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이준석과 각 많이 세운 정진석, 적합한가”
하태경 “이준석 징계방침 철회 등 李와 화해하라”
천하람 “중진 중에 ‘믿을맨’ 별로 없는 것 아닌가”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국민의힘이 새 비대위원장으로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임명한 뒤 이준석 전 대표와 당내 의원들이 부정정인 반응을 나타냈다.
이 전 대표가 다시 한번 가처분 신청을 낼 가능성을 시사한 상황에서, 앞서 이 대표와 각을 세운 정 부의장과 이 전 대표 간 갈등이 재현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는 7일 페이스북에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문구가 적힌 시바견 사진을 게재했다. 해당 문구는 네티즌들이 사용하는 일종의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욕심' '같은 실수'라는 표현을 통해 새 비대위 출범 및 정 부의장 임명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정 부의장은 이 전 대표와 SNS상에서 공개 설전을 주고받는 등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정 부의장이 지난 6월 이 전 대표의 우크라이나행을 두고 "자기 정치"라고 직격하자 이 전 대표는 정 부의장의 과거 '육모방망이' 발언까지 소환하면서 정 부의장과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조경태 “의원총회서 박수 안 친 분들도 많았다”
5선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정진석 부의장이 이준석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던 만큼 우려를 표하며 정 부의장에 대해 비대위원장 직과 국회부의장 직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권고했다.
조 의원은 지난 7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정 의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와 여러 가지 부분에서 각을 많이 세웠던 분이다"라며 "그런 점에서 여러 가지 적합한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의원총회가 아시다시피 민주적인 방식에 의해 결정한 건 아니다"라며 "박수로서 끝나기 때문에, 일부 의원들은 박수를 안 치는 분들도 많았다. 그런 방식이 유쾌한 선정 과정은 아니었던 것 같고, 조금 더 민주적인 방식에 의해서 중지를 모으는 절차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도 "저는 하나는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내놔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본인이 굳이 비상대책위원장을 하시겠다면, 국회부의장 자리는 할 분들이 많이 계신다. 그분들한테 양보하고, 혼자서 여러 일을 하면 제대로 일을 해내겠나. 이번에 독배를 마신다고 할 심정으로 하신다고 했으니까 거기에 집중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했다.
하태경 “정진석, 이준석과 관계 개선하는 조치 해달라
한편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하태경 의원은 정 부의장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을 공격했다'는 이유로 이 전 대표를 추가징계 하려는 움직임을 중단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하 의원은 8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 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당 의원들 다수는 이준석 대표를 되게 싫어하고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이 이준석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며 "전통적 보수 지지층이 정진석 부의장이 이준석과 화해하는 정치를 하면 되게 싫어할 것이며 당 다수 의견과 대치되는 방향으로 당을 이끈다면 욕을 많이 먹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장애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당의 미래를 위해서 과감하게 추가 징계 방침을 철회한다는, 이준석과 관계 개선하는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 의원은 "정 부의장이 '화해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는데 화해의 대상이 이준석 아니냐"라며 "의총에서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비판했다'며 다수결로 징계하자고 했지만 정 부의장이 '이준석 징계 방침 철회' 등 이준석과 화해만 제대로 이뤄내도 큰일 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천하람 “‘비윤핵관’ 모시려 했는데 결국 돌고돌아 정진석”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국민의힘 혁신위원은 이날 정 부의장 내정과 관련해 "우리 당에 있는 많은 중진 중에 '믿을맨'이 별로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천 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티 안 나게 새로운 느낌으로, 윤핵관과 거리가 있는 분들을 모시려고 했는데 잘 안되다 보니 결국 돌고 돌아서 정 위원장에게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 안팎 인사들이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한 데 대해선 "자칫 잘못하면 알바(아르바이트)가 될 수 있다. 향배에 따라 정치권이 자주 쓰는 말로 하면 '삼일천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가처분을 돌파해도 지금 상황에서 성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기껏해야 당을 추스르고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정도일 것"이라며 "당내 위기감이 크거나 선거를 앞두고 과감한 인적 쇄신을 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 거론됐던 많은 분이 '굳이 해서 뭐하나' 이런 생각을 하셨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천 위원은 이 전 대표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가능성에 대해 "일단 할 것 같다"면서도 "이달 14일에 심문기일이 예정돼 있는데, 가처분 신청 취지를 바꿔 새로 출범하는 비대위로 아예 바꿀지는 고민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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