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지청, 이재명에 뇌물공여 혐의 등 28일 출석 통보
이재명 “아직도 먼지 못 만든 모양…대가 치를 것”
민주당, 친명 “조작‧기획 수사” 비명 “李 반성‧혁신 안해”
국힘 “떳떳하다면 소명하면 될 일…참회 모습 보이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경북 안동시 중앙신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지자와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경북 안동시 중앙신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지자와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생일인 22일 전날에 전격 검찰 소환 통보를 받았다. 현직 정당 대표의 검찰소환 통보에 여의도 정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소환을 두고 당혹스러워하면서도 그 대응은 친명계와 비명계가 온도 차를 나타내고 있다. 친명계는 ‘정적 제거’ ‘무도한 정권’이라고 맹비난하며 이 대표에 대한 엄호에 나섰고, 반면 비명계에서는 '당 차원의 대응보다 반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민의힘에서는 ‘사필귀정’이라며 떳떳하게 수사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이 대표의 생일이기도 한 22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 전날 이재명 대표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오는 28일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경북 안동 중앙신시장에서 진행된 '국민속으로 경청투어' 도중 "십수년 동안 계속 탈탈 털려왔다. 없는 먼지 만들어내려고 십수 년 노력했지만 아직도 못 만든 모양"이라며 "이재명을 죽인다고 해서 무능과 불공정을 감출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금이 야당을 파괴하고 정적을 제거하는 데 힘쓸 때냐"며 "정치를 이렇게 하면 당장은 통할지 몰라도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검찰 폭거‧당이 똘똘 뭉쳐야” “이재명 대표가 정리할 일”

민주당에서 친명계는 ‘검찰의 폭거’ ‘조작 수사’라며 반발하는 반면, 비명계는 이 대표의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1야당 당대표를, 대선 경쟁자였던 사람에 대해 이렇게 소환 통보한 것은 오로지 민생 국정 정상 운영 관심 없고 정적 제거에만 혈안이 된 모습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 대표와 투어를 함께하며 “윤석열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죽이겠다고 소환을 통보했다. 얼마나 무도한 정권이냐”며 “조작은 진실을 꺾을 수 없다”고 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28일 이미 (이재명 대표) 일정들이 다 정해져 있는데 일방적으로 그냥 나오라고 통보하는 건 제1야당에 대한 대표에 대한 태도도 아니고 보통 일반인 소환도 이렇게 안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성남FC 광고비 사건은 경찰이 3년 넘게 수사하고 지난해에 불송치로 결론을 냈던 사건"이라며 "대장동 사건으로 엮어보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뜻대로 안 되자, 케케묵은 사건을 끄집어내 재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1야당 대표 소환은 유례없는 검찰의 폭거"라며 "온갖 곳을 들쑤시고 이 잡듯 먼지를 턴다고 무고한 사람에게 죄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남국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우리당의 많은 의원들은 검찰의 정치탄압, 이 대표 죽이기, 정적 죽이기라고 보고 함께 이겨내야 된다, 똘똘 뭉쳐서 싸워야 된다고 보는 것 같다"며 "(사법리스크 우려는) 극소수라고 본다"고 했다.

한편 비명계로 꼽히는 조응천 의원은 이날 라디오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집권 후 저렇게 잘 못하고 있는 경우를 잘 못 봤는데, 그럼에도 지지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며 "그 이유는 단일대오로 뭉치지 않아서가 아닌, 오히려 전국 단위 선거에서 연거푸 패하고도 반성과 혁신을 하지 않고, 비전과 리더십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상민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현재의 사태는 예견하지 못한 뜻밖의 일이 아니고,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다. 저희 당은 '조작 수사다, 기획 수사다, 야당 탄압이다'라고 나갈 수밖에 없을 테고 이것이 총선까지 이어진다면 정말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어떤 것이 가장 지혜로운지, 정말 냉철하게 계산해서 결론을 내려야 한다. 그것이 제일 당내 불협화음이나 파열음을 최소화하며 정리할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야당 파괴? 적반하장‧거짓선동, 당연한 절차”

국민의힘은 이날 이 대표의 소환에 대해 ‘사필귀정’이라며 절차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수사 과정상 필요시 피의자에게 소환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임에도, 이 대표는 갑자기 '야당 파괴' '정적 제거' 운운하니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며 "거짓 선동으로 진실을 덮을 수는 없다"고 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의 성남FC 인수 목적은 '정치적 이득'이지 않겠나"라며 "이를 위해 불법적 행정도 서슴지 않았던 결과가 부메랑이 돼 이재명 '사법 리스크'로 돌아오고 있다"고 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 "이 대표는 과거 '도둑 잡는 게 도둑에겐 보복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정의와 상식의 구현'이라고 했다. 지극히 당연하고 옳은 말"이라며 "이 대표와 민주당은 '정의와 상식의 구현'에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 피의자 소환은 사필귀정"이라며 "169석 호위무사 뒤에 숨어 스스로 '위리안치'하는 기상천외한 선택은 하지 않으실 것으로 본다. 국회 절대다수 야당 대표고 일국의 대선 후보였는데 비겁하게 숨지는 않을 것으로 믿고 싶다"고 적었다. '위리안치'는 유배된 죄인이 거처하는 집 둘레에 가시로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 가두어 두던 것을 뜻하는 말로, 이 대표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김기현 당시 원내대표에게 썼던 표현이다.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범죄혐의에 떳떳하다면 구체적으로 소명하면 될 일"이라며 "법적으로 할 말이 없는데 정치적으로 '개딸'을 달래고 싶으니 허장성세 가득한 독백을 허공으로 토해내고 있다. 정치인으로서 마지막 순간이 오고 있고, 지금이라도 참회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도 경북 경주시에서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본인이 결백하면 정정당당하게 가서 밝히고 증거 제시하고 그러면 되는 거 아니겠나"며 "당사자가 거기에 대해서 결백하다는 어떤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를 해야지 된다"고 요구했다.

김병민 비상대책위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떳떳하고 문제가 없다면 이재명 대표가 직접 가서 당당하게 수사를 받고, 왜 이런 내용들이 아닌 건지를 설명하면 될 일”이라며 “얼마 전 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까지 거부하는 등 관련된 사법 리스크에 굉장히 고심하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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