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한길]김태호, ‘박근혜 대항마’ 될까 싫다?

김해을은 야권후보단일화의 상징지역답게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가 리드하고 있다.

<폴리뉴스>와 <한길리서치>의 4.27 특집 공동여론조사(4월13-14일)에 의하면, 국민참여당 이봉수 38.7%, 한나라당 김태호 32.1%다. 투표참여층에서는 더 격차가 더 벌어진다. 김태호 34.0%, 이봉수 42.0%다.

재보선은 대체로 ‘조직선거’로 부동층보다는 적극적 투표참여층의 표심이 최종 결과를 가름한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강한 30-40대 젊은층에서 이 후보가 김 후보에 10%p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30대 김태호 28.7%, 이봉수 46.3%, 40대 김태호 25.1%, 이봉수 47.6%다.

이렇게 볼때 김해는 영남권이지만 역시 ‘盧 전 대통령 고향’의 독자성이 재확인되면서 이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봉수, 야권단일화층의 80%이상 지지
- 민주당의 '反유시민' 정서가 틈새.. 선거변수 '대선영향력 없다'

그러나 ‘盧향수’만은 아니다.
선거에 가장 큰 영향력을 묻는 질문에서 MB중간평가 26.7%, 야권후보단일화 10.1%, 노 전 대통령 영향 13.2%, 차기 대통령선거에 대한 고려 19.3%다.
MB 중간평가와 차기대선 고려가 선거변수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야권단일화의 경우, 전반적으로는 10%의 비교적 낮은 영향력으로 보았지만, 이봉수 후보에게는 야권단일화 효과가 사실상 결정적이다.
야권단일화가 ‘잘된일’이라고 응답한 평균은 55.3%인데 이봉수 지지층에서는 무려 85.3%라고 응답했다. 또한 ‘야권단일화’를 변수로 응답한 층의 80.3%가 이 후보를 지지했다.

또한, ‘MB 중간평가’층의 37.8%는 김 후보에게, 45.3%는 이 후보를 지지해 '반MB 민심'이 모두 야권표가 되지 못하고 반반씩 나뉘고 있다. ‘노대통령 영향력’층에서도 이 후보는 58.7%만 얻어 이 층의 24.9%는 김 후보로 이탈하고 있었다.

결국, 이 후보는 반MB정서도, 노대통령 영향력의 야권성향표를 절대적으로 흡수하지는 못했고 반면 야권단일화 층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단일화 효과를 톡톡히 보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통계로 잡히지 않는 민주당의 ‘反유시민 정서’가 막판에 어떻게 나타나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김해을에서 승리하면 '유시민의 대선행보'가 본격화될 것에 대한 경계심리가 강하다. 한마디로 민주당은 '유시민 때문에 이봉수를 찍을까 말까' 고민에 싸여있다.

이봉수 우세, 김태호 추격세라는 김해을 선거판이 만약 흔들린다면 한나라당보다는 '민주당표'에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단일화표' 의지가 80%이상인 이 후보의 지지특성을 볼때, 단일화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주당층에서 지지를 얻지 못할 경우 대책없이 무너져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재보선은 '조직선거'다. 20-30대 부동층이 투표장에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선거참여 특성을 감안한다면 민주당 조직표의 영향력은 일반 선거보다 배는 크다.

흔들리는 민주당 정서는 이번 조사에서도 일정 드러난다.
민주당층에서 이봉수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70.4%다. 김태호의 정당표 75.9%보다 약하다. 뿐만아니라 민주당 정당표의 17.8%나 김태호 후보에게 흘러들어가고 있다. 타선거의 경우 후보의 정당흡수율의 거의 80%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것이다.

야권단일후보 효과와 친노지역임에도, 또 한나라당의 친박-친이의 갈등이 있음에도 이렇다는 것은 민주당 정당지지층이 흔들리고 있음이 잡히는 대목이다.

또한 야권단일화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층이 예상외로 10.1%로 가장 낮다. 게다가 민주당층에서 단일화가 ‘잘못된 일’이라는 응답이 13.8%, ‘다소 잘된일’이라는 소극적층이 26.7%가 되는 것은 야권의 ‘틈새’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틈새가 점점 벌어질 경우 '단일화 효과'는 물거품 처럼 사라지고 오히려 '단일화 후유증'만 남게될 것이다. 최근 김해을에서 두 후보간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이러한 정서가 반영된 것인지 김해을 야권 유권자는 이번 선거에서 대선과 연계된 영향력은 없다고 보고있다.

야권에서는 'MB심판과 盧영향'이 중요하고 10%정도만이 단일화효과다. 유시민 참여당 대표가 '김해을 단일화 승리'의 여세를 몰아 '차기 대선으로 점프업'하려는데 대한 경계심이 드러나는 것이다.

민주당 지지층의 33.7%가 MB평가인 반면 차기대선은 18.5%로 평균에도 못미친다. 盧영향 16.8%, 단일화 15.4% 순이다. 한나라당이 차기 대선 영향력이 30.1%라고 응답한 것과 엄청난 차이다.

국민참여당층에서도 유시민 대표의 ‘대선 디딤돌’선거인데도 불구하고, ‘차기대선’과 연계시키는 층은 민주당보다 더 낮은 불과 5.7%에 그쳤다. 참여당은 오히려 MB평가 51.5%, 노 전 대통령 영향이 31.9%이고 단일화에 대해서도 9.3%밖에 안됬다.

김태호, ‘친박’ 민심 발목잡아... 박근혜 대항하는 친이주자 될까 싫다?

‘나홀로 선거’를 치루는 김태호 후보의 경우, ‘盧향수나 단일화 바람’이라는 야권표심에 휘청거리고 있지만, 근본적 문제는 ‘여권표심’이 김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지 않고 있는 점이다.

문제는 ‘대선’ 때문이다.
한나라당층에서는 MB평가 23.5%인데 반해 차기대선 고려 30.1%이다. 차기대선 고려의 평균이 19.3%인 것을 감안하면 한나라당층에서는 배이상이 김해을 선거를 대선과 직결하여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박근혜 지지층의 29.5%가 차기대선 고려, 26.4%가 MB평가로 나타난데 반해 대선주자로 친이계 후보를 꼽는 층에서는 44.1%가 MB평가, 차기대선 고려 11.8%로 응답했다.

다름아닌 한나라당 층 중 ‘박근혜 지지자’들이 이번 김해을 재보선을 대선과 직결해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친박 민심’은 후보 지지도에서 미묘한 심리가 읽힌다. 박근혜층이 김 후보를 전면적으로 지지하지 않고 적당한 거리두기를 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박근혜 지지층의 43.7%만이 김 후보를 지지했고, 30.4%는 이 후보로 이탈되었으며 25.9%는 부동층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박근혜 층의 56.3%가 김 후보에게서 이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차기 대선에서 친이계 후보를 꼽은 경우는 58.1%가 김 후보를, 31.7%는 이 후보를 지지했다. 친이계에서는 친박보다 상대적으로 김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것이다.

차기대선주자 지지도로 보아도 같은 상황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34.8%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유시민 후보가 10.7%로 따라가고 있다.
김태호 지지층 중 박근혜 지지가 47.3%에 이른다. 의외인 것은 이봉수 지지층에서도 27.3%가 박 전 대표 지지로 이탈되고 있고, 유 대표 지지 23.9%보다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박근혜 지지층의 김태호 지지 43.7%, 김태호 지지층의 박근혜 지지 47.3%는 같은 교집합이다.
또 박근혜 지지층의 이봉수 지지 25.9%, 이봉수 지지층의 박근혜 지지 27.3%도 같은 그룹이다.

결론적으로 박근혜층의 약 45%만이 김태호 후보를 지지하고, 야권 이봉수 후보로 26% 정도 이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수치는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친박’에서 ‘친이’로 옮겨앉아 ‘박근혜 대항마’로 거론되는 김태호 후보에 대해 친박계는 ‘반대’를, 친이계는 ‘지지’를 표명한 것이다.

친박계의 경계심이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이길 경우, 한번에 친이계의 대선주자로 확실히 자리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친박의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친박에서 ‘박근혜 대항마’가 될 수있는 김태호가 싫다는 것일 것이다. 아예 ‘싹’부터 잘라버리자는 정서가 김 후보의 낮은 지지율 저변에 깊이 깔려있는 것이다.

김해을에서 한나라당 정당지지도는 26.3%에 불과하다. 김태호 지지도(32.1%)나 MB지지도(39.5%)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영남에서의 한나라당 지지율 40%대에도 턱없이 모자르다.
이런 정당경쟁력이 약한 상황에서 인물경쟁력으로 표심을 잡아야할 김 후보이지만 ‘친박 민심’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김 후보 인물경쟁력의 핵심이 바로 박근혜와 겨룰 ‘차기 대선주자’이기 때문이다.

지난 13-14일 실시한 <폴리뉴스>와 <한길리서치>의 4.27 특집 김해을 여론조사는 김해을 지역 19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 전화 면접으로 조사됐으며, 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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