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와 북핵은 20년 전부터 동반성장해 온 괴물, 사드는 북핵문제 악재”

[폴리뉴스 정찬 기자]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17일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에 대해 “한중관계의 파탄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 이렇게 되면 평화통일은 멀어진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사드 한반도 배치로 야기될 외교문제에 대해 이같이 말하고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의 고민이 깊은 것이다. 그래서 망설이고 것이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중국은 지금 분명히 이야기 하고 있다. ‘사드, 고고도 방어미사일이라는 것이 우리를 겨냥하는 거다’, ‘이것은 중국의 핵심이익, 군사주권을 침해한다. 용납할 수 없다’ 굉장히 거칠고 단호한, 외교적 언사가 아닌 굉장히 노골적인 말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라며 “이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박 대통령의 고민을 이해하면서도, 무엇이 국익인지에 대해서 여론을 활용할 필요가 있고, 야당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그리고 언론이 핵심을 이념적인 문제로 몰아갈 것이 아니라, 진정한 대한민국의 국익이 어디 있는지를 중심으로 5천만이 단결해서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조언했다.

또 그는 사드의 정치적 문제에 대해 “배치하는 과정 자체가 북핵문제를 악화시킨다. 한반도 위기가 고조된다”며 “MD와 북핵은 1994년, 20년 전부터 동반성장해온 괴물 같은 것이다. 북한 핵이 커지면 우리는 MD의 늪에 끌려들어갔고, 또 MD가 진행되면 될수록 북핵문제는 더욱 더 커지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다. 이것은 북핵문제 해결에 악재”라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군사적 문제에 대해서도 “실효성이 문제다. 사드라는 것이 아직 성능도, 실험검증도 끝나지 않은 상태다. 미국도 전 세계에 3개 포대밖에는 없다”며 25년 전 걸프 전 당시 사용된 저고도 방어미사일인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예로 들며 “당시에 이라크에서 쏜 미사일 중 95%를 맞췄다고 했는데, 몇 년이 지난 뒤에 드러난 사실은 한 개도 못 맞췄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드, 고고도 방어미사일은 한 개 포대에 최소한 20억불, 2조 이상이 들지만 효과는 불분명하다”며 “특히 한반도는 휴전선에서 서울까지 60km밖에 안 돼 미사일 속도가 초속 4km로 불과 15초면 날아오는 거리다. 평양에서는 불과 1~2분이다. 그 1~2분 시간 동안에 미사일 발사를 탐지, 식별, 결정, 발사, 요격하는, 이런 절차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군사적 실효성, 효용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 전 장관의 박근혜 정부는 ‘아무런 요청도 없었다. 아무런 협의도 없었다. 아무런 결정도 없다’는 3무 입장을 내놓고 있는데 대해 “이건 평가할 수 있다.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며 “그런데 한편으로는 논점을 피한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전략정 모호성에서 단계적 공론화 단계로 접어들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국민들의 의사를 결집하고, 이것을 우리 국익을 지키는 무기로 삼아야 한다”며 “지금 상태에서 ‘사드 배치에 찬성합니까? 반대합니까?’ 찬반을 묻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것이다. 일단 정확한 정보, 그리고 핵심 논점을 국민들에게 자세히 설명해주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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