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민심 이후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고착 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30일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대선 2라운드’라는 주제로 보수대연합에 나선 박 후보의 중원 공략과 야권후보단일화 등에 대해 전망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의 사회로 이날 오전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진행된 전문가 좌담회에는 유창선 정치학 박사, 박상헌 정치학 박사,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 김능구 본지 발행인이 토론자로 나섰다.

좌담회 초반 보수대연합에 나선 박 후보의 중원 공략에 대해 논쟁을 펼친 이들은 중반 이후 문 후보의 대선전략과 야권후보단일화, 안철수식 정치쇄신안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박상헌 박사는 야권단일화 국면에서 주도권이 안 후보에게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 후보가 (공동정부 구성 등) 레토릭을 앞세워 민주당이 일시적인 정당이라는 것을 전제로 깔면서 자기존재의 기반마저 확신을 못 가졌다”면서 “민주당의 존재이유를 스스로 김 빼버리면서 야권단일화 논의의 모멘텀이 잃게 됐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제1야당 후보로서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어야 했는데, 당대표와 원내대표 (친노 백의종군)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다”면서 “친노 핵심 참모그룹 9명 퇴진도 안철수가 요구한 쇄신안은 아니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반면 유창선 박사는 “처음에는 문 후보가 구애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지금은 안철수와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단일화 국면에서 (문 후보가)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유 박사는 다만 “문 후보의 발동이 늦게 걸렸다”고 진단했다. “참여정부 인사의 2선 퇴진과 정치혁신 등은 문재인이 결단을 내렸어야 하는 문제였다”며 “예를 들어 지도부 퇴진 문제의 경우 김한길 체제가 아니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하면 되는데, 부차적인 문제 때문에 혁신의 상징적인 장면을 놓치고 갔다”고 말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도 “11월 초순이 되면 단일화의 무게 중심이 문재인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 후보 측이 초반 긴호흡을 갖고 간 측면도 있다. 경선 때부터 문 후보의 워딩을 보면 안 후보를 자극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안 후보가 정치개혁안을 내놓자 본격적인 경쟁구도로 갔고 바로 이 지점에서 문 후보가 일부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 기간이면 역전이 가능하다. 안 후보로선 어려운 입장”이라며 “안 후보의 유일한 버팀목이 지지율밖에 없었는데, 문 후보의 자체적인 동력과 (정치쇄신안 발표 이후) 안 후보의 고립되는 현상이 (맞물리면서) 안 후보로선 불리한 구도”라고 말했다.

“안철수 리더십, 야권단일화 논의서 걸림돌 될 수 있다”

김능구 발행인은 “야권이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민주당이 좋아서 지지한 유권자는 5%가 채 안 됐다. 이후 나타난 안철수 현상으로 새누리당은 당명도 바꾸는 변했는데, 민주당은 ‘중통합’에 그치면서 불완전한 통합과 혁신에서 출발했다. 때문에 총선에서도 패배했고 대선후보 경선은 예비리그로 규정됐다”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안철수 후보의 대선 출마 배경도 민주당의 불완전한 통합과 혁신이 아니냐. 안 후보 같은 경우는 자신의 계획대로 가고 있다”면서 “그러면 민주통합당은 지금과는 달랐어야 했다. (그런데 당 내부에선) ‘문재인-안철수’ 누가 되더라도 이기는 것이 아니냐는 안이한 발상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안철수식 개혁안과 야권단일화 전망이 이어졌다. 먼저 유창선 박사는 “처음 출발하기전 광풍을 생각해보면 안철수 바람이 약해졌다”면서 “무소속의 한계와 선거 캠페인과 관련, 그날그날 움직이는 그림을 만드는 것에 있어서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유 박사는 야권단일화 시점과 관련, “안 후보는 11월 10일 이후에 논의에 들어가기를 원하지만, 이 상황에서 단일화 시간을 더 끌 수 있는 명분이 취약한 상태”라며 “안 후보가 수세적인 상황에서 민주통합당은 압박할 것”이라며 결국 양 후보 모두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 박사는 거듭 “(내달) 10일 동안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다는 것은 수세적인 상황을 의미하고 그 사이에 야권 지지층 일부가 빠져나갈 수도 있다”면서 “그러면 결국 여론조사 방식밖에 남지 않는데, 그렇게 만든 것은 안 후보로, 단일화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가는 것”이라며 내달 5일 전후로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전망했다.

박상헌 박사는 “안철수 리더십이 야권단일화 논의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안 후보가 해왔던 행동에 비춰보면 단일화 논의를 끝까지 늦출 가능성이 높다”면서 “단일화 피로증이 쌓여서 후보단일화의 흥행성을 급격히 낮출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예상밖으로 충격이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택수 대표는 “단일화를 11월 25일에 할거라면 (11월) 초에는 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도 “안 후보가 지지율 우위를 점하기 위해 최대한 늦게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뒤 단일화 실패로 3자 구도가 될 경우 야권으로선 필패라고 말했다.

김능구 발행인은 “단일화 문제가 제기될 때부터 과연 ‘안철수가 누구인가’ 라는 문제가 급부상할 수 있다”면서 안 후보가 정권교체 이후 국정운영 비전을 담은 운영 프로그램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문 후보 보다는 안 후보가 경쟁력 면에서 낫다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와 안 후보 간의 대결은 “과거와 미래의 게임이다. 박근혜 후보가 각종 어젠다를 던져도 안 후보로 되는 순간 과거 대 미래 구도가 된다”면서도 “이는 보수와 진보개혁의 전선보다 선명하다”고 덧붙였다. / [폴리뉴스 최신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