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시인 이야기

알장사 김씨

                          허 행 일


우리 동네 알장사 김씨
문전에도 가보지 않은 중학교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1톤 트럭 가득히 실린 계란만큼
정을 갖고 있는 사람
작은 정이라도 가지고 있는 이웃이라면
누구라도 친구로 만들어 버리는 사람
쉰아홉 흐트러진 흰머리에
멋을 내지 않은 옷차림이
어울리는 사람
그래서 빛이 나는 사람 

늦도록 술을 마시며
지난 시절 가신 어머니가 그리워
가끔은 눈물을 보이던 그런 사람이
내 작은 흠도 사랑해 주며
형같이 친구같이
보다듬어 주던 사람
절제가 몸에 배여
배려가 몸에 배여
자기 죽는 줄 모르면서 남을 아끼던 사람
열심히 살면서 열심히 산 만큼
베풀 줄 아는 사람

세상을 고운 눈으로 마음만으로 바라보자며
그래서 우리 나이 들어가까운 훗날!
내 고향 가천에 농장 짓고 같이 살자며
닭 잡아 술 마시고
낚시 놓아 세월을 잡고
그래도 같이 회로 할 수 없다면
다음 세상 다시 만나 꼭 형제 하자던

시인 허행일                   <br></div>
   1968년 대구 출생<br>
   한국시민문학협회 사무처장
▲ 시인 허행일                   
   1968년 대구 출생
   한국시민문학협회 사무처장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