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의 금융시대는 결제 방식도 바꿔놓고 있다. 현금이나 카드결제 대신 모바일결제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 기어S3에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를 적용했다. <사진=연합뉴스>
▲ 손 안의 금융시대는 결제 방식도 바꿔놓고 있다. 현금이나 카드결제 대신 모바일결제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 기어S3에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를 적용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준완 기자] 모바일 금융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은행지점의 공간개념이 사라졌다. 언제 어디서나 입출금은 물론 계좌개설과 대출까지 가능해진 시대가 바짝 다가왔다. 

모바일 금융시대의 빛은 단연 업무의 편리성이다. 은행 영업점까지 오가는 시간과 대기시간까지 1시간 남짓 걸리던 금융업무가 내 손 안에서 단 10분이면 깨끗하게 끝난다.

손 안의 금융은 은행업무뿐 아니다. 모바일을 통한 주식거래는 금융거래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최근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등 새로운 컨셉의 투자모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보험상품 가입도 보험영업사원의 대면 방식에서 비대면으로 급속히 중심이동 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상품설명을 확인하고, 모바일로 상담하고 가입하면 그만이다. 

이렇듯 모바일금융의 대세는 젊은층에게는 환호 받을 만한 사건이지만, 중년층 이상 특히 노인에겐 눈 뜬 장님이 될 수밖에 없다. 이른바 디지털금융 소외계층이란 신조어가 탄생하고 있다. 

'함께하는 금융' 시대 만들어야

사실 노인들은 모바일·플랫폼·디지털금융이란 단어부터 생소하다. 게다가 써니·위비·썸뱅크 등 모바일플랫폼 브랜드는 더욱 아리송할 따름이다. 

특히 노인들은 영업점의 ATM도 다루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인터넷 브라우저를 통한 금융거래도 아니고,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모바일 금융시대를 갑자기 맞이하게 됐다. 

이렇듯 노인들에겐 요즘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금융의 편의성에 대해 ‘그들만의 금융세계’라고 서운해 할 만하다. 

모바일 금융이 진화할수록 중년층 이상의 디지털 금융 절벽은 넘사벽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과 일부 은행에서 고연령층을 위한 전담창구 개설이나, 모바일 플랫폼 사용 교육, 텔레뱅킹 서비스 강화, 큰 글씨 모바일 서비스 등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이나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노인들과 디지털 금융의 소외계층들도 함께 할 수 있는 내 손 안의 금융시대를 만들어가는데 더욱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손 안의 금융에는 이렇듯 어두운 면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모바일화가 급진전되면서 현장영업과 영업점들의 폐쇄로 인한 실업자 양산이란 새로운 고민거리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금감원 등 금융기관에 따르면 은행들의 영업점 정리 및 조정은 매년 급격히 늘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들은 영업점 축소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인력재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한국씨티은행은 전국 영업점의 80%를 통폐화시키는 문제로 노사간 타협이 안되고 있다. 사측은 디지털금융 시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영업점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며, 노조는 전국 133개 영업점 중 100개 이상은 남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2016년 말 전국 은행 영업점 수는 7103곳으로 2015년 말보다 175곳이 줄었다. 최근 4년 동안 4대 은행 영업점으로 보면 10% 가량이 없어지거나 통폐합됐다.

지난해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선 2020년까지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보고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앞으로 은행원은 인공지능 로봇에 의해 96.8%가 대체될 수 있다는 공포스런 예측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 손 안의 금융시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소외되는 계층에 대한 배려 정책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맞물려야 그림자가 짙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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