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당신의 앙증맞은 몸으로 의원들 밟고 가”
박홍근 “차별적‧인격모독 발언…의회 의의 부정”
윤호중 “국회를 국회답게 만드는 건 우리 책임”
신주호 “국민 대표해서 한 발언 일부 갖고 트집”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하던 중 뒤돌아서서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하던 중 뒤돌아서서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지난 30일 ‘검수완박(검찰의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강행 처리 과정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에 대해 거친 표현을 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서 거센 비판이 나왔고 징계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날 국회의장실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연좌 농성을 하고 있었고, 박 의장이 국회 본회의장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의원들과 국회 당직자들 간 몸싸움이 있었다.

배 의원은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청법 개정안 표결 이후 이번 임시국회 회기를 하루로 결정하는 안건이 처리되자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했다.

관례상 국회의원들은 단상에서 발언하기 전 입법부를 향한 경의 차원으로 국회의장과 다른 의원들에게 인사를 하는데, 배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면담을 박 의장이 거절한 데 대한 항의의 표시로 인사를 생략했다.

배 의원은 박 의장을 향해 손으로 가리키며 "오늘 무소속이어야 할 국회의장의 노골적인 민주당의 일원으로서 국회 자살 행위를 방조한 것에 대해서 저는 국민의 뜻을 담아 항의의 뜻과 함께 인사를 거부함을 먼저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으로 국민의힘 의원들 위를 밟고 지나가기 위해 구둣발로 저희를 걷어차며 용맹하게 의장석으로 올라왔다"며 "당신이 얘기하는 민주주의가 이런 것이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대 최다급 해외 순방을 다니는 것이 아니냐는 항간의 소문 속에 의전차를 타고 2년간 (의장직을) 누리는 것이 국회 민주주의 수장이 할 일인가"라며 "오늘 저희 의원들을 구둣발로 걷어찬 당직자들에 대해서는 면밀히 채증해서 응당한 처신을 하도록 하겠다. 박 의장은 사퇴하라"고 한 뒤 단상을 내려갔다.

다음 발언자인 박찬대 의원은 "자중해달라. 지금 국회의장, 배석하에 여야 원내대표 합의하고 의총에서 추인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에 대해 합의안을 전면적으로 부인하고 이렇게 나대시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렇지 않느냐. 부끄러운 줄 알라"고 말했다.

이후 박 의장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여성 의원 일부가 다쳤다고 말했다”며 “진상을 조사하고, 일단 그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다음날 ‘삿대질 논란’이 나오자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며 “저희를 사뿐히 즈려밟고 지나간 국회의장께 펼쳐든 다섯 손가락 참하게 모아서 당신이 외면한 민주주의 본질을 물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도 넘은 모욕에 유감" “인권침해적 발언"

민주당에서는 배 의원에 대해 ‘인권침해적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유감 표명이 잇따랐고 국회법 위반이라며 징계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오영환 의원은 30일 검찰청법 개정안 통과 후 기자들과 만나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도를 넘어선 모욕적 발언을 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게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강민정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인권침해적 발언을 거침없이 해댄 배현진 의원 행태는 참으로 놀라웠다"며 "공직자, 국민의 대표는 평균 이상의 민주시민 자질과 태도를 요구는 받는다. 자신들이 합의한 걸 뜬금없이 파기해놓고 이렇게 적반하장으로 막무가내 소리지르며 행동하는 것은 민주시민 태도나 자질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모습"이라고 적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배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장에게 차별적 발언과 인격 모독을 서슴지 않았다”고 직격했다.

이어 “당선인의 입이라는 대변인의 입에 담지 못할 말은 의원 전체의 자격을 의심하게 한다”며 “이는 야생의 들짐승처럼 물고 뜯으면 된다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법 146조 모욕 등 발언의 금지 위반”이라며 “우리 의회와 의원 전체의 자격을 의심하게 하고 존재 의의를 부정했다”고 했다.

신주호 “김승원 ‘GSGG’는 징계 안 하나” 윤호중 “법적 조치 검토”

같은 날 신주호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과거 자당의 김승원 의원은 박병석 의장을 향해 'GSGG'('개XX' 추정)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하하지 않았느냐"며 "당시 입에 담기조차 힘든 원색적 비난에 대해 민주당은 '김 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는 없다'라고 하지 않았느냐"라고 물었다.

이어 "본회의 시작 전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을 구둣발로 짓밟고 걷어찬 일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대표해서 한 발언 중 일부를 갖고 트집 잡는 민주당은 치졸한 행태를 버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그것은 국회의사당에서 한 게 아니라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이었는데, 본인이 또 해명했다"며 "그게 굿 거버넌스 이런 뜻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배 의원은) 의사당에서 공식적인 발언을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징계를 요청할 생각"이라며 "(명예훼손 고발 등 법적 조치 고민도) 당연히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런 문제들을 대강대강 넘기다 보니까 무슨 선진화법보다 떼법이 더 앞서는 것처럼 이렇게 자꾸 반복이 된다"며 "저희가 국회를 국회답게 만드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책임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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