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이 초청? 어색, ‘우리가 남이가’식 당청 관계 걱정돼”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ejlee@polinews.co.kr
▲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ejlee@polinews.co.kr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를 초청해 만찬을 가진 것을 두고,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이 “청와대와 여당 관계에 매우 걱정이 많다”면서 우려감을 표했다.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은 2일 국회에서 열린 24시간비상국회 운영본부 회의에서 “어제 청와대에서 있었던 만찬 자리가 참 이상하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우 최고위원은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청와대에 가는 것은 대통령 초청에 응해 가는 것이 일반적인 예인데 대통령 비서실장 초청으로 식사 자리를 한 것은 참 어색하다”며 “대통령 주재 자리에서 (논의가) 있을법한 현안과 인사 난맥상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한 것도 참 이상”하다고 밝혔다.

우 최고위원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나가자’, ‘이기자’ 등을 건배사로 했다고 하는데 이 말이 ‘우리가 남이가’로 들리는 것은 괜한 오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청와대와 여당 관계에 매우 걱정이 많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우 최고위원의 발언은 김기춘 비서실장이 취임한 이후 ‘공작정치’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데 오히려 김 실장은 ‘왕실장’ 행보를 더욱 강화하고 있고, 여당은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거수기’로 전락하는 우려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비서실장은 법무장관 재직 시절인 지난 1992년 대선 직전에 부산 초원복집에서 기관장들을 불러 ‘우리가 남이가’라며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불법 대선개입을 한 바 있다. 청와대에서의 이번 만찬을 계기로 2013년 판  ‘우리가 남이가’ 식의 공작정치가 부활되는 게 우려된다는 게 우 최고위원의 관측이다.

한편, 김기춘 비서실장은 지난 1일 최경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원내대표단 10여 명을 서울 삼청동 비서실장 공관으로 초청해,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청와대측에서는 김 실장을 비롯해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 등 3실장 모두와 수석비서관 9명 전원 및 주광덕 정무 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전체 인원은 29명이었다. 이번 모임은 김 실장이 지난 8월8일 임명된 후 54일 만에 처음이다.

김 실장은 이날 모임에서 ‘왕실장’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언급하며 “언론들이 하도 그래서(써서) 운신을 못하겠다. 방구 뀐 것까지 다 소문이 난다”고 말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김 실장은 “언론이 나를 과대 포장해서 부담스럽다”며 “나는 대통령의 뜻을 밖에 전하고 바깥 이야기를 대통령께 전할 뿐이다. 옛날 말로 승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한 의원이 “서청원 전 대표는 참 좋은 분”이라고 하자, 대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의원이 “축첩을 해도 야당이 나무라지 않으니 앞으로도 검찰총장 하기 쉬워졌다”고 말하자, 김 실장도 웃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모임에서는 ‘나가자’(나라와 가정과 자신의 발전을 위하여), ‘이기자’(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자), ‘우하하’(우리는 하늘 아래 하나다) 등의 건배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술은 와인을 한 잔씩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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