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구속기소 하루 만에 최측근 정진상 자택 압색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유동규·남욱·정민용 불구속 기소
이재명 “대선자금? 1원 한푼도 받은 적 없어…김용 결백 믿어” 반박
아직 ‘입’에만 의존…물증 제시가 관건

9일 오후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강경우 피디)
▲ 9일 오후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강경우 피디)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검찰이 ‘대장동 게이트’ 수사에 이재명 당대표 턱밑까지 겨누면서 민주당 위기감이 풍전등화다. 이 대표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구속 기소 하루 만에 정진상 당대표 비서실장 자택과 당사 내 부속실, 국회 비서실까지 압수수색을 몰아치고 있다.

이 대표 측근들이 ‘대장동 게이트’에 연루돼 지난해 이 대표의 대선 경선 당시 불법대선자금 수수를 했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 됨으로서 검찰의 칼끝이 이 대표 관여 의혹에 정조준 될 것으로 보여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대장동 핵심 연루자들의 ‘입’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 물증 제시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앞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당내 많은 의원들이 우려를 나타냈지만, 국회 입성과 당대표 당선까지 거침없는 직진 행보를 이어갔다. 그러나 그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장동 게이트’…이재명 대선 불법정치자금 의혹으로 확대

8일 서울중앙지검 모습. 검찰은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정보 삭제 혐의'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을 기소할 예정이다. 2022.11.8 (사진출처:연합뉴스)
▲ 8일 서울중앙지검 모습. 검찰은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정보 삭제 혐의'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을 기소할 예정이다. 2022.11.8 (사진출처:연합뉴스)

‘대장동 게이트’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의 20대 대선 국면에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대표가 2015년 당시 성남시장을 역임할 때 추진된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초과수익을 얻어 화천대유 특정회사에서 거액의 이익을 몰아주고, 뇌물 및 선거자금으로 불법 사용 혐의를 받고 있는 사건이다.

검찰은 당시 성남의뜰 납입자본금 중 지분 합계가 7%인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측이 6배가 넘는 43%를 가진 5개 금융기관들을 제치고 민간측 배당금을 거의 독식하는 형태를 지적했다.

지지부진한 수사 진척의 속도가 나기 시작한 것은 ‘대장동 4인방’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입이 열리면서다. 8억 4,700만원이 김용 부원장에게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것을 증언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전날 김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자금을 전달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민용 변호사, 남욱 변호사 등을 또다시 불구속 기소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4월 1억원, 6월 초 5억원 중 3억원, 6월 2억원을 받았다고 한다.

전달 루트는 김 부원장의 자동차 안에서 돈이 전달됐고, 4월은 유원홀딩스, 6월 초엔 경기도청 부근 도로, 6월에는 경기도 광교 부근 도로로 장소도 특정됐다. 검찰은 지난해 8월 전달됐다는 1억4700만원은 유 전 본부장에게 간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해당 8억 4,700만 원의 대선자금 용처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가 진행중이다”라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9월30일 자택 압수수색 도중 자신의 휴대전화를 창 밖으로 던져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같은해 10월 3일 구속 기소된 바 있다.

당시 대장동 개발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해 민간 사업자에게 수익을 보장한 의혹과 수천억 원대 배임 혐의를 받았음에도 이를 제외하고 정 회계사의 녹취록에서 나온 ‘700억원 약정’ 뇌물 수수 혐의만으로 구속 영장이 청구됐다.

남욱, 유동규 ‘입’처럼 열릴까…물증제시가 관건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윤석열 정부 검찰의 압수수색에 '정치탄압 중단하라' 시위하고 있는 지지자들. (사진:강경우 피디)
▲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윤석열 정부 검찰의 압수수색에 '정치탄압 중단하라' 시위하고 있는 지지자들. (사진:강경우 피디)

‘대장동 게이트’ 핵임 연루자인 유 전 본부장의 작정 폭로에 이어 화천대유 자회사 NSJ홀딩스(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 남욱 변호사  증언과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까지 재판과정에서 추가 공개됐다.

지난달 28일 재판에서는 정 회계사에게 “2015년 2~4월께 김만배가 남욱에게 '(주식) 25%만 받고 빠져라. 나도 12.5%밖에 지분이 안 되고 나머지는 이 시장 측 지분이다'(라고 해서) 남욱이 반발하다가 결국 25%를 수용한 것이 기억나느냐”고 물어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또한 같은날 공개된 정 회계사 메모에 대해서도 남 변호사는 질의를 쏟아냈다.

이날 공개된 해당 기록은 정 회계사가 남 변호사와의 대화를 토대로 메모한 내용으로 ▲2013년 9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2014년 5월 구역지정 고시 ▲2015년 2월 민간사업자 공모 ▲2015년 3월27일 성남의뜰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등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 일정이 담겨있다.

메모 상단에는 ‘유동규->캠프->Lee’라고 적혀있고, 캠프라고 적힌 기록 안엔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이름이 적혀있었다.

남 변호사 측은 반대 신문으로 진행된 이날 공판에서 정 회계사에게 “Lee는 무엇인가”라고 물었고 “시장님”이라고 답한 데에 “이재명 시장을 Lee로 기재한 것인가”라고 재차 확인하며 “그렇다”는 답변을 끌어냈다.

앞서 지난 2일 열린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50억 클럽’과 관련된 뇌물 혐의 공판에서 공개된 정 회계사의 녹취록도 이 대표의 혐의에 힘을 실었다. 2020년 3월 24일 녹취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정 회계사 대화 내용이었다.

녹취록에서 김씨는 정 회계사에게 "이재명? 이재명은 대통령이 되지"라며 "영학이, 나중에 이재명 님 청와대 가면은"이라고 운을 떼고, 정 회계사는 "전혀, 저는 형님, 콩팥이 하나에요. 저는 코로나 걸리면 죽습니다, 바로"라고 농담을 했다.

이에 곽 전 의원의 변호인은 "김씨가 이재명 대표에게 '이재명 님'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나"라고 물었고 정 회계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해당 재판에서의 질답은 과거 공개된 녹취록인 "천화동인1호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말한 것을 연상시켜 재조명되기도 했다.

남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19일 한국으로 귀국하자마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뇌물공여약송 등 사유로 체포, 11월 22일 또 다른 대장동 핵심 연루자인 김만배 씨와 함께 구속기소됐다. 배임 액수는 651억 원이다.

이재명 “1원 한푼도 받지 않았다” 전면 부인

이 대표는 김 부원장이 체포된 직후 지난달 21일 긴급의총 직후 기자들과의 만나에서 본인 대선 과정과 관련된 김 부원장의 불법대선자금 수수 혐의에 대해 "대선 자금 운운하는데 불법 자금은 1원도 쓴 일이 없다. 불법 대선자금은커녕 사탕 한 개 받은 바 없다. 단 한푼도 이익을 취한 바 없다"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김용 부원장은 오랫동안 믿고 함께했던 사람이고, 지금도 저는 여전히 그의 결백함을 믿는다"고 강력 부인했다.

김 부원장도 대장동의 공범으로 몰아가려고 창작 소설을 쓰고 있다. 검찰의 창작 소설을 절필시키겠다.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다"며 줄곧 혐의를 부인해오고 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대장동 게이트’를 비롯해 ‘백현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합숙소 비선캠프 의혹’, ‘장남 불법도박·성매매 의혹’, ‘혜경궁 김씨 사건 무료 변론 의혹’, ‘대장동 개발·로비 의혹(성남시의회 상대 로비 의혹)’, 송치된 '배우자 김혜경 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산적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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