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의 정국진단]"신당 자체가 위협 아냐…연대 아닌 제대로 된 경쟁해야"

정세균 민주당 의원./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ejlee@polinews.co.kr
▲ 정세균 민주당 의원./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ejlee@polinews.co.kr
정세균 민주당 의원(63·서울 종로구·5선)은 '안철수 신당이 창당돼 3자 구조가 되면 민주당이 필패한다'는 전망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정세균 의원은 12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원실에서 진행된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와의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안철수측과) 지지층이 겹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은데 경우에 따라서는 3당 구도가 되면 새누리당 지지층에서 이탈할 소지도 있다"며 "꼭 그렇게 (민주당 필패라고) 속단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안철수 신당 창당과 관련해 "그 자체가 위협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문제는 안철수씨가 신당을 만들어 새정치를 선보일 수 있는지다. '안철수 현상이 제대로 반영된 정당으로서 역할을 하느냐'에 (위협 여부가)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어느 정당이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아 국민의 뜻에 부응하느냐'에 따라 국정을 맡을 수 있는 정당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라며 "안철수가 신당을 창당한다면 그 정당과 경쟁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정 의원은 주장은 '각 정당이 얼마나 국민 신뢰를 얻느냐' 여부에 따라 선거 승패가 갈릴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3자 구도 필패론'을 우려해 안철수쪽에 선거연대 신호를 보내는 게 아니라 시선을 내부로 돌려 당의 내공부터 쌓아가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일반적으로 보면 선거 구도가 2대 1(민주당·안철수 대 새누리당)로 보여서 그런 걱정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그런 걱정을 하지 말고, 어떻게 좋은 인재를 발굴하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새로운 정치 모습과 변화된 민주당의 모습을 보일지가 중요하다"며 "아직은 '연대'라는 정치 공학적 단계를 고민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지금은 2017년 걱정까지 할 수 없고, 새 정권이 출범한지 잉크도 마르지 않았다"며 "제1야당의 역할을 바르게 하면서 수권 능력 보이는 게 현재 우리가 할 일이다. 지금은 지방선거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또 "실질적인 국민의 삶이나 민생 문제를 다루는 점에서 대통령 권력보다 의회 권력이 더 중요하다"며 "이 시점에서 '오는 20대 총선에서 꼭 의회 권력을 교체하겠다'는 확고한 목표를 정하는 게 (정권 교체 목표보다)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김한길 대표 체제'에 대한 평가를 묻자 "갓 태어난 지도부에 '감 놔라, 배 놔라'고 하면서 힘 빼는 것은 옳지 않다"며 "임기를 채우면서 그들이 최선을 다하도록 하는 풍토를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향후 당권, 대권 준비에 대해 "각 정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들은 필요하면 당을 위해서 필요하면 후보로 그런 준비를 항상 하고 있어야 한다"며 "미래를 준비하는 것을 열심히 하고 있다. 나서고 도전하는 것은 그때의 (정치) 지형에 따라 판단할 일"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정 의원과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 안철수 의원이 싱크탱크를 만들고, 인재영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최장집 교수가 이사장에서 사임했고,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도 주춤하다.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과 안철수측과의 격차도 좁혀졌다. 민주당이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하면 지난 대선의 갈등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는 말도 나오는데.

- 민주당, 새누리당 같은 기존 정당들이 국민이 기대하는 정치 행태를 보이지 못해 안철수 현상이 나왔다. 안철수씨는 새정치를 표방했다. 그런 현상에 대해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은 반성해야 한다. 어떻게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지 진실하게 성찰해야 한다.

안철수씨가 앞으로 신당을 만든다면 그것이 위협일까. 그 자체가 위협이라고 보지 않는다. (정치권에서) 당은 항상 여러 개가 있어왔다. 문제는 안철수씨가 신당을 만들어 새정치를 선보일 수 있는지다. '안철수 현상이 제대로 반영된 정당으로서 역할을 하느냐'에 (위협 여부가) 달려 있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새정치 내용을 놓고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경쟁을 피할 일이 아니다.

안철수 현상이 나타난 상황에서 '어느 정당이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아 국민의 뜻에 부응하느냐'에 따라 국정을 맡을 수 있는 정당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내용을 가지고 안철수가 신당을 창당한다면 그 정당과 경쟁을 제대로 해야 한다. 그 경쟁에서 민주당 지면 민주당은 더 어려움에 처할 것이지만, 신당 창당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 민주당과 안철수측이 지방선거에서 서로 선거연대를 하지 않고 따로 출마한다면, 민주당이 어렵게 되지 않겠나.

- 꼭 그렇게 속단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아무래도 지지층이 겹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은데 경우에 따라서는 3당 구도가 되면 새누리당 지지층에서 이탈할 소지도 있다. 그것은 '각 정당이 얼마나 국민 신뢰를 얻느냐'에 달려 있다. 일반적으로 보면 선거 구도가 2대 1(민주당·안철수 대 새누리당)로 보여서 그런 걱정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그런 걱정을 하지 말고, 어떻게 좋은 인재를 발굴하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새로운 정치 모습과 변화된 민주당의 모습을 보일지가 중요하다. 아직은 '연대'라는 정치 공학적 단계를 고민할 때가 아니다.

▶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선 '3자 구도면 민주당이 필패한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

-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 정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대선 후보 기회를 잡지는 못했지만 많은 국정운영 경험 속에서 새로운 리더십, 국가비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지방선거, 총선도 중요하지만,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제일 중요한데, 민주당이 어떤 계획을 가지고 가야 한다고 보나.

- 저는 의회 권력에 대해서 매우 비중을 많이 두는 사람이다. 예전에는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대통령 1인 지배가 가능했는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거치면서 의회 권력이 많이 커졌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제도 개혁을 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면 의회 권력을 확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다. 작년에 총선에서 승리했다면 대선이 어땠을까. 사실은 총선이 매우 중요하다. 실질적인 국민의 삶이나 민생 문제를 다루는 점에서 대통령  권력보다 의회 권력이 더 중요하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오는 20대 총선에서 꼭 의회 권력을 교체하겠다'는 확고한 목표를 정하는 게 현실적이다. 2017년 대선은 아직 멀었고, 2016년에는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잘 준비하는 게 오히려 현실적이다. 그래야 2017년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다. 또 내년 지방선거 결과가 총선에 미친다. 지금은 2017년 걱정까지 할 수 없고, 지금은 새 정권이 출범한지 잉크도 마르지 않았다. 제1야당의 역할을 바르게 하면서 수권 능력 보이는 게 현재 우리가 할 일이다. 지금은 지방선거 준비를 잘해야 한다.

▶ 민주당의 지도급 인사로서 재보선, 지방선거, 총선, 대선까지 어떤 식으로 준비하고 있나.

- 각 정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들은 필요하면 당을 위해서 필요하면 후보로 그런 준비를 항상 하고 있어야 한다. 끊임없이 자기를 연마하고 정책적, 정치·철학적, 조직적으로 그런 준비를 해나가는 게 바른 자세다. 저나 모든 사람들이 같은 처지다. 당연히 평소에도 한 정당의 유력한 정치인으로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을 열심히 하고 있다. 나서고 도전하는 것은 그때의 지형에 따라 판단할 일이다. 어떤 목적, 목표 하나를 두고 막무가내로 돌진하는 것은 옛날 방식이다. 자기가 부름을 받았을 때 거기에 응해서 제 역할을 하는 준비를 하는 게 정치인의 바른 도리다.

▶ 김한길 대표가 취임한지 100일이 넘었다. 현재 당 지지율이 2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 간판으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나'라는 말까지 나온다. 

- 100일 됐는데 벌써 공과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당의 지도부를 자꾸 흔드는 것은 옳지 않다. 정상적인 전당대회로 지도부가 만들어졌으면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같이 힘을 보태, 선거에도 승리하고 민생도 챙기고 국민 신뢰를 받는 수권정당 노력을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 갓 태어난 지도부에 '감 놔라, 배 놔라'고 하면서 힘 빼는 것은 옳지 않다. 현 지도부도 그렇고 앞으로도 민주당 지도부가 제대로 뽑혔으면 임기를 채우면서 그들이 최선을 다하도록 하는 풍토를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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