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참여당 선택한 것은 김해을 노무현 선거라는 방증”

4.27 김해을 국회의원 재선거 야권 단일후보에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로 확정된 것에 대해 정치전문가들은 “김해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를 노무현의 선거라고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김해을 야권연대 협상이 결렬될 위기 상황에서도 참여당의 ‘벼랑 끝 버터기’로 일궈낸 후보단일화가 자칫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김진표 의원과 여론조사로 단일후보가 됐던 유시민 대표가 경기도 지사 선거에서 김문수 지사에 패배한 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제기되기도 한다.

김해을 야권연대 협상은 초반부터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것은 ‘노무현 정신 계승’이라는 유산을 둘러싸고 제1야당 민주당과 신생정당 참여당이 ‘친노 적통’를 가리는 맞대결로 첨예한 갈등 양상을 드러냈다.

일각에선 양당의 ‘친노 적통’ 대립이 김해을 한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닌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또다시 재연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야권 단일화에서 참여당이 친노진영의 성지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땅에서 친노 적통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은 범야권 판도에 무시할 수 없는 파장을 일으키는 정치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참여당이 김해을에서 친노 적통 논쟁을 벌이며 힘겨운 후보단일화를 거둔 것과 선거에서 승리해 원내 정당으로 진입하더라도 소수 정당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김해을 경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차영 대변인의 구두논평을 통해 “김해을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경선결과를 흔쾌히 받아들인다”면서도 애써 “오늘 경선결과는 연대와 단결을 통해 ‘우리는 하나’라는 점을 국민과 김해시민에게 분명히 보여주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참여당 이봉수 후보는 단일후보 확정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두려운 마음도 들지만 노무현 대통령께서 나고 자라고 잠들어 계신 이곳 김해에서 오만하고 무도한 한나라당 정권을 심판해달라는 국민과 김해 시민의 소망을 엄중히 받들겠다”며 “지금 이 시간부터 우리는 하나이다. 우리 앞에 열린 길은 오직 한 길뿐”이라고 본선 승리의 포부를 밝혔다.

“참여당 당세 극복, 친노정당 동력 살린 계기”

이번 김해을 경선 결과와 관련,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실장은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참여당 이봉수 후보로 단일화되지 못했다면 유시민 대표를 향한 당원들의 실망과 당세 확장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었다”며 “그러나 야권연대 협상 과정에서 경선 룰을 놓고 야3당과 시민사회진영 사이에서 잡음에도 불구하고 단일후보를 선출하는 실리를 챙겼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다시 단일화 논의에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윤 실장은 또 “만약 참여당 후보로 단일화 되지 못했다면 이번 재보선이 전체적으로 손학규 대표의 선거로 정치권과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흐름 속에서 유 대표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었고,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에서 야권 단일화 구도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해을에서 불거진 친노 적통 경쟁에 대해서도 “친노 진영이 분화하는 상황에서 적통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단일화로 참여당이 대중적으로 친노 정당으로 동력을 살려가는 계기가 됐다”고 풀이했다.

그는 유시민 대표의 향후 행보와 관련, 참여당이 원내 정당으로 진입할 경우 단일화 과정에서 잃은 민주당과 당 바깥의 친노진영, 시민사회와의 관계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야권, 경선 룰 상처 해소가 남은 과제”

이에 반해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참여당이 김해을에서 야권연합을 하는 과정에서 고전하고 어렵게 후보단일화를 이룬 만큼 남은 과제는 경선 룰로 대치돼 상처를 입은 민주당과 김해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고 박사는 “김해을에서 승리해 원내정당으로 진입하는 것이 참여당으로선 큰 의미가 될 수 있겠지만 소수 정당의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정치지형을 흔들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다만 김해을 선거가 유시민의 선거가 됐다는 점에서 이봉수 후보가 당선된다면 영남권에서 잠재력을 확인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참여당 승리는 유시민 친노세력 시의적절 움직였기 때문”

정치컨설턴트 e윈컴 김능구 대표는 “김해을 야권 후보단일화 경선 결과는 유 대표가 친노세력을 시의 적절하게 이끌어낸 것이 주효했다. 진통을 거듭했던 경선 타결에 나선 것도 노무현재단 문재인 이사장이 중재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결과적으로 민주당의 통큰 결단으로 모양은 갖춰졌지만 참여당의 처음 요구대로 100% 여론조사가 받아들여졌고 이후 캠페인 과정에서 친노세력이 움직였다”며 “서민 중심의 정책으로 유권자들을 호소했던 참여당의 캠페인도 경선 승리에 성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는 또 “항간에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이봉수 후보를 본선에 올리기 위해 역선택을 했다는 말들로 흘러나오고 있다”며 “김해을 선거가 자칫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나타났던 경기지사 선거의 재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정권 심판론으로 경기도 기초 자치단체 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했는데 민주당 김진표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이룬 유 대표가 한나라당에 패배한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그럼에도 김해을에서 야권 단일후보가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의 지지율에 비해 15%p 이상 유리하게 나오는 것은 ‘노무현 선거’라는 방증”이라며 “무엇보다 김태호 후보가 왜 김해을에 나오는가에 한나라당 지지자들을 이해시키지 못하고 투표장으로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야권의 승리를 막기는 현재로선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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