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노조 12월 3일~10일 설문조사
직원 58% 차기 총재로 외부인 선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폴리뉴스 고현솔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내년 3월 말 끝나는 가운데 한은 직원 10명 중 6명은 차기 총재로 내부 출신보다 외부 출신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출신 총재의 내부 경영에 대한 불만이 쌓인 탓이다.

통화정책의 독립성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조직 안정성을 중시하는 한은 직원들이 외부 출신 총재를 선호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자료=한국은행 노동조합
▲ 자료=한국은행 노동조합

 

29일 한은 노조에 따르면 12월3일부터 1주일 동안 조합원 716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57.9%가 후임 총재로 외부 출신을 원한다고 답했다. 내부 출신을 원한다는 답변은 24.6%, 나머지 15.7%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외부 출신 후임 총재를 원한다는 이유로는 '내부 출신 총재에 대한 실망감'(내부경영)이 53.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정치권, 정부 등 외압에 대한 대체 능력(독립성)에 대한 능력도 35.2%를 나타냈다. 기타 응답이 6.7%였고, 우수한 전문성은 4.5%를 기록했다.

한은 출신이라고 답한 이유는 조직에 대한 높은 이해도(내부경영)로 64.2%를 기록했다. 뒤이어 독립적인 통화정책 수행 가능이 23.5%, 축적된 정책 수행 역량이 11.2%, 기타가 1.1%를 나타냈다.

이 총재의 지난 8년간의 내부 경영은 대체적으로 미흡했다고 평가를 내렸다. 33.3%가 D(매우 미흡), 32.4%가 C(미흡)이라고 답했다. 이어 B등급(보통)이라는 평가는 25.9%, A등급(우수) 7.0%, S등급(매우우수) 1.5%에 그쳤다.

한은 노조 관계자는 "임금인상률이 비슷한 기관들에 비해 낮고 대내적으로 편파적 인사와 무능한 내부경영, 직급 갈라지기 등으로 직원들의 불만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잡-알리오와 한은 등에 따르면 2016년 대비 지난해 한은의 평균 임금인상률은 2.3%에 그쳤다. 이는 중소기업은행(13.3%), 한국산업은행(12.1%), 한국수출입은행(11.6%) 등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총재(7.0%), 금융통화위원회 소속 위원(6.9%), 부총재보(6.8%) 등 고위직 인사들의 임금인상률과도 차이를 보이며 한은 내부에서 직원들의 불만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정책에 대한 평가는 내부 경영보다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B등급이 50.2%로 가장 높았으며, A등급은 27.6%를 기록했다. 이어 C등급은 12.3%, D듭급 평가는 7.0%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같은 기간 한은의 평균 근속연수도 19.2년에서 17.8년으로 짧아졌다.

후임 총재가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일로는 '급여 정상화'가 74.7%로 월등히 높았다. A매치 금융공기관 중 최상위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는 응답이다. 이어 특정부서나 지연 및 학연 등에 의한 인사 전횡 문제 해소(8.7%), 경영혁신 방안 마련 등 내부조직 정비(8.1%), 한은법 개정 추진 등 정책 권한 강화(7.7%)가 꼽혔다.

유희준 한은 노조위원장은 "이 총재 재임기간 8년 동안 직원들의 삶은 궁색해지고 조직에 대한 불만과 불신은 극에 달했다"며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산하 대부분의 금융 공공기관들이 임금 삭감분을 회복(4.5%)하였음에도 한은은 이를 회복하지 못한 몇안되는 초라한 기관이 됐다. 이 총재는 임원만 14년째로 한은의 혜택을 누린 선배로써 후배 직원들을 돌아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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