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조금씩 대안으로 인식되며 지지율 상승
서울 지지율, 부동산 문제로 여권에서 이탈
與 지지층, 이익 따지는 사람일수록 이탈 빨라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하루 조사이긴 하지만,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을 소폭 역전했다.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역전한 지 일주일만이다.

예전에는 여당의 지지율이 떨어지더라도 이탈한 민심이 무당층에 머물 뿐, 통합당 지지층으로 적극 흡수되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그런 흐름이 변화했다.

또한 통합당 지지층으로 포섭될 정도는 아니지만, 3040대로 대표되는 여당의 핵심 지지층 또한 흔들리고 있다.

<사진=리얼미터 제공>
▲ <사진=리얼미터 제공>

통합당 5일조사 역전...전체 0.8%p차로 민주당 추격, 민주당 이탈층 흡수하며 지지율 상승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3~5일 전국 유권자 1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6일 발표한 8월 1주차 여론조사 주간집계에 따르면, 5일 당일 조사의 경우 통합당 지지율(36.0%)이 민주당(34.3%에 역전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민주당 지지율은 35.6%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주 대비 2.7%p 하락한 수치다. 반면 통합당은 같은 기간 3.1%p 상승하며 창당 이래 최고치인 34.8%를 기록하여 민주당과 통합당 격차는 불과 0.8%p로 좁혀졌다.

통합당이 박근혜 탄핵정국 이후 정당지지도에서 민주당에 역전하거나 바짝 추격하는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른 양상이다. 과거에는 정부여당 지지에서 이탈하더라도, 통합당으로 가지 않고 무당층에 머물러 있다가 여당 쪽의 호재가 있으면 여당 지지로 돌아가던 것이 지배적인 트렌드였다. 이런 추이가 명백히 나타난 것이 ‘조국 사태’에서 이어진 ‘4‧15 총선’ 결과다. 하지만 이런 경향성이 최근 변화하고 있다.

변화의 원인으로는 통합당의 쇄신이 꼽힌다. 지나친 반공 이데올로기 강조와, 정책적 대안 없는 장외투쟁, 총선 국면에서 터져나온 막말 사건 등의 모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김선동 통합당 사무총장은 6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언급된 점을 지적하며 “정부여당의 실정과, 통합당의 반성과 변화 두 가지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며 “장외투쟁보다는 제 자리에서 윤희숙 의원의 연설과 같은 방식의 새로운 정치를 시도한 것이 성공적이었으며, 정치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경향성 변화에 대해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종인 체제로 들어가면서 당 쇄신이 됨에 따라 과거 태극기 집회와 같은 과격한 움직임과 외침이 많이 희석됐고, 윤희숙 의원의 연설과 같은 긍정적인 활로가 뚫리면서 국민들이 통합당을 대안으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병민 통합당 비대위원 또한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통합당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노력이 국민들에게 어느정도 각인된 것 같다. 과거에는 ‘저러다 말겠지’라는 인식이 박혀 있어 쉽게 바뀌지 않았지만, 윤희숙 의원의 연설처럼 합리적이고 조용한 원내투쟁이 이뤄지면서 인식이 변화한 것 같다”며 “그 즈음에 맞춰 여론조사도 더 긍정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과거처럼 장외투쟁 같은 것으로 회귀했다면 지금의 지지율은 없었을 것이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 지지율, 부동산 문제로 인해 與 추락, 野 상승

10년간 보수진영이 선거에서 전패했을 정도로 ‘진보의 아성’으로 불리는 서울지역 지지율도 특기할 만 하다. 현재 2주 연속 통합당이 민주당을 앞서고 있는데, 같은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지난달 2주차(6~10일)에만 해도 서울 지역의 민주당 지지율은 37.5%, 통합당은 29.5%로 8%p 차이였다. 이 같은 차이는 서서히 좁혀져 지난주(27~31일)에는 민주당 33.8%, 통합당 35.6%로 처음 역전됐고 이번 조사에서는 민주당 34.9%, 통합당 37.1%로 차이가 더 벌어졌다.

서울 지역의 민심 이반에는 역시 부동산 이슈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근식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현 정부의 핵심 지지층인 서울의 3040세대가 이탈하는 것은 부동산 문제가 제일 크다. ‘내집마련’의 꿈이 좌절됐고 사다리가 걷어차 지는데 좋을 사람이 누가 있는가”라며 “최후의 자산으로서 부동산을 마련할 수 없도록 하는 현 정부의 정책 때문에 핵심 지지층도 이탈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지역의 민심 이반에 강북 지역 민심이 크게 흔들리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병민 비대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4월 총선 이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직격탄을 맞는 지역인 서울 강북지역에서의 민심 이탈이 전체적인 서울에서의 여당 지지율 하락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맥락으로, 박성중 통합당 의원은 지난 31일 서울지역에서 권역별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도 정확한 민심 파악을 위한 방법론이 될 수 있다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힌 바 있다.

與 핵심 지지층, 부동산 문제 두고 “핵심적 이익 박탈” 느껴

서울 이외에도, 여당의 핵심 지지층이었던 ‘여성’과 ‘3040세대’도 흔들리고 있다. 여성 지지율은 지난달 2주 차에는 민주당 41.3%, 통합당 25.6%이었지만 박 전 시장 사망 이후인 3주차(13~17일)에는 각각 34.1%, 28.8%로 격차가 좁혀졌다.

세대별로는 30대의 경우 지난달 2주 차 조사에서 민주당 51.9%, 통합당 23.5%로 무려 28.4%p나 차이 났지만, 같은 달 3주 차에서 각각 36.1%와 33.8%로 지지율이 급격하게 좁혀졌다.

정부여당의 최고 핵심 지지층인 40대의 경우 40%대의 지지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지만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지난주보다 6.2%p(49.5%→43.3%) 빠졌다.

핵심 지지층이 흔들리는 사안에 대해,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52시간 근무, 최저임금 인상으로 혜택봤던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의 이익이 부동산 문제에 있어선 더 큰 손해를 보게 되니 핵심적 이익을 박탈당했다고 생각해 여당 지지에서 이탈하는 것”이라며 “투표를 할 때, 경제적인 이익을 많이 고려하는 사람일수록 민주당 지지에서 더 이탈하기 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통계보정은 7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연령·권역별 림가중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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