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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유창선 칼럼] ‘김건희 팬덤’이 웬 말인가

대통령 부인이 뉴스의 중심에 서는 상황 해결해야

“개들이 짖어도 김건희 팬덤은 계속된다.”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말이다. “‘김건희 팬덤’을 무너뜨리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팬덤과 가스라이팅의 일대 대결”이라면서 꺼낸 말이었다.

그의 눈에는 아마도 필자 또한 ‘김건희 팬덤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를 하는 사람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필자는 최근 대통령 부인의 팬클럽 회장을 맡고 있는 인사가 시민단체를 만든다며 회원을 모집하고 월회비를 받겠다고 나선데 대한 우려를 페이스북에 올린 일이 있다. 그러자 당사자인 강 변호사는 ‘이XX’니 ‘개XX’니 하는 육두문자 공격을 해댔다. 필자는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언론과 여론의 비판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강 변호사는 결국 사과했다.

하지만 그 사과에 진정성이 담겨 있다고는 애당초 믿지 않았다. 그 뒤로도 진중권 전 교수를 향해서는, “당신이 언제부터 여사를 위했나”며 “그럴 시간 있으면 독일서 실패한 박사 학위나 따 보라”고 조롱까지 했다. 김 여사를 향해 자신을 정리하라고 공개 충고한데 대한 반격이었던 셈이다. 대통령 부인 팬클럽 회장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사고를 치고나서도 자중하는 모습을 전혀 읽을 수 없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대통령 부인의 팬클럽 회장이 시사평론가들에게 쌍욕을 해대고, ‘김건희 팬덤’을 외치는 상황이 방치되고 있는 광경이다. 더구나 운영자 마음대로 만들어서 김 여사와는 아무 관계도 없는 팬클럽이 아니다. 김 여사 쪽에서 미공개 사진들을 강 변호사에게 전해서 세상에 공개되도록 한, 그래서 이미 논란이 불거진 관계이기도 하다. 강 변호사는 대선 기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 여사가 자신에게 팬클럽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는 주장을 한 일도 있었다. 이제 국민들의 머리 속에서는 ‘강신업을 통해 김건희를 떠올리게 되는’ 상황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단계가 되었다. 강 변호사가 어떤 물의를 빚을 때, 그에 대한 최종 책임은 ‘김건희 팬덤’을 외치는 팬클럽 회장을 통제하지 못하는 김 여사에게로 향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지금 팬클럽 회장 문제만이 아니다. 김 여사의 행보를 둘러싼 각종 논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기 위해 봉하마을을 방문했을 때 친구와 동행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식적인 자리에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비판이 대두되었다. 이날 동행한 다른 3명의 여성들도 코바나콘텐츠 전직 임직원들이었다가 대통령실 직원이 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적 채용’ 논란도 제기된 상황이다.

물론 야당과 그 지지자들이 쏟아내고 있는 비판 가운데는 터무니없는 내용의 것들이 많다. 공식적인 수행원이 없는지라 친구와 동행했다고 해서 덜컥 ‘비선’을 거론하는 민주당의 모습도, 사진을 놓고 "귓불 성형한 것 같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그 지지자들의 모습도 지나치기는 매한가지이다. 아예 바깥 행보를 하지 말라는 식의 억압적 요구도 지나치다. 대통령 부인이 무슨 대역 죄인도 아닌데,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기본적인 활동은 조용하게 하면 되는 일이다. 김건희가 하는 일이라면 어떻든 악마화 하려던, 지난 대선 때의 ‘쥴리’ 공세를 떠올리는 장면들이다. 민주당 쪽 진영에서는 김 여사를 정권 공격의 약한 고리로 판단하고 사소한 일들 조차도 침소봉대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들이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사실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 가운데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들도 많다. 김 여사가 말했던 ‘조용한 내조’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공식적인 자리와 비공식적인 자리의 기준은 무엇인지, 해석하기에 따라서 판단이 달라질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불가피하다고 방치할 일은 아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공식-비공식 이걸 어떻게 나눠야 할지…”라며 난감해 했지만, 단임제 하에서 대통령은 누구나 처음 하는 일 아닌가. 더는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공식적인 영역에서 논란 거리의 발생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정비할 일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뉴스가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을 가려버릴 정도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대통령 부인이 뉴스의 중심에 서는 상황은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별 것 아닌 일들조차 정치적 논란거리로 만들곤 하는 야당의 역할도 있겠지만, 김 여사 본인이나 대통령실이 책임져야 할 부분들도 많아 보인다. 드러나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해도 모자랄 판에 자꾸 새로운 문제를 낳는 것은 이런 상황을 안이하게 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매사를 판단하는데 국민 눈높이에서의 정무적 판단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어 보인다. 김건희 여사는 뉴스의 주변으로 스스로 밀려나고, 윤석열 정부가 하는 일이 뉴스의 중심에 있도록 하는 길이 무엇인지, 당사자들의 깊은 고민이 따라야할 문제이다. 이를 위해 ‘김건희 팬덤’ 같은 말이 다시는 국민들 귀에 들려서는 안됨은 물론이다. 민주당에서도 팬덤정치를 끊어내자고 하는 마당에 대체 이 무슨 말인가.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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