할경쟁을 벌이는 형국이다. 민주당층의 43.4%가 손 대표가 아닌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에게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당지지도를 볼때, 강재섭 지지층의 83.1%가 한나라당 지지자인데 비해 손학규 지지층은 겨우 22.6%만이 민주당을 지지하고 나머지 11.7%는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있으며, 42.9%나 무당층이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손 대표가 민주당의 바닥까지 장악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재보선에서 손 후보 지지층은 대선주자로서 손학규를 확실히 밀지 않고 오히려 유시민에게 조금 더 경도되었다는 사실이다. 손 후보 지지층의 20.1%만이 대선주자 손학규를 지지하고 있고 이 층의 23.0%가 유시민을 지지하고 있다.
이는 분당을 보궐선거에서 손학규를 찍는 표심에는 유시민 지지층이 절반 이상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야권단일화 효과다.

강재섭 지지층의 49.2%가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것과 비교된다. 한나라당층의 50%가 ‘박근혜’를 지지하고 있어 정당로얄티가 강한 반면, 손 대표의 경우 민주당층의 20%만이 정당로얄티를 갖고 있어 대선주자로서 아직 당에 착근하지도, 당을 완전히 장악하지도 못한 취약한 정당구조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에서 손 대표를 당의 대선주자로 아직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손 대표가 ‘독자적’으로 대선주자로서 입지를 확실히 굳히지 못한 상황이다.

손 대표의 불안한 대선주자 상황은 선거변수로 본 대선지지도에서도 보인다.
이번 재보선에서 차기대선 고려층의 37.8%가 박근혜 지지인 반면, 이 층의 겨우 10.4%만이 손 대표를 지지하고 있다. 또한 MB중간평가층에서도 25.3%가 박근혜, 15.8%가 김문수 지지, 그 다음으로 손학규 14.5%다. 손 대표는 MB평가에서도 한나라당 주자들에 ‘선명성’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다.

차기주자 지지 그룹들의 경우 박근혜 지지층은 100%가 차기대선주자로 박근혜를 지지하고 있지만, 친이계 주자 그룹은 김문수로 63.7%, 오세훈으로 29.5%가 나뉜다.
야당계 후보 그룹에서는 차기대선주자로 손 대표가 45.2%인데 반해 유시민 대표가 이보다 더 많은 50.2%를 얻고 있다. 야권 전체에서도 손 대표는 아직 대선주자로 자리를 굳히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손 대표는 ‘대선전’이 아닌 ‘일상적 선거’로 떨어뜨렸으며, ‘차기대선 고려’층이 많은 한나라당층을 분열시켜 ‘내편’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도 스스로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강재섭 후보가 손 대표를 맞아 상당한 방어력을 보이는 것은 차기대선을 고려하는 ‘박근혜 층’의 결집 때문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직접적인 선거개입이 차단되면서 그 효과는 찻잔 속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박 전 대표의 분당을 선거지원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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