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대우조선 파업에 민주노총·금속노조 총파업 결의대회…’노노갈등’ 격화도

2022.07.20 15:03:58

尹, 공권력 투입여부에 침묵 태도 전향
대우조선지회, 금속노조 탈퇴 위해 총회 소집 강행
이번 주말부터 대우조선해양 2주간 휴가…그 전까지 타협 돼야
하청노조, 임금 인상 30%에서 10%로 낮춰…파업 사태 해결 단초 시사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20일 현재 49일째로 접어든 대우조선 파업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2시 반부터는 금속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고, 민주노총이 지난 8일에 이어 오는 27일 총파업 결의대회를 연다. 이 와중에 대우조선해양 정규직 노조인 대우조선지회는 조직 변경 안건으로 총회를 소집하여 탈퇴 수순을 강행하는 등 ‘노노갈등’ 격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파업 주체인 김형수 조선하청 지회장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불법’으로 규정하며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는 발언을 한 데에 “갈등을 더 부추기고 있다”고 반발했고, 이김춘택 사무국장 역시 “조선소는 무법천지다. 문제 해결없이 불법으로 규정지었다”고 격분했다.

한편 하청노조가 노사 이견을 좁히는 과정에서 임금 인상 폭을 낮춰 이번 장기화 파업 사태의 해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우조선파업, 민주노총 이어 금속노조 총파업 결의대회

20일 오후 2시 30분 금속노조가 서울역 인근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동시에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에서도 집결했다. 금속노조 조합원은 총 약 2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산업별 노조다. 조선업 뿐 아니라 현대자동차 등 주요 제조 대기업 노조가 여기에 속해 있다.

금속노조는 지난 12일 총파업 결의대회 전술을 세웠다. 20일 14시 30분 수도권·충청권 조합원은 서울역에서 모여 용산 대통령실로 향하고 영남권·호남권 조합원 약 6,000여 명은 같은 날 같은 시간 경남 거제 대우조선 앞에서 거제대회를 여는 방식이다.

금속노조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금속노조 조합원 76.1%가 찬성해 쟁의 투쟁에 결의했다. 이에 지난 11일 중앙노동위의 결정과 추가된 사업장을 포함해 10만여 명의 조합원이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날 금속노조는 20일 결의대회에 참여하고 쟁의권이 있는 사업장은 주·야 6시간 파업투쟁에 돌입, 쟁의권이 없는 사업장은 조합원 총회, 교육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기로 정했다.

금속노조는 앞서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할 것을 시사한 데에 추가 파업 투쟁도 예고했다.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금속노조 윤장혁 위원장은 “노조가 15일부터 오늘까지 대우조선 원청과 대화하는데, 대통령이 오늘 하청노동자 파업을 불법으로 매도하고 공권력 투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쏟아냈다”라며 “대통령이 직접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을 겁박했다. 백기 투항하고 항복하라고 했다”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경찰력을 동원해 파국으로 간다면 금속노조는 2차, 3차 파업을 조직해 윤석열 정부 심판 투쟁으로 확대하겠다”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도 연대투쟁을 예고했다.

오는 27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대우조선하청노동자 임금원상회복! 노동조합 인정! 산업은행의 문제해결 촉구!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슬로건으로 걸고 조합원 전원이 모일 예정이다.

또한 지난 8일 결의대회 이후 대우조선 하청노조 농성 투쟁에 동참했다.

지난 18일부터는 수도권 산업은행 앞에서 동조단식 형태로 단식 농성에 동참하고 있으며, 20일부터는 매주 수요일 7시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촛불 연대를 갖는다.

하청노조 “하청, 무법천지인 현장서 사실상 인력회사…정부, 문제 해결없이 불법으로 규정”

이김춘택 조선하청지회 사무국장은 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현장에서는 하청업체가 사실상 인력회사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조선소에서 지금 받는 거의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으로는 가족의 생계를 꾸리지 못해서 많은 노동자들이 조선소를 떠나가고 있다”며 “(협상 과정에서 30%를 10%로 수정 제안했지만)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게 가장 핵심적인 요구다”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에서는 하청업체가 답을 해야할 사안이라고 떠넘기고 있다는데 어떻냐’는 질문에 “원하청 구조를 이해하셔야 한다”며 설명했다.

그는 “하청업체들이 하청노동자들을 현장에서 일을 하게 투입하고 원청에서 돈을 받아 노동자에게 임금을 지급한다. 그 돈을 기성금이라고 하는데 90% 이상이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이다”며 “원청에서 기성금을 올려주거나 다른 형태로 돈이 지급되지 않으면 하청업체는 임금을 인상해 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성과급에 대해서도 “어떤 해에 흑자가 나면 원청이 성과급을 지급하는데, 하청노동자들에게도 지급한다”며 “하지만 여러 가지 법 문제로 인해 상생지원금 등과 같은 형태로 지원이 되고 있어서 이런 원하청 법률문제를 해결하거나 방법을 찾아서 지급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사실 원청과 대우조선은 산업은행 관리 하에 있다보니 또 산업은행의 결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고 전했다.

전날(19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헬기를 타고 직접 거제를 방문해 파업 현장을 찾았다.

이상민 장관은 경찰로부터 상황을 보고 받고 현장을 둘러보면서 예고한 공권력 투입에 신중을 기했다. 한국노총 사무처장 경력이 있는 이정식 장관도 파업 조합원들을 상대로 막판 설득에 주력했다.

이 사무국장은 “고용노동부 장관님하고는 짧게 면담을 했다”며 “고용노동부 장관님은 정부 입장에서 이것이 하루빨리 원만하게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것도 찾아보겠다, 이런 말씀을 나누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약속하거나 담보한 부분들은 없었다”며 “그리고 사실 지금 대우조선이나 산업은행이 결단을 해야 되는데 또 고용노동부 장관님께서 이것을 말씀하실 문제냐 이런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진전이 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 사무국장은 윤 정부의 ‘불법’ 규정에 “평소에도 임금체불, 4대 보험 체납, 휴업수당 미지급 등 온갖 불법들이 난무를 한다”며 “그 불법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으려고 요구하니까 정부가 노동자들에게 불법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참 안타까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의 핵심은 저임금과 인력난 문제인데,  대안이 같이 이야기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도 정부의 담화문에는 이런 하청노동자 저임금이나 인력난에 대한 문제는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연일 이번 파업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산업현장 불법파업은 종식돼야 한다.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공권력 투입을 시사하면서다.

하지만 20일 오전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대우조선 파업과 관련한 강경 발언의 취지가 공권력 투입을 의미하냐’는 질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더 답변 안 하겠다”며 침묵으로 태도를 전향했다.

대통령실도 전날 오후 윤 대통령의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한 도어스테핑 발언에 대해 “반드시 공권력 투입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공권력 투입을 지시한 것처럼 해석되는 것을 경계한 바 있다.

앞서 5개부처 장관 회의를 긴급하게 주재한 뒤 낸 담화문의 강경 입장과는 사뭇 다른 뉘앙스다.

이 사무국장은 “대우조선해양이 이번 주말부터 2주간 휴가에 들어가기 때문에 휴가 전 타결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오는 23일 주말부터 대우조선해양 원하청 2만여 명이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이에 노사 협상은 사실상 22일까지가 마지막 날짜로 전망된다.

정규직 노조 대우조선지회, 금속노조 탈퇴 강행…’노노갈등’ 격화

김형수 조선하청 지회장은 19일 오전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 기회를 통해서 대우조선 원청이 (노노갈등을 유도해) 정규직 노동조합을 파괴하려고 하는 의도가 있지 않나 이런 생각까지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지회장은 ‘파업으로 원청 입장에서 누적 손해가 어마어마하다는 보도가 잇따른다’는 질문에 “줄폐업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폐업한 곳들은 예를 들면 영일산업은 벌써 수십 개월 동안 체납이 돼 있던 업체였고 원청에서도 이 업체가 골칫덩어리였다. 심지어  6월 2일부터 부분 파업을 시작으로 파업을 시작했는데 그 업체는 5월 11일날 대우조선 원청에게 업을 하지 않겠다라는 이야기를 한 걸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원청이) 왜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원청과 하청 노동자 임금 격차가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전체 다 확인은 안 되지만 대략 60%정도다”라며 “실질적으로 정규직 노동자들 같은 경우는 아직까지 상여금을 800% 정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노노갈등’과 관련해서 “대우조선 정규직들도 매년 파업을 하고 하는데 사실 저희들이 파업 때문에 정규직 노동자들 파업한다고 우리가 무슨 문제제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고 심지어 함께 살자 이런 얘기들을 하고 있고 했었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참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대우조선지회는 지난 11일 성명서를 통해 “하청지회 투쟁 장기화로 발생하는 피해 규모가 쉽게 회복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대우조선 전 구성원의 공멸을 막기 위해 12일까지 하청지회 도크 투쟁 철수 결단을 요청한다”고 파업 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더해 19일 금속노조 경남지부 보도자료 따르면 “지난 11일 대우조선지회가 대의원회의에서 금속노조 탈퇴를 요구하는 조합원 3분의 1 서명을 제출했다”고 밝혀 사실상 ‘노노갈등’ 격화로 번진 것이다. 설상가상에 점입가경이다.

이번 파업의 ‘노노갈등’ 주체는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로 파업을 개시한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와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같은 소속이다. 심지어 이 둘은 현재 경남지부로 묶여 있어 노조간 의견이 충돌 시 점거 농성 등으로 파업이 격화됐을 때 문제는 심화될 수 밖에 없다.

정규직 노조인 대우조선지회는 금속노조 규약에서 지부 또는 지회 단위로 집단 탈퇴를 규정하지 않고 있음에도 ‘조직변경’ 안건 의결을 목적으로 하는 총회 소집을 통해 금속노조 탈퇴를 강행하고 있다. 기업형 노조로 전환하자는 주장이다.

이에 금속노조는 “조직형태 변경을 안건으로 하는 총회 소집은 조합의 규약 및 결정에 어긋난다”며 “비록 지회 조합원 3분의 1 이상이 서명한 총회 요청이 접수되었다 하더라도 지회가 총회를 소집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조직 형태 변경 총회 소집에 서명한 대우조선지회 조합원은 전체 4,800여 명 중 40%인 1,93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지부는 “(이번 총회 소집을 위해선 대우조선지회장, 경남지부장, 금속노조 위원장이 승인해야 함에도) 탈퇴를 요청하는 세력은 대우조선 조직변경 총회가 7월 21일 6시부터 22일 13시까지 진행된다고 총회공고를 강행했다”고 전했다. 조합원 1/3 이상 동의한 소집이기 때문에 집행부가 거부해도 총회를 열 순 있다.

총회가 열려 재적 인원 과반이 투표에 참여해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금속노조 탈퇴가 결정된다.

이어진 경남지부 보도자료 내용에 따르면 “금속노조를 탈퇴하면 민주노총 조합원 자격도 유지할 수 없다”며 “이는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을 더욱 힘들게 하고, 진행되고 있는 교섭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다”고 지적했다.

김 지회장도 이어진 라디오 인터뷰에서 “잘못된 생각들을 하고 있는 조합원이 있는 건 사실이다”며 “그래서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고 총회를 열어서 탈퇴를 한다 이런 얘기들을 하고 있는데 그런 얘기들을 좀 안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노총과) 이해관계가 부딪힌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이해관계가 부딪힌다면 결국에 하청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하는 것들을 원청 노동자들이 가져간다, 이렇게 해야지만 이해관계가 부딪힌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건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 정부가 공권력 투입을 시사한 데에 대해서는 “교섭이 진행되고 잡혀 있는 상황인데 굳이 조선하청지회의 요구 조건들을 들어줄 이유 없는 사측이 ‘자신들은 어차피 이러고 있다가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하면 앉아서 손 안 대고 코 푸는 어떤 기회’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며 파업 갈등을 부추기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격분했다.  

한편, 지난 19일 협상에서 사측 4.5% 인상, 노측 5% 인상으로 폭을 좁히면서 이번 장기화된 파업 사태 해결 단초를 시사했다.  

20일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대우조선지회 중재로 기존 주장인 임금 30% 인상에서 10% 인상으로 낮추는 등 이견 차를 좁히고 있다.



한지희 jh198882@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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