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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의 폴리버스] 누가 중도층을 대변해줄 것인가?

한국갤럽이 11월 15∼17일 전국 성인 남녀 1천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무당층이 30%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의 정당지지율은 32%, 더불어민주당은 34%였다. 아주 거칠게 잡아 보수와 진보 지지층이 각각 35%, 중도층이 30% 정도라고 본다면, 한국갤럽의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이런 분석의 근사치를 보여준다.

현재 중도 성향의 정당이 존재하지 않는다. 중도층 대부분이 무당층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속에 양당은 극한대결을 벌이는 중이다. 지난 대선의 연장전이다. 주인공도 바뀌지 않았다.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다. 그 영향일 수도 있겠고 그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두 사람의 당 장악력은 매우 높은 상태다. 권성동 전 원내대표 사퇴 이후 국민의힘은 사실상 윤석열 친정체제로 운영 중이다. 더불어민주당도 당헌 80조 개정을 계기로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이재명의 민주당’에서 비명계가 반기를 들기는 용이하지 않다. 2025년 총선 공천, 그 생사여탈권을 이 대표가 쥔 탓이다. 최근 들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커가는 속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는 별로 들리지 않는다. 이 대표와 공조를 택한 친노친문계는 물론이고 중도진보 성향의 비주류 인사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상민 의원이 ‘당이 리스크를 떠안게 되는 건 피해야 한다’는 정도의 문제제기를 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윤석열의 국민의힘’ 내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차기 전당대회에서 비윤계 당 대표가 탄생하지 않는 한, 2024년 총선 공천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영향력은 지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차기 당권주자 가운데 한 명인 중도보수 성향의 유승민 전 의원과 친이(준석)계 의원 몇몇 정도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국민의힘 내에는 중도층을 대변하는 이들이 있지만, 문제는 소수라는 점이다.

최근 윤석열 대 이재명, 국민의힘 대 더불어민주당 간의 대결은 언론보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양당이 각자의 방식으로 언론 길들이기에 나선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MBC 때리기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야당이라고는 하지만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가진 때문에,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한 직간접적인 언론 길들이기가 가능하다.

선거철이 되면 양당은 방송사 토론 프로그램의 패널조차 밀어내기를 시도한다. 자당의 입장을 변호해줄 인물들을 출연시켜달라는 요청 내지 압박을 지속적으로 하는 방식이다. 당연히 방송사들로서는 폭주하는 양당의 불만을 고려해 기계적 균형을 맞추는 차원에서, 여야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물을 함께 출연시키는 고육지책을 쓸 수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중도 논객이 배제되면서 중도층의 의견 투영이 힘들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토론의 본래 취지는 갈등을 중재하고 합의안을 만들어내는데 있다. 하지만 선거철 토론 프로그램은 양당의 이런 언론 대응전략으로 말미암아 자주 무력화하곤 하는데, 최근 언론환경이 그렇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여야 양당의 주장만 무한 재생되면서 중재와 합의를 시도하려는 중도층의 의견은 자리를 잃는 상황이다. 양당의 극적인 변화가 불가능하다면, 중도 신당이라도 하나 탄생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종훈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 박사
시사평론가, 폴리뉴스 칼럼리스트
명지대학교 연구교수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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