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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칼럼] 김용민-김남국-이준석의 위험한 정치

편가르기 대중추수주의가 인기를 얻는 정치

요즘 여야에서 젊은 정치인들이 활약이 눈부시다. 다른 중진들을 제치고 연일 뉴스메이커로 언론 기사를 장식하곤 한다는 의미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초선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목소리가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는 조금 과장하자면 당 대표급이다. 국회의원이 된 이래로 검찰개혁을 외치며 윤석열 검찰총장 공격의 선봉에 섰던 정치인이라 유난히 언론을 많이 탔다. 4.7 재보선이 민주당의 참패로 끝난 이후에도 그는 ‘중단없는 개혁’을 외쳤던 개혁의 전사다.

그런 김 의원이 이번에는 ‘역사왜곡방지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역사 왜곡행위 및 일본제국주의를 찬양하는 행위를 방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 법안이 갖고 있는 문제는 심각하다. 이 법안은 3·1운동 등에 대한 사실을 왜곡하거나 일본제국주의를 찬양·고무하는 행위, 욱일기 등 이를 상징하는 군사기나 조형물을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하고, 이를 어길 경우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2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평소 ‘토착왜구 척결’을 부르짖어왔던 사람들은 반길지 모르겠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내용의 법이다. 이런 식의 법안이 통과될 경우 역사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토론은 불가능해진다. 역사 해석에서 어디까지가 찬양.고무에 해당하는가에 대한 객관적 기준 마련이 불가능한 일인데, 이런 법은 역사에 대한 하나의 해석만을 강제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기본적으로 역사 해석의 문제는 공론의 장에서 연구와 토론에 맡길 일이지, 이렇게 법을 앞세워서 국가의 단일한 역사해석을 강요할 일이 아니다. 이런 짓은 ‘박근혜 국정교과서’ 의 진보정치 버전이고, 역사해석에 대한 '국가보안법'이다.

그런가 하면 김용민 의원과 종종 짝을 이루어 언론에 등장하던 같은 당의 김남국 의원은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의 내용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뉴스포털이용자위원회'를 설치하고, 이 위원회가 포털의 기사배열 기준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거나 시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알고리즘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왜곡된 언론 지형을 형성할 수 있는 상황이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 김남국 의원의 주장이다. 쉽게 말해 현재 뉴스 포털이 불공정하니 기구를 만들어서 손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법안 역시 뉴스 포털에 대한 권력의 개입을 제도화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어떤 인물들로 구성된 어떤 위원회에서 ‘공정한 알고리즘’의 기준을 만들어낼까 하는 것이 관건인데, 결국은 정권의 입맛에 맞는 뉴스 포털을 만들려는 시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구설수에 올랐던 윤영찬 의원의 “카카오 들어오라 하세요”를 제도화하겠다는 얘기가 된다. 포털의 알고리즘이 보다 투명화될 필요는 있겠지만, 이런 식으로 포털에 권력이 개입하여 정권에게 유리한 기사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공정하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은 권력이 민간 포털을 통제하도록 하겠다는 발상이 깔린 시대착오적인 법안인 것이다.

이들 법안은 김용민-김남국 두 의원이 그동안 드러낸 극단적 편향의 일부 사례일 뿐이다. 과거 조국 사태 이래로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상징되는 검찰개혁 과정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철저한 진영주의자의 면모를 드러내 왔다. 이들은 자기 진영 지지자들의 단결을 선동하기 위해 끊임없이 가상의 적을 만들어 내고 ‘개혁’이라는 정치적 구호를 제시한다. 사안마다 국가에 의한 민간 통제를 당연시 하는 이들의 사고는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맥락은 좀 다르지만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나선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도 연일 뉴스의 인물이 되고 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진로에 관한 비전 같은 것 덕분이 아니라, '이남자'(20대 남자)들을 대변하며 반페미니즘의 목소리를 쏟아낸 덕분이다. 그는 민주당의 보궐선거 패배 이유를 엉뚱하게도 "2030 남성의 표 결집력을 과소평가하고 여성주의 운동에만 올인하다 나온 결과"라는 허구에서 찾는다. 그리고는 대부분이 '남초' 사이트에서나 등장하는 여성 차별적 주장들을 갖고 지지를 호소한다. 남녀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정치인의 책임은 사라지고, ‘이남자’의 편에 서서 여성들을 향한 적개심을 부추기는 선동을 일삼는다. 땀과 눈물로 점철된 여성들의 삶의 역사를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야당의 대표가 되려하는지, 그렇게 여성들을 적으로 돌리는 정치인을 방치하는 당은 또 어떻게 집권하겠다고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그런 정치인이 ‘이남자’들의 지지 속에 여론조사 지지율 선두로 올라섰다는 소식은 대중추수주의에 올라탄 정치의 암울한 현실을 보여준다. 민주당의 김용민 의원도 ‘문파’들의 열광적인 지지 속에서 ‘수석’ 최고위원이 되었으니 그 닮은 꼴이라 할만 하다. 편을 가르고 편싸움을 부추기는 정치인들이 인기를 얻는 정치, 결국 우리의 공동체를 산산조각 내고 우리의 삶을 파괴시키게 된다. 그래서 이들의 정치가 위험한 것이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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