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1일, 새로 시작하는 또 다른 1년이다. 어제의 태양과 오늘의 태양이 다른 건 아니지만, 그만큼 세월의 흐름을 확인하게 되는 새해이다. 무엇보다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새해를 보게 된다. 송구영신, 지난해를 정리하며 새로움을 맞는다. 정치적으로는 비호감의 공생 시대에서 이제 호감과 희망의 싹이 여기저기서 움트는 새해를 소망한다.지난 2022년의 우리 정치는 윤석열 정부의 집권, 그리고 계속된 비호감의 진영정치로 특징지울 수 있겠다. 별로 내세울 게 없다.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원리는 선거를 통한 심판에서 출발한다. 그런
용어는 중요한 게 아닐 수 있다. 사람들이 공감하면 된다. 그런데 최근 수도 이전을 말하면서 행정수도 이전이라고 말하는 건 좀 다르다. 행정수도 이전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나 국회는 그대로 놔둔 채, 정부 청사만 옮기자는 취지로 나왔던 말이다. 수도 서울의 역할은 그대로 두고 행정 분야의 수도를 세종시 쪽으로 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요즘 민주당에서는 청와대, 국회 모두 옮겨야 한다는 점을 매우 강조한다. 그러면서 완성이라는 용어까지 쓴다. 행정수도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수도 이전’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수도 이전을 추진하겠다
초유로 등장한 우리의 위성정당들은 또 초유의 파행과 비정상의 새로운 장면들을 만들고 있다.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공천에 지주정당인 통합당이 동의하지 않으면서, 미래한국당의 지도부가 바뀌고 비례공천이 다시 이뤄졌다. 민주화 이후 40년이 넘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민주당은 비례연합 대상이라고 했던 기존 소수정당들이 빠진 채 신생 원외정당들과 비례연합정당을 만들었다. 소수정당의 보호라는 취지를 살리면서 불가피하게 비례연합에 참여할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미미한 신생 원외 정당들을 들러리 세운 꼼수 위성정당이라는
개정 선거제가 누더기 선거제가 됐다는 것은 다들 인정한다. 다만 개정을 주도해왔던 쪽에서는 연동형으로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반대해왔던 쪽에서는 근원적으로 범여권을 위한 꼼수로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남은 선거일정과 선거 결과를 두고 봐야겠지만, 새로운 선거제 체제에서 우리 정당정치는 최악의 상황이다. 책임 소재만 달리 할 뿐, 최악의 정당정치라는 비판에 여야 정당도 별 이의를 달지 않는다.선거제 개편은 소수 정당들이 주도하고 여당인 민주당이 합류하면서 이뤄졌다. 준연동형 선거제라 이름 지었다. 독일의 혼합형 선
최초의 여야 졍권교체, 개인적으로 정권의 탄압과 음모로 몇 번의 사선을 넘었음에도 그 자신은 보복하려 하지 않았다. 정권교체에 따른 세부적인 인물 교체는 있었지만 정권 차원의 보복 조치는 없었다. 오히려 손을 내밀어 화해와 용서를 이끌었고, 평화를 말했다. 대북 정책뿐 아니라 경색된 대일 관계도 풀어내고 한일 우호관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받는 ‘김대중-오부치 선언’(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끌어내기도 했다. 여기에서 일본의 오부치 총리는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
지난 8월 18일 김대중 서거 10주기 추도사에 나선 정치인들이 김대중의 화해와 용서, 포용의 정치적 가치를 되새겼다. 김대중의 햇볕정책을 비판해 온 정당인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는 더 적극적으로 김대중의 화해와 통합 정치를 칭송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화해·용서·화합·통합의 정치로 우리(한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했다. 더불어 김대중의 집권시대에 ”정치보복은 없었다"고 현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다. 알다시피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을 두고 자유한국당에서는 정치보복이라고 항변해왔다.민주화와 더불어 7개의 정권이 들
여야 5개 정당이 지난 15일 선거제 개혁 추진에 합의했다. 손학규, 이정미 두 정당 대표의 단식도 합의를 이끌며 마무리됐다. 일단 선거제 개편 추진에 가닥을 잡았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합의였다. 기대도 있다. 그러나 비관적 전망을 하는 쪽도 있다. 추상적 합의를 했지만 구체적 과제에 대한 논란은 원점에서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몇 가지 쟁점을 살펴보자.일단 추진 주체들인 각 정당들의 입장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지지 입장이었다가 근래에 소극적이었던 민주당은 다시 야3당의 입장에 동조했다.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이견을 보일 여지는
정의당이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2인 선거구제 고수 입장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공개편지를 보냈고, 이정미 대표는 연일 추미애 민주당 대표를 향해 ‘비겁한 침묵’ ‘적폐중의 적폐’ 등의 용어까지 쏟아내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서울시 선거구획정위가 제안한 서울시 기초의원의 4인 선거구제에 대해 비판한 바 있다. 기존의 2인 선거구를 기존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 자치구 구의원인 기초의원 선거구는 2인 선거구 111개, 3인 선거구 48개로 돼 있다. 서울시 선거구획정위는 2인 선거구를 36개로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예산안을 설명하는 국회 시정연설에서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자고 다시 확인했다. 개헌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국회의 개헌론과는 초점이 다르다. 문대통령은 지방분권과 기본권 강화를 개헌의 핵심 방향으로 말했다. 그동안 적극적인 개헌론자들의 개헌 동기는 현행 대통령제 권력구조에 있었다. 이 권력구조의 개편이 우선적이고 현실적인 과제였다. 역대 국회의장들의 개헌론도 그랬고, 국회 개헌 특위의 개헌안도 그렇다. 이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론은 적극적인 개헌론자의 주장을
선거제도 개혁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지역주의 대책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대부분의 제도 개혁안의 배경이 그랬고, 이번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의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제안 취지도 지역주의 극복 대책이라고 내세운다. 소선거구제와 거대 여야당 독과점 체제의 한계가 지역주의 구도를 배경으로 극단화돼 나타난다는 점에서 지역주의 대책과 무관하지는 않다. 그러나 소선거구제나 양당 독과점의 폐해에 대한 대안이지, 굳이 지역주의의 해법으로 볼 필요는 없다. 지역주의 구도에 대한 문제는 여러 차원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문제이다. 지역불평등이나 차별,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앞으로 정무수석께서 당·청 관계나 대(對)국회 관계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서 지켜나가야 할 기본은 오직 국민을 보고, 국민을 위한 것에 모든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같은 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혁신위원회가 제시한 혁신안에 대해 "우리의 시각이 아닌 국민의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면서 혁신안 수용을 촉구했다. 국민의 대표인 대통령이 국민을 보고 가는 건 당연하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민을 대변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하니 국민의 시각으로 보는 것에 이의를 달 이유가 없다
우리 정치에서 정당과 국회는 늘 비판과 비난의 대상이다. 공공 부분에 대한 국민 신뢰도 조사에서도 매번 최하위로 나온다. 지금도 그럴 것이다. 물론 다른 나라들에서도 정당과 국회는 대표적인 불신의 대상이다. 공적으로 내거는 정치적 명분과 현실의 이기적 권력 욕망이 보여주는 괴리가 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런 만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정치는 비난과 불신의 대상일 가능성이 크다. 그게 정당과 국회에 대한 불신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정치의 중심은 사실 국회라기보다 대통령을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에 대한 책임과
새누리당에서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을 다시 개정해야 한다고 나서고 있다. 국회 선진화를 위해 개정된 국회법이 소수 야당이 발목을 잡으면 국회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것을 볼모로 민생을 팽개치고 정쟁만 벌이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개정된 현행 국회법이 근본적으로 ‘다수결의 원칙’이라는 그들이 말하는 대의정치 원리를 위반하는 위헌적 법률이라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과연 그러한가? 먼저 새누리당이 전제하고 있는 정부 예산안에 대한 야당의 볼모는 일어나고 있는 사안이 아니다. 예산안에 대한 본격적
“이제 NLL 논란은 끝내야 합니다” 국가기록원에 있다던 대화록을 보지 않아도 이미 공개된 국정원의 정상회담 대화록만으로 NLL 관련 사실 판단은 어려움이 없다며 문재인 의원이 며칠간의 침묵 끝에 낸 성명서 제목이다. 정계 은퇴라는 정치 생명을 걸면서까지 국가기록원 대화록 원본을 봐야 한다던 그 문재인 의원이 한 말이다. 황당하다. 보도를 보자마자 ‘왕비호’가 떠올랐다. TV코미디프로그램 에 나왔던 왕비호. ‘봉숭아학당’을 마치며 이수근이 “수업 끝~”을 외치자, “누구 맘대로 수업 끝이래~”하면서 등장하던 왕비호(윤형
오는 12월 대선을 향한 공통적인 화두는 변화와 통합이다. 미래를 향한 정치, 시대교체, 증오를 넘어선 정치, 주요 후보들이 모두 변화를 위한 정치, 변화된 정치를 말하고 있다. 경제민주화, 일자리, 복지 또한 시대 변화를 반영하는 새로운 정책 의제이며, 통합을 위한 정책 과제이기도 하다. 물론 변화의 방향과 통합 전략은 후보에 따라 다르다. 그것을 담아낼 리더십에 대한 신뢰 또한 변화와 통합의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무엇보다 정치 변화에 대한 시대적 요구는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났다. 정당정치 환경의 변화와 정당 혁신의
새누리당 비박 후보들의 ‘완전개방경선(open primary)' 주장에 민주통합당까지 박근혜 압박용으로 거들며 나서고 있다. 여기저기서 찬반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미국에서 어쩌고저쩌고 한다고 인용된다. 미국에서 한다고 반드시 따라 할 일도 아니지만, 그마저도 자의적으로 갖다 붙인다. 복지 담론과 더불어 유럽으로 옮겨가던 ‘선진’ 또는 ‘사대주의’ 모델이 다시 미국 타령으로 되돌아 온 요즈음이다. 새누리당의 경선룰, 당의 존재 방식과 전략에 따라 그들이 택할 일이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당의 주도성과 국민여론을 감안한 현행 혼합 경
새해 벽두인지라 올해 선거를 예상하는 여론조사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4월 11일의 19대 총선, 여론조사 결과는 대부분 야권의 압도적 우세를 말한다. 전문가들도 야권의 우세 또는 압도적 우세를 점치는 쪽이 많다. 원내 절대다수의 집권여당과 소수의 야권 구도가 19대 총선을 거치면서 역전되리라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현재의 추세가 그대로 지속될 것인가? 어떤 변수가 있을까?여당은 절대적으로 불리해 보이지만, 상황에 따라 만회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근본적인 쇄신 없이 미래가 없다는 절망적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그만큼 쇄신의
박원순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가 된 것을 두고 기성 정당에 대한 불신의 징표라고 말한다. 정당에 대한 불신이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물론 기성 정당에 불만이 있으면, 새 정당을 만들거나 정당 틀을 벗어나면 된다. 그러나 그동안 기성 정당이 독점하고 있는 정치채널을 벗어난 정치 진입이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통령 선거 다음 수준으로 비중이 큰 서울시장 선거에 이른바 ‘시민사회 후보’가 제1야당 후보를 이기고 야권 단일 후보가 된 데 성공한 것이다. 더구나 ‘안철수 돌풍’에 SNS 시대라는 정당정치 환경의 변화까지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