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민정당부터 이어져온 주류 ‘헌누리’ 바꾸자”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사진=이은재 기자></div>
▲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새누리당의 위기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성을 딴 친박과 비박 간의 계파 싸움이 새누리당을 그늘지게 만들고 있다. 계파 갈등은 새누리당의 지난 4.13 총선 참패 근원으로 꼽히지만 반성은 없다는 것이 정치계의 싸늘한 눈초리다. 오는 8.9 전당대회를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계파 갈등 해소에 목마른 새누리당이다. 이런 와중 차기 당권주자 한선교 의원은 계파는 친박뿐이라며 이번 전대는 계파색이 없는 선거전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한선교(4선‧경기 용인시병)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당 대표 출마 인터뷰를 가졌다. 2회에 걸쳐 연재될 예정이다.  

한 의원은 8.9 전대와 관련 “새누리당에는 소위 친박·비박 중 계파는 친박 밖에 없다. 비박은 친박이 아닌 사람이 비박이다. 계파가 아니다”라고 단언한 뒤 “총선 결과와 녹취록 파동 등으로 친박의 구심점은 없어졌다. 계파에 속한 의원의 지역구 당원들이 ‘나는 친박’이라는 소속감을 안 가질 것”이라면서 “오히려 서청원‧나경원 의원의 출마 포기는 오히려 이번 전대가 계파를 청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어느 계파가 이기느냐는 전혀 의미가 없다. 이번에야말로 계파색 없이 대의원과 국민들이 새누리당에 대한 마지막 애정으로서 권리 행사를 통해 나오는 결과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여 년 동안 방송인으로서 국민들과 호흡을 함께 했던 한선교 의원. 어느덧 4선 국회의원으로서 보수정당 새누리당의 당권에 도전하는 위치에 올라섰다. 그는 8.9 전당대회를 통해 당당히 당 대표에 당선돼 ‘원조 친박’으로서 박근혜정부를 뒷받침하겠다는 각오다.

한 의원은 “2004년 박 대통령 한나라당 대표 시절 대변인을 했고,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후 18대 총선 공천을 못 받는 등 우여곡절을 함께 해 왔다”며 ‘원박’으로서의 지난 행보를 소개한 뒤 “위험한 경쟁 속에서 목숨 걸고 뛰었던 기억이 원래 있었던 친박 정신과 천막 당사 정신”이라며 ‘친박의 추억’을 회고했다.

그는 당 대표 당선 시 이뤄낼 세 가지 약속을 했다.

첫째, 주류를 바꿀 것이라고 했다. 그러기 위해 당의 얼굴을 바꿔달라고 호소했다. 한 의원은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민정당 등을 보면 사람만 바뀌고 주류는 똑같이 이어왔다”면서 “이름만 새로울 ‘새’ 새누리당이고 사실은 헌누리인 새누리당의 주체 세력과 주류는 확실히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얼굴은 저로 해주시고 사람들은 젊고 참신한 사람으로 바뀌어야 새로운 양분이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나이와 선수(選數)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 의원은 “용인술이 가장 중요하다. 3선 이상이 무슨 자리를 해야 된다 이런 것들 다 철폐하겠다. 초선이라도 사회에서 다 각자 전문분야에서 많은 일을 한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박근혜정부의 성공적 마무리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아무리 좋은 대선주자가 나타나도 이번 정부가 마무리를 잘못하고 실망으로 끝나면 가능성이 없다. 당과 청은 수평이나 수직 관계가 아닌 동지적 관계로서 운명을 같이 하는 관계다. 대통령이 임기 말에서 힘이 빠진다면 당이 더 앞장서서 끌고 나가야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국회 상임위에서 대통령이 법안 통과 좀 해 달라 사정을 해도 야당은 조건을 걸고 어림도 없다는 식으로 했다”면서 “이젠 당이 정치력을 활용해 3당체제안에서 충분히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당 대표 임기 내에 치러질 내년 19대 대선 준비와 관련해 대선 경쟁에서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후보들을 찾아내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2007년 이명박 당시 후보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깨끗한 승복이후 5년 뒤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면서 “대선 레이스는 후보자들 간의 뜨겁고 치열한 경쟁, 감동적인 레이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여권 소속으로 출마설이 돌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언급하며 “출발이 더디더라도 함께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했다. 또 18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17대 대선 출마 경험을 가지고 있는 문국현 전 의원을 거론하며 “사회에서 성공한 CEO로서 대선 레이스에 참여했지만, 작은 정당에 있었기 때문에 대선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우리가 그런 비슷한 후보를 새누리당 후보군에 넣는다면 당선 가능성이 있다”며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젊은 층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방송인 출신인 한 의원은 “젊은 층에게 지지를 못 받는다고 외면해 버리면 절대 정권 재창출 못한다. 모바일 투표를 통해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야단도 맞으며 반성해나가야 한다”면서 “저의 21년 방송 경험이 국민의 뜻을 파악하는 강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는데 적임자라 생각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이날 내일신문은 여론조사전문기관 디오피니언에 의뢰한 새누리당 당권주자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 의원은 전체 후보 6인 중 6.3%의 지지율로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이정현(12.5%) 의원, 2위는 김용태(6.8%) 의원이다. 이 여론조사는 21일 하루 동안 전국 성인 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면접(38%)과 무선 등 모바일 활용(62%)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은 ±3.1%포인트다.

다음은 한선교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 당 대표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이번 당 대표 출마를 지난 총선 전까지만 하더라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원내대표에 한번 도전해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번 총선 결과가 너무 충격적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패닉이었다. 돌아보니 벌써 4선이다. 당이 정말 어려울 때 역할을 해야겠다는 거룩한 생각보다는 동물적으로 일어섰다. 결심은 3개월 정도 됐다. 총선 결과 때문에 나오게 된 것이다. 강성 친박들은 저에게 ‘멀박(멀어진 친박)’ 됐다는 이야기도 한다. 하지만 저는 ‘원조 친박’이다. 2004년 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시절 대변인을 했고,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후 18대 총선 공천을 못 받는 등 우여곡절을 함께 해 왔다. 사실 위험한 경쟁 속에서 목숨 걸고 뛰었던 기억, 그러한 것이 원래 있었던 친박 정신과 천막 당사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면 다시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살리고 싶은 생각이 있다.

▲ 계파를 넘어서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선거인만큼 계파 대표가 누가 될 지에 대해 언론은 주목하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 새누리당에는 소위 친박·비박 중 계파는 친박 밖에 없다. 비박은 친박이 아닌 사람이 비박이다. 계파가 아니다. 총선 결과와 녹취록 파동 등으로 친박의 구심점은 없어졌다. 계파에 속한 의원의 지역구 당원들이 ‘나는 친박’이라는 소속감을 안 가질 것으로 본다. 오히려 서청원‧나경원 의원의 출마 포기는 이번 전당대회가 계파를 청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를 범박·멀박 혹은 중도로 부르는 언론도 있던데 그건 절대 아니고 나의 뿌리는 친박이다. 하지만 어느 계파가 이기느냐는 전혀 의미가 없고 이번에야말로 계파색 없이 대의원과 국민들이 새누리당에 대한 마지막 애정으로서 권리 행사를 통해 나오는 결과만이 중요하다.

▲ 당원들에게 어떤 당을 만들겠다고 약속 할 것인가?

-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그리고 그 전의 민정당까지 쭉 보면 사람만 바뀌고 주류들은 똑같이 이어왔다. 2008년 이명박 정권이 탄생했지만 당은 친박이 끌고 왔다. 그 시기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새누리당의 주체 세력과 주류가 확실히 바뀌어야 한다. 이름만 새로울 ‘새’ 새누리당이고 사실은 헌누리로 쭉 왔다. 당의 얼굴이 바뀌어야 한다. 얼굴은 저로 해주시고 사람들은 젊고 참신한 사람으로 바뀌어야 새로운 양분이 발생할 것이라 생각한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가.

- 일단 새누리당이라고 하면 연상되는 것이 ‘나이 먹은’ ‘부자’ ‘좀처럼 변하지 않는’ 이런 이미지가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나이와 선수를 상관하지 않겠다. 초선이라도 사회에서 다 각자 전문분야에서 많은 일을 한 분들이다. 3선 이상이 무슨 자리를 해야 된다 이런 것들 다 철폐하겠다. 사람을 바꾸고 새로운 동력을 얻어야 한다. 용인술이 가장 중요하다. 많은 분들이 이번 당대표는 대선주자들이 관리해야한다고 하는데,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 정부의 성공적 마무리다. 아무리 좋은 대선주자가 나타나도 이번 정부가 마무리를 잘못하고 실망으로 끝나면 가능성이 없다. 당과 청은 수평이나 수직 관계가 아닌 동지적 관계로서 운명을 같이 하는 관계다. 배가 난파하는 하느냐는 상황에서 나는 살고 정부는 죽고 이런 것은 있을 수 없다. 대선관리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성공적 마무리 여부다. 예를 들어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걸었던 공약을 시행 하느냐 안하느냐 그것은 대통령만의 문제가 아니다. 당의 얼마나 뒷받침해줬는가 하는 책임도 있다. 대통령이 임기 말에서 힘이 빠진다면 당이 더 앞장서서 끌고 나가야 된다.

▲ 청와대와 여당이 겉돈다는 지적에 대해 박 대통령이 지난 총선이후 언론간담회에서 토로한 바 있다.

- 내부 사람들이 더 안 움직여 더욱 힘들다는 얘기다. 제가 미방위원장(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할 때 야당과 동수라서 법안 하나 제대로 통과 못시켰다. 그때마다 대통령이 만날 기회가 있으면 법안 통과 좀 해 달라 사정하다시피 얘기했다. 야당은 뭘 하나 걸고 안 해주면 안 한다는 식이었다. 전혀 미래창조과학 분야와 상관없는 일인데도 말이다. 안 해주면 120여개 법안은 어림도 없다는 식이다. 가슴이 아프다. 저희들이 능력이 부족하니 국민들이 양당 체제에서 3당 체제로 해줬다. 이젠 당이 정치력을 활용해서 3당체제안에서 충분히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극과 극인 양당체제보다는 해낼 수 있는 일들이 많다.

▲ 지난 총선에서 젊은 층의 투표율이 약 15% 올라갔다. 한 의원은 방송인 시절 젊은 층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다. 당 대표가 된다면 젊은 층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비법이 있다면.

- 비대위에서 경선 룰 안을 만들 때 모바일 투표가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어느새 빠져있더라. 모바일 투표에 반대하는 모 계파 의원 말에 의하면 모바일 투표를 하면 어르신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한다. 깜짝 놀랐다. 모바일 투표는 해야 한다. 젊은 층에게 지지를 못 받는다고 외면해 버리면 절대 정권 재창출 못한다.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야단도 맞으며 반성해나가야 한다. 서울시와 성남시에서 시행중인 청년수당 정책도 당에서 포퓰리즘이라 비판만 할 게 아니라 먼저 대안을 내놓는 게 순서다.

▲ 당 대표 당선 시 19대 대선 준비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 2007년 12월, 이명박 당시 후보가 500만 표 차이로 승리한 것은 이 후보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박근혜 후보와의 치열한 경쟁이 있었기 때문에 얻어 낸 것이다. 박근혜 후보는 깨끗한 승복이후 5년 뒤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내년부터 있을 대선 레이스는 후보자들 간의 뜨겁고 치열한 경쟁, 감동적인 레이스로 만들어야 한다.

▲ 어떻게 만들 것인가? 노무현 대통령이 정권 재창출할 때도 국민경선이라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뤄냈다. 당원들에게 정권 재창출을 이뤄내겠다는 약속을 한다면.

- 최근 언론에서 야권에는 대선 후보가 보이는데 새누리당에는 안 보인다는 말을 많이 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아직 결심을 안 하신 것 같다. 사무총장 임기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출발이 더디더라도 함께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 문국현이라는 분이 계셨다. 사회에서 성공한 CEO로서 대선 레이스에 참여했지만, 작은 정당에 있었기 때문에 대선의 꿈을 이루지 못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만일 우리가 그런 비슷한 후보를 찾아내 새누리당의 후보군에 넣는다면 당선 가능성이 있다. 대선후보들의 경쟁을 치열한 드라마로 만들고 싶다. 당대표가 해야 될 일중 하나는 대선 레이스를 더 뜨겁게 만드는 일이다. 대선 경쟁에서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후보들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겠다.

▲ 새로운 대선 후보감을 발굴하겠다고 하셨는데, 기존의 기세는 낮지만 대선주자로 보는 사람이 있나?

- 새누리당 대선후보로는 김무성, 유승민, 남경필, 원희룡, 오세훈 등이 있다. 왜 우리보고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이정도면 훌륭한 멤버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반기문 총장이 합류한다면 아주 대단한 경선이 펼쳐지리라 생각한다.

▲ 유승민 의원도 대선주자로 인정하나?

- 그 분도 대선을 준비하리라 생각한다. 본인이 이야기하는 따뜻한 보수를 들어보면 충분히 대선 주자로 인정할 만하다.

▲ 내년 대선을 겨냥해 야권에서는 결선투표제를 주장하고 있다.

- 바람직한 제도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1여 2야다. 결선투표라는 것은 야권이 뭉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제가 당 대표 된다면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되기 위한 필승 전략이 있다면.

- 총선 전, 새누리당에 대해 지긋지긋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친박·비박 하면서 싸우는 모습만 보이고, 최고위원회의 열어놓으면 싸움만 하다 끝나곤 했다. 당의 간판을 새롭게 바꿔야 조직이 바뀐다. 다른 후보들도 훌륭하지만 저의 21년 방송 경험은 국민의 뜻을 파악하는데 강점이 있다. 정치의 중요한 것은 백성의 뜻을 파악하는 것이다. 제가 적임자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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