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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곱씹기] 여론조사 오징어 게임이 벌어진다면?

1위 알앤써치, 2위 미디어토마토, 3위 갤럽, 4위 PNR, 5위 KSOI, 6위 케이스탯리서치 등


대선 후보와 대선 캠프 주요 관계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무엇일까? 시대와 상황에 따라 주요 대선 이슈가 바뀌기 때문에, 각각의 대선 후보 및 대선 캠프의 주요 관심사도 매우 다르다. 하지만 시대와 상황이 변해도 바뀌지 않는 관심 사항이 하나 있다. 바로 어떤 여론조사가 정확하냐는 물음이 바로 그것이다.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기관에 따라, 그리고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업체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초부터 이번주 초까지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우리나라 여론조사 업체의 신뢰성에 대해 깊은 회의감을 느끼게 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해보나마나한 게임으로 벌어진 결과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97년, 2002년 대선을 뛰어넘는 초박빙 승부를 예고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혼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분명 진실은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 어떤 여론조사가 ‘진실’에 가장 근접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물론 각 여론조사 업체가 여론조사 과정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한 것은 아니므로, 평가 결과가 실체적 진실에 100%에 근접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 여론조사가 더 믿음을 주는지, 어떤 여론조사는 신뢰할 수 없는지에 대한 근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 일등을 만들고, 무엇이 꼴등을 만들었나?

지난주 초부터 이번주 초까지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 6개의 순위를 공개하면 아래와 같다. 

1위, 알앤써치(매일경제 MBN 공동 의뢰, 17일 조사 결과 공개)
2위, 미디어토마토(뉴스토마토 의뢰, 15일 조사 결과 공개)
3위, 갤럽(자체 여론조사, 19일 조사 결과 공개)
4위, PNR(뉴데일리 의뢰, 20일 조사 결과 공개)
5위, KSOI(TBS 의뢰, 21일 조사 결과 공개)
6위 케이스탯리서치(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 등. 자체조사. 18일 조사 결과 공개)

케이스탯리서치가 6위를 기록한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지금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수없이 살펴봐왔지만,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도저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케이스탯리서치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통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응답률이 무려 30.2%에 달한다. 응답률이 높은 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렇게 응답률이 높은 여론조사는 보지 못했다. 대부분의 여론조사가 응답률 10%를 밑돌고, 응답률이 높아도 10%대 중반이다. 케이스탯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왜 이렇게 응답률이 높은지 알아보기 위해, 케이스탯리서치가 공개한 분석보고서를 샅샅히 살펴봤지만, 타 여론조사 기관이 실시한 여론조사보다 응답률이 높은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혹자는 전화면접조사를 실시했기 때문에 응답률이 높을 수 있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여론조사 업력이 가장 오래된 갤럽의 여론조사 응답률도 14~15% 내외임을 감안하면, 케이스탯리서치 조사만 응답률이 월등히 높은 이유가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알앤써치의 여론조사는 왜 1등으로 선정됐을까? 알앤써치의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상황과 상당한 오차가 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왜 안철수 지지자는 여론조사에서 잘 잡히지 않을까?

알앤써치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여론조사 응답자들이 지난 대선에서 누구에게 표를 던졌는지 알아본 항목이다. 

알앤써치 조사에 응한 응답자들 중 47.2%는 지난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했고, 22.8%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투표했다. 10.7%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4.5%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게 투표했다. 

알앤써치의 여론조사 결과를 지난 19대 대선 결과와 비교해보면 어떻게 될까?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41.09%, 홍준표 후보는 24.04%, 안철수 후보는 21.42%, 유승민 후보는 6.76%를 득표했다. 

둘을 비교해보면 안철수 후보에게 투표한 지지자들의 절반 가량이 2022년 대선 여론조사에서 누락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은 여론조사 과정에서 다른 후보 지지자들보다 더 많이 표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론조사가 정확히 이뤄지려면, 지난 대선 결과와 엇비슷한 비율로 유권자가 표집되어야 한다. 그러나 알앤써치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대선에서 각 후보가 득표한 수치와 조금 괴리가 있다. 따라서 여론조사 결과도 실제 상황과 조금 괴리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앤써치가 1위를 한 이유는, 실제 상황과 여론조사 결과에 괴리가 있음을 알 수 있도록 했고, 이를 바탕으로 ‘추정치’를 만들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이 여론조사에서 표집이 잘 되지 않는 다는 점을 감안하고,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이 더 많이 표집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조금 더 낮게 보정되어야 하고,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조금 더 높게 보정되어야 한다. 

알앤써치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33.3%,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47.7%,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3.7%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지율을 ‘보정’해 보면 안철수 후보의 실제 지지율은 8~10% 내외라는 추정치가 나오고,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20% 후반대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윤석열 후보의 실제 지지율과 여론조사 상에서 나타나는 지지율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 지금으로서는 추정치도 제시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한 ‘중도 성향 유권자’들이 보수정당 지지층으로 돌아섰는지 여부를 알앤써치 자료만 놓고 판단할 수 없으며, 동시에 안철수 후보 지지층이 윤석열 지지층으로 돌아섰는지 여부도 불명확하다. 

향후 여론조사에 이런 부분들이 보완된다면, 윤석열 후보의 실제 지지율 추정치도 어렵지 않게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미디어토마토의 여론조사 결과도 알앤써치와 마찬가지로 지난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물어보는 항목이 있다. 미디어토마토 조사 결과에서도 안철수 후보는 실제 득표율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으며,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가 알앤써치에서와 엇비슷한 수치로 더 표집되었다. 

두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가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미디어토마토의 여론조사 결과가 2위를 기록한 이유는 홍준표 후보에 대한 조사 결과 때문이다. 

알앤써치에서는 홍준표 후보 지지자가 22.6% 표집되어 실제 투표결과 24.04%에 매우 근접했다. 반면 미디어토마토에서는 홍준표 후보 지지자가 19.6% 표집되어 실제 투표결과와 조금 괴리가 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와 이재명 후보에 대한 실제 지지율 추정치를 만들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해주고 있기에 상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KSOI는 왜?

뉴데일리 의뢰로 실시된 PNR 여론조사 결과가 4위를 했다는 점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을 품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독자들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PNR 여론조사 결과가 4위로 선정된 이유도 매우 간단하다. 결함이 간결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PNR 조사에서 ‘내년 선거에서 투표를 하겠느냐’는 질문에 96.3%가 투표를 하겠다고 응답했다. 지난 19대 대선을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82.8%에 불과하다. 내년 대선에 대한 관심이 지난 대선보다 더 커졌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으나, 지난 대선이 탄핵 과정에서 실시되었음을 상기해보면, PNR 조사도 표집에 오류로 인해 실제 민심과 조사결과이 괴리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KSOI 여론조사 결과는 왜 PNR 조사결과보다 순위가 낮을까? 그 이유도 간명하다. PNR 조사 결과나 알앤써치 조사 결과를 보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KSOI 조사 결과를 보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다. 

알앤써치, PNR 등은 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조사 결과 분석보고서를 공개했지만, KSOI는 조사결과 분석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다. 언론을 위한 보도자료만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KSOI와 PNR 여론조사는 지난 19, 20일 이틀동안 실시되어 상당히 비교할 점이 많다. KSOI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했다.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은 선대위 개편 등의 호재로 인해 발생했다고 가정할 수 있지만, 윤석열 후보의 급락 이유를 떠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정치 이슈가 여론조사 결과에 반영되려면 2~3일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 15.16.17일 윤석열 후보에게 치명적인 이슈가 발생했어야 한다. 하지만 당시는 대학입학수학능력 시험 등으로 대중의 시선이 분산된 상황이었다. KSOI의 조사결과분석 보고서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KSOI 조사결과 분석 보고서는 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공개되지 않았고, 어떤 기술적 문제점이 있었는지 짐작도 하기 힘든 상황이다. KSOI의 순위가 상당히 뒤로 밀린 이유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짐작할 수 있는 근거가 존재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관록의 갤럽은 왜 3위에 머물렀을까? 개인적으로 갤럽의 조사 결과는 매우 신뢰한다. 하지만 개인의 선호도를 ‘평가’에 반영할 수는 없었다. 

만약 갤럽 조사에서 알앤써치 조사에서처럼 지난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했는지에 대한 결과가 있었다면, 단연코 갤럽 조사가 1위를 했을 것이다. 갤럽이 수집한 표본이 얼마나 정확한지 가늠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제공됐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갤럽이 수집한 표본이 얼마나 정확한지 평가할 기준이 없다. 
 

홍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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