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의 ‘한일정상회담 합의’ 발표 후 일본 측 반발 분위기, 막판에 조율될 듯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추진되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간의 한일정상회담 조율이 진통을 겪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0일(한국시간) 하네다 국제공항을 통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영국, 튀르키예, 필리핀, 파키스탄 등과 양자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혔지만 한일 정상회담 관련 질문에 “현재 일정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지난 15일 “유엔총회에서 한일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해 놓고 시간을 조율 중”이라고 발표한 이후 일본 정부는 이를 부인해왔고 기시다 총리가 출국에 앞서 가진 약식 기자회견에서도 일정 조율이 안 됐다고 밝힌 것이다.
미국 뉴욕에서 윤 대통령을 수행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의 한일 정상회담 관련 질문에 “죄송하지만 질문을 받지 않겠다”며 “적절한 시점”에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일정상황을 브리핑하겠다면서 답을 피했다.
앞서 영국에서도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본정부가 한일정상회담을 개최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는 일본 산케이신문의 보도에 대한 질문에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노코멘트”라며 말을 아꼈다. 일본과의 정상회담 조율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 보도대로라면) 돌발 상황이 된 것인가, 기존 전망과 달라진 것인가”라고 반문하고 “그것까지는 아니다”, “언급을 자제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나중에 계기와 결론이 있을 때 추후 말씀드릴 것”이라며 한일정상회담은 열릴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일본 정부가 한일정상회담을 두고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은 한국 대통령실이 유엔총회 방문 중 한일정상회담 진행을 기정사실화해 발표한데 대한 불쾌감이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 외무성은 이에 “(양국의) 신뢰 관계에 관련된 것으로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발표는 삼가하길 바란다”며 한국 측에 항의하기도 했다.
일본 외무성이 이처럼 한국정부에 항의를 한 것은 정상회담 의제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는 것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일본 마쓰노 관방장관이 “아직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한국정부 소통하고 있다고 말해 유엔총회 기간 중 정상회담 가능성을 얘기했다.
한일정상회담은 유엔총회장에서 막판에 조율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 모두 정상회담을 갖지 않을 경우 져야할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한일정상회담에 공을 기울이고도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고 기시다 총리도 정상회담을 특별한 이유 없이 거절했다는 평가를 받을 경우 이에 대한 비판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국이 한일정상회담을 원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핵문제 억제를 위한 한미일 군사협력이 필요할 뿐 아니라 대중국 반도체동맹을 가동하기 위해선 한일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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