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일 “바른미래당은 껍데기뿐인 통합이지만 좌우가 통합했고, 영‧호남이 통합했다. 그 가능성을 살려서 중도개혁의 중심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취임 1개월을 맞아 국회에서 가진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당의 정체성에 대해 “우리 당은 중도개혁정당”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합당으로 탄생한 바른미래당은 당 정체성과 이념 등의 문제로 줄곧 불협화음을 빚어왔다. 이 가운데 새로운 지도부로 선출된 손 대표는 당의 정체성을 확실히 잡아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있다.

손 대표는 먼저 “바른미래당은 안철수와 유승민의 통합이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호남을 떼고 통합했고, 바른정당도 복당파를 떼고 통합했다. 그래서 껍데기통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내가 리더라는 생각은 없다. 당을 어떻게든 살려서 중도통합, 중도개혁의 가능성을 살려보겠다는 생각만 있다”며 “할 건 하고 안 될 건 안 된다고 하는 것이 중도개혁정치의 모습이다. 그걸 우리가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손 대표는 우리나라 정치 지형에 대해 “전체적으로 좌측으로 이동했다. 우측이 상당히 넓게 있었는데 이쪽은 지리멸렬”이라며 “전체적으로 왼쪽으로 이동한 마당에 보수가 과거 수구보수를 넘어서지 않으면 중심을 잡지 못 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박근혜 탄핵 정권을 탄생시킨 자유한국당은 그 자체로써 존재하기 어렵다. 개혁보수와 미래형 진보가 함께 아우러지는 개혁이 돼야 한다. 보수우파는 따로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 흐름과 관련해선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는 돌이킬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면서도 “다만 비핵화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노력과 슬기로 평화 흐름을 잘 만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조급해선 안 된다. 어차피 오래 끌 것”이라고 전했다.

[이하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의 일문일답]

▲당 정체성을 찾는 것과 함께 리더십, 두 가지 문제가 바른미래당의 숙제 아닌가 생각이 든다. 먼저 당 정체성에 대표께서는 어떤 방향을 제시 중인가.

우리 당은 중도개혁정당이라 본다. 우리 정치가 전체적으로 좌측으로 이동했다. 민주평화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압도적이다. 우측이 상당히 넓게 있는데 이쪽은 지리멸렬이다. 자유한국당이 수적으로는 제1야당이지만 야당으로써 국민들에게 정통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등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물론 한국당도 보수정당의 원조를 자처하면서 개혁을 얘기하지만, 과연 박근혜 정권을 만든, 박근혜 정권의 탄핵 책임을 져야하는 정당이 앞으로 보수 분야의 중심될까 의문이다. 한국당에서는 개혁한다 하지만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왼쪽으로 이동한 마당에 보수가 과거의 수구보수를 넘어서지 않으면 중심을 잡지 못 할 것이다. 민주당은 앞으로 내년 중반을 지나면 파열음이 생길 것이다. 평화당도 그럴 것이고. 한국당은 그 자체로써 존재가 어렵다 본다. 새롭게 구성할 때 단순히 개혁보수 뿐만 아니라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진보도 같이 해서 개혁보수와 미래형 진보가 함께 아우러지는 개혁이 돼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중도 정치가 그동안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는데 중도정치라는 게 자민련 같은 중도가 아니다. 가운데 있는 중도가 아니라 안을 건 안는. 예를 들면 평화도 안고, 경제에서 개혁도 안고, 그런 것들이 중도개혁의 정치가 되는데 그동안 우리가 그러한 위치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바른미래당은 껍데기뿐인 통합이지만 좌우가 통합했고, 영호남이 통합했다. 그 가능성, 불빛이 있다. 그걸 살려서 중도개혁의 중심을 잡자는 얘기다. 보수우파는 또 따로 남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다당제는 불가피한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중간 좌의 민주당이 있고, 중간 우측에 바른미래가 있고 그 우측에 보수. 민주당 왼쪽에 정의당이 있고. 그러면서 더 다당제가 될 때 중간에 하나 정도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가 리더십 문제. 바른미래당은 유승민과 안철수가 결합된 당이다. 그런데 지방선거 이후 안철수는 독일로 떠났고, 유승민은 나서지 않는다. 이때 대표께서 나섰다. 우리나라는 야당의 경우 특히 대표 보고 지지하는 경우가 많다.

바른미래당은 안철수와 유승민의 통합이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이 대선주자로 확고한 리더십을 갖고 있었고 또 갖고 있다. 그런데 통합을 하면서 국민의당은 호남을 떼놓고 통합했고, 바른정당도 복당파를 떼놓고 통합했다. 영호남 통합이라지만 영남은 유승민, 하태경 밖에 없다. 그래서 껍데기 통합이라 한 것이다. 그리고 또 호남은 정운천 의원까지 6명이지만 이번 지방선거 때 전체적으로 구의원 2명밖에 안 나왔다. 그 정도로 바른미래당도 일종의 심판의 대상이 됐다. 완전히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로 돌아섰으니까. 이번 대선에서 문 대통령이 60% 안철수가 30% 지지를 받았는데, 일단 대통령 되니까 90%이상이 문 대통령을 지지한다. 완전 껍데기 통합이다. 그래서 당 통합할 때 그건 통합이 아니라고 해서 전당대회에 가지도 않았다. 당에서 나와서 축사해달라고 하는데 나는 못 나간다고 했다. 통합한다는데 통합전대도 없었다. 당호도 두 번 바꿨다가 안 됐다. 

그러다가 지방선거 때 나보고 선대위원장을 맡아 달라. 그래서 맡으면서 이렇게 왔는데 나는 내가 리더다 이런 생각은 없다. 당을 어떻게든 살려서 중도통합, 중도개혁의 가능성을 살려보겠다는 생각만 있다. 그렇게 해서 우리나라 중도 통합 개혁의 새로운 정치를 열어보자는 것이다. 양당체제의 극대극, 서로 반대만 하는 건 안 된다. 집권여당은 청와대 앵무새처럼. 야당은 무조건 반대한다. 한국당을 보라 남북평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선 안 된다. 중도개혁의 정책을 펼치겠다. 한반도 평화 좋다, 그러나 비핵화는 같이 가야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다. 그리고 내가 이야기하는 저녁 있는 삶은 지금 같은 급격한 최저임금인상으로는 안 된다. 중소기업, 자영업자 ,도소매업자들 다 죽여 놨지 않나. 할 건하고 안 될 건 안 된다고 하는 그것이 중도개혁정치의 모습이다. 그걸 우리가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평화는 찬성하고 비핵화는 같이 가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말씀해 달라.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는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됐다. 작년 이맘때 생각해보라. 매일 B-1, F-15 등 전투기가 하늘에 날아다니고 항공모함이 3대씩 출현했다. 또 정밀타격으로 김정은 위원장을 죽인다고 했다. 전쟁 분위기에 휩싸였다. 나는 워낙 평화주의자라 우리나라에 전쟁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작년엔 이러다 정말 전쟁 나는 것 아닌가. 자칫 국지전이라고 북한에서 때려버리면 일반 국민들도 피해보는 것 아닌가 이런 두려움, 공포가 생겼다. 그런데 금년 1월 1일에 김정은이 평창 가겠다고 선언한 뒤에 4.27 판문점 선언, 6.12 북미 정상회담, 9.19 평양공동선언으로 완전히 평화와 비핵화 분위기다. 나는 김정은이 일단 비핵화의 길에 들어섰다고 본다. 그리고 비핵화하지 못하면 자기가 살지 못한다, 북한 경제 발전을 이루지 못한다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호락호락 하지 않으니 쥐었다 폈다 하는 것이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비핵화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북한이 30년에 걸쳐 핵개발하고 미사일 개발했는데 하루아침에 내놓겠나. 미국이 하루아침에 모든 걸 다 줄 수 있겠나.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다.

그런데 문 정부는 조급해 한다. 그 조급증이 국군의 날 행사에서 나타난 거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5년의 한 번 정도가 아니고 건군 70주년이다. 이번에 북한에서 건국70주년 얼마나 크게 했나. 미국과 전시협정 때문에 핵무기 미사일은 전시 안했지만 모든 것을 다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을 초청하려까지 했지 않나. 군대란 사기를 먹고 산다. 우리가 이렇게 강력하다고 보여주는 데서 사기가 생긴다. 조그만 정평마당에다 의장대하고 사관생들 몇 명 데려다 놓고 국군장병하고 국민들에게 좋은거 보여준다고 하고선 그게 뭔가. 싸이의 강남 말춤하고 건군70주년하고 무슨 상관인가. 북한에 평화로 간다는 뉘앙스를 보이려고 한 것 같은데, 평화란 힘이 있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발언만 그렇게 하면 뭐하나. 내가 어제 그 자리에 앉아있었는데 이거 일어설 수도 없고. 싸이 춤추고 이러는데 의장대나 사관생들은 나와서 같이 추고 젊은이들이야 신나지. 그래서 내가 잘못 생각하는 것 아닌가. 군대가 젊은 사람들이 있으니까 젊은 분위기 만들어줘야 하는데 내가 생각 잘못한 건가 사실 고민 많이 했다. 그런데 그건 아닌 거 같다. 문 대통령은 젊은 사람들이 환호하니까 성공했다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우리는 아직 전선이 있다. 문 대통령이 너무 북한 쪽에 전쟁 안 한다 이런걸 보여주는데 너무 조급한 것 같다. 나는 그래서 그 전부터 문 대통령한테 우리 평화 비핵화 길에 찬성한다. 그런데 너무 조급하게 가지 말라고 말한 것이다. 평화 흐름은 잘 하고 있고 문 대통령의 노력과 슬기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조급해선 안 된다. 어차피 오래 끌 것이다. 북한이 헌법에 핵국가 명기된 나라다. 물론 북한이 헌법 바꾼다하면 하루아침에 바꾸겠지만, 헌법에 핵을 명기한 국가가 핵포기하는데 시간도 끌고 얻을 거 더 얻으려 할 것이다.

▲평양회담은 불참했는데, 국회회담은 참석의사를 보이셨다.

남북 정상회담에 국회의장과 당대표들 데려간다는 발상 자체가 권위주의적 사고의 잔재이다. 진지하게 토의해야 하는 정상회담인데 국회의장한테 같이 가자고 그러나. 민주주의 국가에서 당대표가 대통령을 같이 호위하는 일을 없다. 근데 수행으로 가라고 하나. 실제로 가서 뭘 했나. 회담에 직접 참여나 했나, 아니면 그쪽에서 김정은이 아니라도 다른 사람과 제대로 된 토의 기회라도 만들어 줬나. 이 정부가 의전이 그렇게 형편없던 것이다. 나도 북한을 두 번이나 다녀오고, 김영남하고 단독회담 했었다. 북한이 얼마나 바뀌었나 보고 싶은 마음 왜 없었겠나. 그런데 이건 국가의 역할, 정당의 역할과 다른 것이다. 그런데 국회회담 한다고 하니까 어떤 모양으로 참여할지 모르지만 국회회담이라면 같이 참여하겠다. 10월 4일에 하는 건 노무현 재단에서 한다니까 그건 거기서 가야지 저희 당에서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에서 바른미래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있다.

판문점선언 비준동의를 국회로 보낸 정부 태도가 잘 못 됐다. 그전에 국회의장하고 3당 대표가 만나서 판문점선언 비준은 평양회담 끝나고 보자 했다. 그런데 그 며칠 사이에 기다리지 않고 보낸 것이다. 어차피 그동안 처리될 것도 아닌데 처리하라면서 보냈다. 그런데다가 내용도 앞으로 남북 철도나 도로, 등에 당장 1년 동안 쓸 예산을 추가로 2천9백억, 합해서 4천7백12억, 5천억 정도에 해당하는걸 보냈다. 이건 국회 무시다. 평양공동선언을 비준동의 하려면 시간을 같고 철도 등을 제대로 추계해서 전체적으로는 어느 정도 걸리는지, 거기에 우선 정부예산 얼마나 들어가고, 민간 예산 얼마나 들어가고, 외국 투자 어느 정도 들어가는지, 이런 전체적 추계 보여주면서 정부 재정소계 이정도 되니 비준해 달라 해야 한다. 정부가 어떻게 할 건지 지켜보겠다. 판문점선언처럼 보내는 걸 어떻게 비준 동의 해주나.

▲보수 대통합만이 보수 살길이라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 

보수 대통합이 아니라 중도개혁대통합이 돼야 한다. 개혁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함께 가자는 것이다. 보수와 어떻게 함께 가냐고 하지만 어떤 정당이나 내용적으로 스팩트럼이 꽤 넓어서 같이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