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사옥. <사진=각 사 제공>
▲ 5대은행 사옥. <사진=각 사 제공>

[폴리뉴스 고현솔 기자] 2021년 금융권은 유동성 증가로 인해 만들어진 특수한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시중에 풀린 돈이 자산시장으로 흘러가자 한국은행은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렸다. 또 지속되는 대출수요로 이자이익이 빠르게 증가한 은행들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금융권의 가장 큰 이슈들을 살펴봤다.

◇ ‘제로금리 시대’ 끝… 한은, 연 2차례 기준금리 인상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올리며 20개월간 지속되던 ‘0%대 기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8월 2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p 상향해 연 0.75%로 결정했다. 이어 3개월만인 11월 25일 0.25%를 더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1%다.

한은은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p 내리며 사상 처음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다. 이후 같은 해 5월 기준금리를 연 0.5%로 재차 내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파장이 경제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이후 기준금리는 지난해 7, 8, 10, 11월과 올해 1, 2, 4, 5, 7월 동결되다 올해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서 올랐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배경에는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급증 등에 따른 금융불균형 심화(8월)와 경제활동 제약 완화로 인한 세계 및 국내 경기 회복(11월)이 꼽힌다.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치솟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물가안정 목표치(2%)로 유지하고 빨라지는 가계부채 증가속도 등의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1월 25일 "기준금리 1.0%는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라며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 코로나에도 역대급 실적 보인 은행, ‘2조 클럽’ 눈앞에

코로나19의 영향은 여전하지만 은행권은 올해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든든한 한해를 보냈다. 가계부채가 최대치를 기록하며 은행들이 반사이익을 누린 것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상위 4곳은 올 한해 순이익 2조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이 각각 2조2003억원과 2조1301억원으로 이미 순이익 2조원을 돌파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2조 클럽’ 입성을 목전에 뒀다. 우리은행은 3분기 누적순이익 1조9867억원으로 전년동기 1조1586억원보다 무려 71.4%가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7.6%가 늘어난 1조9470억원으로 집계됐다. NH농협은행은 3분기 기준 1조237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호실적의 배경으로 업계에선 코로나19 확산, 부동산 가격 급등,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빚내서 투자) 열풍 등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원인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늘면서 은행 이자이익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5대은행의 이자이익은 33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9000억원 늘었다.

다만 정부가 강력한 가계부채 제어 정책을 예고하고 있어 이같은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올해 가계대출이 끝없는 증가세를 보이자 금융당국은 지난 4월 29일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의 관리방안에 따라 은행들은 대출중단과 한도 축소 등의 조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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