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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대선 10대 아젠다]⑤ 대선향배 따라 달라질 ‘한반도정세와 남북관계’

이재명 ‘실용’ 가미한 ‘한반도프로세스’, 윤석열 ‘北 선(先)비핵화’ 전제 속에 ‘선제타격’까지
北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재고 공식화, 한국 대선판 변화에 따라 ‘새판 짜기’ 밑자락 깔기

[폴리뉴스 정찬 기자] [편집자주] 폴리뉴스는 국가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가는 대선의 해인 2022년 새해, 신년특집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10대 대선 아젠다를 설정해 시리즈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5편은 우리나라의 미래와 대선 향배에 영향을 미치는 <한반도정세와 남북관계>에 대해 짚어봤다.

북한이 1월 27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또 발사했다. 올해 들어 5번째이고 25일 순항 미사일 발사까지 포함하면 6번째 도발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한반도 정세변화에 맞춰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도 언제든 감행할 태세다.

남북미 대화가 본격화되고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1주일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8년 4월 20일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는 결정서 채택으로 핵실험과 IBCM 발사 모라토리엄(유예) 선언을 한 지 4년여 만에 이를 전면 재고키로 했다.

김 위원장은 1월 19일 주재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한반도 주변 정세와 국제문제에 대한 분석 보고를 듣고 향후 대미 대응방향과 관련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했던 신뢰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볼 것”이라고 했다. 모라토리엄 파기 검토를 공식화했다.

북한의 모라토리엄 조치는 2018년 6.12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의 토대였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에도 이후 진행된 북미대화 난관 속에서도 북한은 이를 놓지 않았다. 여기에는 북미대화의 끈을 이어가고 특히 미국의 북한에 대한 선제적 제재완화 조치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었다.   

그런데 북한은 이 토대를 허물겠다고 한다. 그리고 그 선택은 북한의 몫이며 향후 이어질 북한의 선택은 한국의 대선판과 맞물려 있다. 또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되고 유럽의 우크라이나 긴장상황 전개 등 국제질서 변화도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상황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북한이 바라보는 지점은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 추진과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정책의 폐기 여부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종전선언’의 토대를 닦고 이를 후임 정권에 넘겨주겠다는 입장을 여러 번 천명했지만 이는 차기 정권의 향배에 따라 결정된다. 

북한의 이번 모라토리엄 파기 검토 선언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압박보다는 한국 차기 정권 향배에 맞춘 밑그림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종전선언’에 반대하고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정책을 실패로 규정하면서 ‘선(先)핵폐기’를 요구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로 회귀하겠다는 신호를 보낸데 대한 대응수순으로 볼 수 있다.

이재명 ‘실용’ 가미한 ‘한반도프로세스’, 윤석열 ‘北 선(先)비핵화’ 전제 속에 ‘선제타격’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정책을 실용적으로 계승하려는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 후보의 발언을 바탕으로 해 유추하면 여기서 ‘실용’은 선진국으로 진입한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 맞게 미중 패권경쟁에서 어느 한 쪽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미와 함께 한반도와 남북문제를 푸는데 있어 ‘한국’의 독자적 역할을 강화한다는 의미다.

또 한미동맹 속에서도 전시작전권 전환을 빠른 시일 내 이뤄내겠다는 입장은 여기에 기인한다. 이 후보는 북한 비핵화는 ‘북한체제 보장’과 한 묶음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기본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비핵화와 한반도평화의 입구’라는 입장이다. 
 
북한에 대해서는 ‘남북한 평화협력공동체 달성’에 방점을 둔 실용적 접근을 통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추구’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한미워킹그룹’에 발목이 잡혀 남북경협사업을 추진하지 못한데 대한 비판도 깔려 있다. 즉 남북관계만큼은 한반도 당사자로서 독자성을 갖고 ‘실용’적으로 접근하겠다는 뜻이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1월 12일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추진에 대해 “종전만 분리해 정치적 선언을 할 경우 부작용이 상당히 크다”며 “정치적 선언으로 유엔사가 무력화되기 쉽고 안보에 중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1월 24일 외교안보 분야 비전공약을 발표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 “완전한 실패”로 평가하면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CVID)’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남북 간 평화협정을 준비하고, 전폭적인 경제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의 남북관계 비전은 실패한 이명박 정권의 ‘비핵개방 3000’과 판박이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굴종”적인 “비정상적인 남북관계”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면서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겠다”고 했다. ‘선제타격’을 거론하면서 ‘북한의 굴복’을 요구하는 스탠스는 보수층과 젊은층의 ‘반북정서’를 자극하는 면이 더 컸다. 

윤 후보는 또 문재인 정부에서 “한미동맹이 무너졌다”고 했다. 윤 후보의 “한미동맹 재건”은 문재인 정부가 이룬 ‘군사동맹’ 위주에 ‘포괄동맹’으로의 진화를 부정한 것이다. 또 ‘한반도 당사자’, ‘동북아 균형자’로서 한국의 독자적 역할을 포기한다는 의미다. 

北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재고 공식화, 한국 대선판 변화에 따라 ‘새판 짜기’ 밑자락 깔기

대선결과에 따른 ‘한반도정세’와 ‘남북관계’ 변화의 간극이 매우 클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 후보의 경우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의 틀을 계승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려 할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고 윤 후보는 보수층의 욕구를 수렴해 과거 이명박 정부의 남북대결과 북한고립으로 회귀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북한은 문재인 정부에서와 비슷하게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행동들을 할 것이고 윤 후보가 될 경우에는 이에 맞선 대응책을 마련하고 움직일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재고를 공식화한 것은 그 밑자락 깔기로 볼 수 있다.

북한은 또한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보다 유리한 국제정세 속에 놓여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도 크다. 10여 년 전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도 고립돼 있었다. 중국은 미국의 뜻에 따라 북한을 압박하는 전선에 동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9월 중국 전승절 행사 때 천안문 위에 오른 것은 이를 상징한다.

그러나 지금 북한은 미중 패권경쟁의 구도 위에 올라타 있다. 이를 배경으로 북한은 기존의 남북미대화를 통한 체제안전을 보장받기 어렵다고 판단할 때 판을 다시 짜려 할 것이다. 이는 핵과 ICBM 시험발사 등으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데서 출발할 것이다.

남중국해에 이어 한반도에서 미·중이 군사적으로 대립하는 ‘한반도 신냉전질서’는 북한의 새로운 탈출구가 될 수 있다. 북한의 굴복을 바라는 윤 후보의 대북정책은 중국을 대북포위망으로 포섭하지 못하면 불가능하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중국의 협조 속에 대북고립을 추진했음에도 실패했다. 그럼에도 윤 후보는 반중정서에 매몰돼 과거 한미동맹으로 회귀하려 한다.

한반도 분단 이후 북한은 단 한 번도 남한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대북정책은 이 현실적 전제 위에서 출발한다. 한국은 북한을 ‘관리’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지만 북한은 체제안전 등 근본문제에 대해선 한국과 끊임없이 갈등하고 대립할 것이다. 

그러한 북한에게 최대 무기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거치고 2016년 5차 핵실험 후 나온 최대강도의 대북제재조치에도 5년 이상 버틴데 있다. 1995년 이후 20여년 이상 ‘북한정권 붕괴’가 회자됐지만 변화가 없었다. 그리고 북한에게 한반도 신냉전질서는 새로운 기회의 공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차기 정권은 ‘한반도 신냉전질서’ 문제와 직접 연결된다. 이재명 후보는 한국의 전략적 독자성 속에서 ‘한반도’가 미중 다툼의 신냉전질서 속에 함몰되는 것을 막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윤석열 후보는 ‘한중일-북중러 대립의 신냉전질서’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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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 기자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여론조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정치-외교-안보-통일 등의 현안을 정확하게 보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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