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휩쓴 대형 산불...양 캠프 전략은?
트럼프 “기후변화는 중국의 사기” 음모론 꾸준히 제기
바이든, 2조 달러 투자하는 에너지 정책 공약
*편집자주: 미 대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폴리뉴스>는 코로나19, 인종차별 이슈, 대북 관계 등 선거의 중심이 되는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캘리포니아주 등 미국 서부 지역에서 한달 째 계속되고 있는 대형 산불은 36명의 사망자를 냈다. 이재민은 수천 명이다. 산불은 오리건·워싱턴·아이다호주까지 산불이 확산하면서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국 서부 해안 지역을 휩쓸고 있는 산불은 대선 이슈로 떠올랐다. 재선을 노리는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화재가 산림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기후 변화와는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기후변화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를 몰아세웠다.
기후 변화를 ‘거짓말’이라고 여기는 트럼프와, 당선된다면 기후 정책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바이든은 극명한 입장 차를 보여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산불이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평가하면서 트럼프 캠프는 현직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해 피해 지역 주민에 원조를 제공할 기회를,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가 산불 대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 그의 실책을 부각시킬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강타한 산불...트럼프는 “과학 안 믿어”
8월 중순부터 캘리포니아주에서 시작된 이번 산불은 오리건·워싱턴 등 3개 주를 중심으로 12개주를 태웠다. 미 전국합동화재센터(NIFC)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기준 전국적으로 87개의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피해 면적은 470만 에이커(1만 9020㎢)에 이른다. 이는 서울 면적(605.2km²)의 32배에 이른다.
특히 캘리포니아의 ‘어거스트 복합 산불(August Complex)’은 현재까지 79만 4800여 에이커를 태우면서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이 산불은 30% 진화됐다.
미 전문가들은 서부 대형 산불의 원인을 ‘기후 변화’로 지목하고 있다. 가을 평균 기온이 섭씨 1도 올라가고, 강수량이 30% 이상 줄어들면서 지난 40년 동안 이 시기 대형 산불이 일어나는 횟수가 두 배 이상 늘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기후 변화를 부정했다. 그는 지난 12일 네바다주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산불의 원인은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이 산림 관리를 잘못한 탓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개빈 뉴섬(캘리포니아)·케이트 브라운(오리건)·제이 인슬리(워싱턴) 주지사는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트럼프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의 새크라멘토 지역의 산불 현장을 방문해서도 기후 변화와 관련해 주정부와 신경전을 벌였다.
웨이드 크로풋 캘리포니아주 천연자원부 장관은 트럼프를 만나 올해 여름 데스밸리의 기온이 섭씨 54.4도, 로스앤젤레스(LA)의 기온은 48,8도까지 치솟은 것을 언급하면서 “기후변화와 그것이 우리의 숲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과학과 일하기를 바란다. 과학이 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학을 무시하고, (화재 원인이) 산림 관리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캘리포니아인들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곧 시원해질 것”이라면서 “그냥 지켜보라”고 응수했다. 크로풋은 이에 “과학이 당신에게 동의했으면 좋겠다”고 반격했고, 트럼프는 다시 “나는 사실 과학이 뭘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섬 주지사는 “기후변화는 현실” 이라면서 “다른 의견이 있더라도 존중해 달라”고 맞받았다.
바이든 “트럼프는 기후방화범, 4년 더 주면 안 돼”
바이든은 트럼프를 “기후방화범”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는 1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에서 가진 유세에서 기후변화를 주 소재로 연설하면서 트럼프가 과학적 사실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번 미국 서부 산불과 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 등을 강타했던 허리케인, 미 중서부권의 홍수와 가뭄을 언급하면서 기후변화의 영향을 강조했다.
또 바이든은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서 그랬듯이 기후 변화에 대해서 국가적 전략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트럼프가 재집권하게 되면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더 끔찍하고 치명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가 4년을 더 하게 되면 얼마나 더 많은 교외 지역이 산불에 불타겠는가. 얼마나 많은 교외 이웃들이 홍수 피해를 입겠는가. 얼마나 많은 교외 지역이 슈퍼 태풍에 날려가겠는가”고 반문하면서 “우리는 과학을 존중하고 이미 존재하는 기후변화의 피해를 이해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의 러닝메이트이자 캘리포니아 연방 상원의원인 카멀라 해리스도 15일 산불 현장을 찾아 “이것은 당파적인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극심한 기후 변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국가 리더십의 측면에서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친기업 행보...파리기후협약도 탈퇴
바이든의 그린뉴딜...탄소 배출 ‘0’ 목표
바이든과 트럼프는 기후정책에 대해 명확히 반대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
먼저 트럼프는 기후변화는 거짓(hoax)라는 입장을 견지한다. 그는 대선후보 시절 기후변화론은 중국이 미국의 일자리를 뺏어가려고 만들어낸 사기라고 주장하기도 했으며,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풍력발전기가 만드는 소음이 암을 유발한다’는 등의 음모론을 펼쳤다. 트럼프 재선캠프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자제하자고 주장하는 환경 운동을 겨냥, 트럼프 이름이 쓰인 플라스틱 빨대를 판매해 상당한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규제하는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해버렸다. 더불어 석탄 발전 규제 완화, 자동차 연비 규제 완화 등 각종 환경 규제를 폐지하거나 느슨하게 풀어주면서 친기업 행보를 걸었다.
반면 바이든은 기후변화 대응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파리기후협약에도 재가입하겠다는 ‘그린뉴딜’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4년간 2조 달러(약 2400조원)을 청정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해 2035년까지 발전소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0’이 되도록 하고, 대중교통에도 전기자동차를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그는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기후 변화에 대해 향후 10년 동안 겪어야 할 도전과 과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표현하면서 “건강과 생존에 대한 실존적인 위협”이라는 평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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