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편집자주] <폴리뉴스>의 기획진단 '김능구-이강윤의 여론조사 대해부'는 2022대선전망 집중 분석을 주제로 지난 12월 13일 본사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다.

정치컨설턴트인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와 여론조사기관 KSOI 이강윤 소장은 2022년 20대대선 90일이 채 안남은 상황에서 대선 상황 진단과 여론조사로 나타난 민심을 분석했다.

1편은 이재명-윤석열 양강 후보 지지율이 박빙인 상황에서 대선 판세분석과 정국전망을 했다.

2편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선거전략을 집중 분석하고, 중도층을 잡기위한 '우클릭 전략'(전두환 경제성과, 양도세 완화 등)에 대해 짚어 보았다.

3편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선거전략을 분석하고 특히 대선 여론형성에 가장 영향력있는 'TV토론 전략'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강윤 : 그 연장선상에서, 이재명이 대구 칠곡인가에 가서 ‘전두환이 굉장히 죄를 많이 짓긴 했지만, 경제를 살린 것은 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진보진영 또는 민주진영 내에서 왜 여기 가서는 이 말하고, 저기 가서는 저 말하고, 일관성도 없고, 아이덴티티는 뭐냐는 말이 당연히 나온다. 그런 식으로 TK 정서나 민심에 호소하는 듯이 한마디 한 게 득표에는 도움이 되나, 손해가 되나?

김능구 : 정권교체와 재창출의 차이를 이루는 그 민심을 서로 당겨와야 되는 건데, 그것을 위해 이재명은 우클릭, 윤석열은 좌클릭 행보를 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게(이재명 후보의 우클릭 행보가) 표심을 당기는데 도움이 되는 올바른 전략일까? 저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아까 이야기 했듯이, 그 사람들은 아주 까다로운 사람들이고, 자기들이 상처입은 부분들에 대해 사과하고 그걸 통해 다시 큰 뜻으로 나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지, 거기다 대고 전두환을 끌어들이는 것은 아니다. 이재명은 옛날에 늘 광주에 가면 자기가 전두환을 늘 밟고 간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그 정도 이야기는 찬양이나 마찬가지다.

이강윤 : 찬양까진 아니었지만 아무튼 자기부정인 건 맞다.

김능구 : 우리가 전두환 시대를 살았기 때문에 전두환 이야기가 나오면 표현이 심해지긴 한다. 옛날에 DJP 연대를 할 때, 70년대 선배들은 DJP 연대 얘기만 나오면 확 돌더라. 왜냐면 JP가 중앙정보부장으로 박정희 철권통치의 하수인이자 최고 원흉이었으니 용서가 안 되는 거다. 그래서 DJ도 당시에 고심을 많이 했다고 한다. 70년대 운동권 세력이 자기 지지세력의 한 축이기 때문에.

그런데 TK에 가까이 다가서고 메시지도 그렇게 가져갔던 사람은 김부겸 현 총리를 떠올릴 수 있다. 그럼 김부겸 총리가 국가지도자로 성공했는가 반문해볼 필요가 있다.

이강윤 : 대구에서 한번 당선되서 절반의 성공인데, 의미 있는 성공이었지만 질 때도 아깝게 졌다.

김능구 : 본인은 민주당 원내대표를 4번 떨어지면서, 본인이야말로 민주세력의 뿌리인데 왜 아직까지 자기를 한나라당에서 나온 독수리 5형제로만 보느냐고 반문했다. 김부겸은 TK에서 망국의 지역주의를 극복해야된다고 해서 그 길을 간 거다. 그런데 민주당 전체로 봤을 때는 주류로 될 수 없는 길을 간 거고, 끝까지 편입을 못했다. 저는 국가지도자감은 누구보다도 김부겸 총리라고 보는데, 대선 경선에 못 나올 정도로 되어 버렸다.

그런데 저는 이재명 후보가 지금 그 길을 가고 있다고 본다. 제가 대구에서 태어났는데, TK 사람들은 아주 배타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그래서 쉽사리 마음을 바꾸는 걸 굉장히 싫어한다. 보수정당 지지도가 호남 못지 않게 80% 이상 나온다.

이강윤 : 호남보다 더한 곳도 있다. 그래서 40년간 계속 빨간 잠바만 입은 거다.

김능구 : TK 지역에도 진보세력이 많다. DJ 때는 10%도 안 되다가 노무현 때 20%까지 갔고, 이제 20%를 초과하고 있다. 김부겸 총리가 단순하게 TK 구애 때문에 당선된 게 아니다.

이강윤 : 맞다. 지난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가 TK에서 19%를 얻었다.

김능구 : 문재인 후보 개인에 대한 지지라기 보다, 그만큼 TK에서도 진보세력이 성장하고 있는 결과다. 본래 옛날에 좌파의 근거지가 대구였는데, 워낙 탄압의 강도가 세다 보니까 입도 뻥긋 못하는 분위기가 되었는데, 그 뿌리에는 진보가 성장할 여지가 있다는 이야기다.

이제 현실적으로 20%까지 올라갔고, 그러면 20% 플러스 알파 전략을 세워야 된다는 거다. 그것은 기존의 꼴통 보수를 상징했던 전두환이라든지, 박정희에 대한 구애로서 되는 게 아니다. 저는 이 부분은 이재명 후보와 그 캠프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된다는 생각이다.

이재명 후보의 실용주의는 얼마든지 인정하고, 그건 앞으로 미래 리더십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 실용주의가 지금까지 우리 역사를 암울하게 했던 세력에 대해 손을 내밀어서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부분은 오히려 더 단호하게 정리를 해야 된다. 몇 십 년 동안 온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사과 한마디 없이 간 사람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겠나.

이강윤 : 생각해보면, 전두환 사망 때, 고향이자 출신지인 TK에서 조문하자는 움직임은 별 것 없었고 그냥 뜨뜻미지근 했다. 전두환이 그렇게 핫이슈가 아니라는 것인데, 그냥 박정희에 대한 평가 정도만 해도 TK민심에 어느 정도 호소할 수 있었다고 보는데 굳이 전두환까지 건드린 것 같다.

그리고 후보가 한마디 한다거나, 또는 명망가 한 사람을 데려온다고 해서 표가 옮겨다닐 만큼 우리 시민들이, 유권자들이 과연 그렇게 수동적인 존재일까? 전 그렇지 않다고 본다. 시민들의 정치성숙도가 굉장히 달라져 있다. 촛불항쟁으로, 촛불 한 자루 들고 6개월 동안 1주일에 한 번 씩 모여가지고 현직 대통령을 하야시킨 국민들이다.

김능구 : 정보화 사회가 어떤가에 대해서 아직까지 현실적 인식이 부족한 거다. 예를 들어서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로 새시대비전위원회를 만들고 국민의힘에 가기 어려운 분들을 모아서 정권교체를 해내겠다는 건데, 그럴듯 하지 않은가? 그런데 옛날에는 그걸로 끝났다. 신문과 방송만 있을 때는 그 이상 기사가 나올 수가 없다. 방송도 짧은 1분 정도만 하고 끝난다. 그런데 지금은, 그럼 김한길 대표가 누구고 뭘 했지, 두드리면 다 나온다.

이강윤 : 무슨 당을 쪼개고, 무슨 당을 만들었는지, 그 다음 주요 정책은 뭘 했고, 이해찬과 왜 헤어졌는지, 이런 거 다 나온다.

김능구 : 편찮으시다가 이번에 회복한 건 굉장히 축하할 일이고 모습을 TV에서 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분의 메시지에 영향을 받을 사람은 이미 정해진 사람 외에는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우리가 이재명 후보의 우클릭 행보에 대해서 비판을 했는데 윤석열 후보의 좌클릭 행보는 어떻게 봐야 할까?

이강윤 : 그것은 더 웃기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

김능구 :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한다. 현재 우리 사회가, 예를 들면 코로나 팬데믹과 4차산업 혁명 속에서, 정말 갈 길 잃은 많은 국민들, 대다수의 사람들을 위해서 국가가 뭘 할 것인가? 국가가 나서야 하고, 큰 정부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시장에 맡기고 자유주의에 맡긴다는 국민의힘 보수세력의 기본적인 원칙과 노선으로서는, 표를 얻을 수도 없고 나라를 운영할 수도 없다.

이강윤 : 김종인 대표가 가서 움직이지 않나.

김능구 : 그래서 저는 윤석열 후보가 김종인 위원장에게 기대기 전략을 하는 것은 굉장히 유효하다고 보는 거다.

이강윤 :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김능구 : 이재명의 우클릭과 윤석열의 좌클릭을 비교하자면, 이재명의 우클릭은 빨간불인데, 윤석열의 좌클릭은 기운을 받게 되는 거다. 그래서 그것만 보면 대선전망이 윤석열 후보한테 유리해질 가능성도 높다.

이강윤 : 김종인을 내세운 이른바 좌클릭이 꽤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을 해주셨는데, 2012년 박근혜 캠프에 가서 경제민주화를 주창했고 그것을 박근혜의 공약으로 채택하게 했던 김종인의 정책, 시민들은 이미 신선하지 않다. 속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쨌거나 한 번 봤던 기시감으로 신선도가 많이 떨어져서 이번에는 약발이 약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뭐라고 하실 건가?

김능구 : 그런 측면은 분명히 있다. 김종인 위원장이 이번이 두 번째로 하는 건데, 처음에 했다가 쫓겨났고 경제민주화는 실천도 안 했다. 그렇기 때문에 총괄선대위원장 해봤자 또 선거용이고, 윤석열이 대권을 잡으면 팽당할 것이고 국가정책은 본래의 자유시장주의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어차피 윤석열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상관이 없다.

아까 우리가 10~15% 유권자가 변수라고 했는데, 거칠게 이야기하면 그중에서 한 1/3은 조국의 강을 건너면 이재명 지지로 다시 올 사람들이고, 그 다음에 윤석열 후보가 국가주의, 팬데믹이나 4차산업혁명을 해결하는 다수의 국민 입장에 서면 올 사람이 1/3, 그 다음 1/3은 어떻게 되든지 간에 양 후보 지지로는 안 갈 사람들, 이렇게 본다.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지금 하고 있는 대선 캠페인을 보면, 이재명 후보의 우클릭은 표를 더 모으는 게 아니고 떨어져 나가게 하는 거다. 반면에 윤석열의 좌클릭 행보, 김종인 기대기 전략은 표를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강윤 : 지난 1년여 동안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심리가 반을 넘고 있다. 최근 줄어서 50% 정도로 떨어졌는데 한때는 60%까지도 갔다. 그러면 정권을 바꿔야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통령 후보 중에서 누구를 지지할까. 그것만 따로 묻는 여론조사 항목은 없는데, 우리 조사결과를 기초로 분석을 해봤다.

정권을 교체해야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1,000명 중 502명, 약 50%인데 이건 샘플로서 다루기에 충분히 크다고 할 수 있다. 79.7% 약 80%가 윤석열을 찍었다. 이재명은 3.4%, 안철수 4.4%, 심상정 1.5%, 김동연 1.5%, 기타 다른 후보, 다른 후보 하면 요즘 자꾸 허경영을 떠올리시는데 그건 여러분의 자유지만, 2.7%, 지지후보 없음이 무려 5.8%, 잘 모르겠다가 1.0%다. 결과적으로 내년 대선에 벽보를 붙일 것으로 거의 확실시 되는 후보로 보면 윤석열이 80%, 이재명 3.4%, 안철수는 4.4% 정도였다. 그러면 정권교체 심리가 아까 50%라고 했을 때 윤석열이 그걸 다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김 대표도 진단을 하셨는데, 얼추 반증이 되는 다이어그램이다. 결국 정권교체 희망자 중에 80% 정도를 윤석열이 흡수하고 있고, 20%는 다른 입장이다.

김능구 : 여기서 지지 후보가 없다는 5.8%는 강력하게 양쪽 다 아니라는 얘기다. 그리고 50% 중에 80%니까 윤석열이 40% 정도 되는 거다.

이강윤 : 오늘 윤석열 지지율이 42%가 나왔다.

김능구 : 그리고 이재명이 3.4%면 1.7% 정도 되는 거다. 이런 식으로 교차분석을 해보면 정권 재창출을 원하는 사람들의 이재명 지지는 아마 80%가 아니라 내 생각에 90% 이상이 될 것 같다.

이강윤 : 조사해보면 당연히 그렇다.

김능구 : 결국 정권교체를 원하는 사람들 중에서 이 20%가 당락을 결정하는데, 그중 5.8%의 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끝까지 지지하지 않을 거다. 그래서 14~15% 정도가 이번 대선을 결정한다는 거다. 그럼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앞선 분석에서 이재명 지지하고 안철수 지지하는 사람들인데, 저는 이런 사람들은 크게 보면 개혁지향자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이재명 후보의 실용주의는 OK지만,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기 위해서는 오히려 ‘더 개혁지향적이어야 된다’, ‘이재명다움을 다시 찾아야 된다’고 이야기하고 싶은 거다.

이강윤 : 자기 정체성을 더욱 뚜렷하게 해야 된다?

김능구 : 그렇다. 자기 정체성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 지난번 경선에서도 초기 예비경선 때 그런 현상이 드러났었다.

이강윤 : 이재명스럽게 안 하다가 비판도 많았고, 실제 조사치도 하락했다. 그래서 다시 이재명스러움을 찾겠다고 후다닥 바꿨는데, 그때 이재명다움이란 용어를 구사하셨던 기억이 지금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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