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尹 왜 설레발…지지율 상당히 의식하는 듯”
권성동, 유승민 “불법” 발언에 “정치적 개입 호도 안돼” 저격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차기 당대표 선출방식에 당원 100% 투표로 개정하는 방안의 가능성을 높이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당원 투표 100%가 낫지 않나”고 사견을 한 것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 유승민 전 의원은 “경선 개입이다. 심각한 불법”이라며 거세게 비판했고, 국민의힘 측은 “대통령도 한 분의 당원이다”고 반박하며 유 전 의원을 겨냥해 “정치적 개입 호도 안된다”고 맞대응했다.
하지만 정치 전문가 사이들에서는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이 유 전 의원을 신경쓰고 각을 세울수록 당권 주자로 키워주고 있다는 분석을 한다.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16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사석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발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을 두둔했다.
정 부의장은 “한 여권 관계자의 발언을 빌어 보도된 내용이다. 누군지 모르지만 사석에서 한 발언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고 오히려 해당 발언을 옮긴 관계자를 직격해 비판했다.
그는 “당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두고 마치 당무에 개입한다고 해석하는 것도 과도하다”며 “지금까지 대통령이 당무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사례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현재 당헌당규에 7:3으로 되어 있다”며 “이것을 민주당처럼 9:1로 바꾸거나 당원 100%로 하면 어떻겠나는 의견이 주로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좀 더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봐야 될 거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출마를 선언한 권성동 의원은 같은 날 SNS를 통해 “진위여부를 알 수 없지만, 선거제도 개선에 대한 의견표명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두둔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을 겨냥해 “제도에 대한 단순 의견표명을 '불법' 운운하며 정치적 개입으로 호도해선 안 된다”며 “누군가를 낙선시키기 위해 제도를 바꾼다는 인식 자체가 황당하다. 특정 정치인의 이름을 거론하며 '포비아'를 이야기하지만, 두려운 것은 총선 패배뿐이지 정치인 개인이 아니다”고 반발했다.
이어 “당·정 단결은 총선승리의 대전제다”며 “집권 여당과 정부의 갈등은 패배를, 단결은 승리를 견인해왔다. 지난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를 보셔라. 국가 정상화라는 목표를 위해 당·정이 한목소리를 냈다. 그래서 민노총의 공세를 조기에 수습했고, 지지율이 반등했다”고 피력했다.
그는 “앞으로 당·정은 이러한 사례를 계속 쌓아가야 한다. 그래야만 총선에서 유리한 진지를 구축할 수 있다”며 “그런데 유승민 전 의원은 지방선거 때는 ‘윤심 마케팅’을 하더니 경선패배 직후부터 사사건건 정부를 비난했다. 당장의 정치적 이익에 따라 친윤과 반윤의 가면을 바꿔쓰는 정치적 변검술(變臉術)을 당원들은 기억하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 발언 보도 이후 그의 SNS에 “윤석열 대통령은 검사 시절 특검 수사팀장으로 박근혜 전대통령에게 45년 형을 구형했고, 박 전대통령은 22년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 중 공천개입 때문에 2년 징역형을 받았다”며 윤 대통령 해당 발언을 공천 개입으로 주장하고 '불법'이라며 저격했다.
그러면서 “헌법 제7조는 "1항.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2항.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규정한다”며 “공직선거법 제57조의6(공무원 등의 당내경선운동 금지) 2항은 "공무원은 그 지위를 이용하여 당내경선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제85조와 제86조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며, 제255조(부정선거운동죄)는 경선개입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했다”고 근거를 댔다.
이어 이날 오후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권 의원을 겨냥하면서 “대통령 마음 얻으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당내에서 저를 비난하는게 무슨 유행처럼 됐다. 일종의 충성 경쟁인지는 모르겠다”며 반박했다.
그는 “(지방 선거 당시) 경선에 나오니까 ‘윤심’ 논쟁이 얼마나 많았냐”며 “제가 ‘윤심’이 상대방 후보한테 있다는 소리를 뭐 때문에 하겠나. ’윤심’은 중립일 거다 라고 한거다. 그리고 중립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게 아니어서 문제다”고 뼈있는 발언을 했다.
진중권 교수는 윤 대통령 해당 발언에 대해 “개인적 의견이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전달되면 그들의 의견이 대통령 의견이 되는 거다”며 당무개입에 한표를 던졌다.
진 교수는 15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대통령이) 왜 설레발이냐”라며 “보면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을 굉장히 의식하는 것 같다”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 전 의원이 배신자 프레임 때문에 되기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는 안 그런 것 같다”며 “’친윤’ 사이에서 표가 갈라지거나 그러면 사실 대통령이 별로 원하지 않는 그림이 그려지는 거다. 민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유 전 의원 같은 개혁 보수 등장 아니냐”고 피력했다.
상대 패널 김성회 소장도 “유 전 의원 한 사람에 이렇게 모든 당력을 집중해서 문제를 신경쓰냐”며 “오히려 유 전 의원을 키워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본인 지지율이 지금 많이 올라갔는데도 40% 총선은 못 이긴다고 하는 그 사실을 왜 모르시는지 잘 모르겠다"고 직격했다.
‘대통령이 유 전 의원을 신경 쓰고 있는 건 팩트냐’는 질문에 진 교수는 “그렇지 않고서는 이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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