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예산이 지출돼야 ‘세모녀 사건’ 같은 일이 안 일어나는 것 아닌가”
“오늘 합의안 발표해 준비 거쳐 월요일엔 통과시켜야”

김진표 국회의장이 16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2.16  ⓒ연합뉴스
▲ 김진표 국회의장이 16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2.16  ⓒ연합뉴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은 16일 예산안 처리가 계속 미뤄지자 여야 원내대표를 향해 “정치 하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양심이 있어야지”며 이례적으로 호통을 쳤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주호영 국민의힘·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불러 “우리 경제 살려내고 취약계층 도우려고 하는 수레바퀴를 국회가 붙잡고 늘어지고 못 굴러가게 하는 거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장은 “한마디로 복합경제 위기 상황인데 정부나 정치권이 유일하게 이 경제를 그나마 여기서 살려낼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게 이 재정 하나뿐인데 이 재정을 당연히 12월 2일까지 해야될 걸 여태까지 질질 끌어 와가지고 오늘이 벌써 16일인데 아직까지 제대로 합의도 않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우리 경제 위기를 내년 1월1일부터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데 집행이 언제 되겠나. 내년 구정 전에 집행 어렵다”면서 “이렇게 되면 이럴 때 가장 어려운 사람이 누군가. 취약계층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취약계층 위한 중앙정부 예산은 그 자체로 집행 할 수 없지 않나. 전부 지방정부 예산이랑 매칭돼서 이뤄져야 하는데 지방자치법 142조 보니 광역단체는 오늘까지 예산심의을 끝내야 하고 기초단체는 22일까지 끝내게 돼 있다”며 “그렇게 해야 겨우 구정 전까지 복지 예산이 지출돼서 ‘세모녀 사건’ 같은 일이 안 일어나도록 취약계층 지원할 수 있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말 간곡하게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며 “여야의 쟁점을 받아서 검토해보니 그렇게 큰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오늘이라도 여야가 정부와 합의해서 합의안을 발표해주고 주말에 모든 준비 거쳐 아무리 늦어도 월요일에는 통과시켜야 한다”고 재촉했다. 

앞서 김 의장은 여야가 협상에 진전이 없자 두 차례에 걸쳐 중재안을 제시했다. 첫번째는 정부 원안대로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3%포인트 인하하되, 실행은 2년 유예하자는 것이었다. 국민의힘은 수용했으나 민주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김 의장은 전날 법인세 최고세율 1%p 인하와 행정안전부 경찰국·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적법성 여부 결정이 있을 때까지 예비비로 예산을 지출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엔 민주당이 수용했으나 국민의힘이 거부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 후 같이 걸어나왔다. 그동안 예산안 관련 의장 주재 비공개 회동 이후 한 명씩 나온 것과는 달랐다. 의장의 호통에 책임감을 느껴 이날은 최대한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는 의지를 엿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주 원내대표는 먼저 기자들에게 “의견 차이가 잇는 부분에 대해 최대한 더 협의해서 더 늦지 않게 빠른 시간 안에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가 이어 “의장께서 강력하게 의장 중재안을 포함해서 여야가 합의해서 조속히 예산 처리를 요청하신 만큼 여야가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기로 했다”며 “필요하면 정부와도 만나서 정부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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