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지지율 하락 가시화되자 친노 백의종군 솔솔…핵심은 ‘친노좌장 이해찬’ 포함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문재인 캠프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문재인 캠프

총체적 난국이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지 꼬박 한달 만에 민주통합당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당 대선 경선 13연승의 주인공이자 추석민심에서 지지율 상승 추세 전환에 성공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도 위기에 직면했다. 

지지율은 20% 안팎에서 고착됐고 캠프 조직의 리더십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문 후보의 지지율도 당의 리더십도 조직의 피드백도 모두 정체됐다. 당 내부에서 “문재인 후보 혼자 뛰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도 이런 까닭에서다.

민주통합당이 리더십 부재에 시달리는 사이 새누리당은 NLL(서해 북방한계선) 이슈를 전면에 내세워 친노 비토층을 갈라 쳤고, 야권단일화 공방전에선 무당파층의 ‘안철수 지지’를 고착화시켰다.

그러자 문 후보의 정책-민생 행보가 모두 가려졌다. 노동계 끌어안기에 나선 문 후보도 보이지 않고, ‘일자리혁명’ 구호도 들리지 않는다. 당이 갈피를 못 잡자 문 후보는 새누리당의 색깔론 공세와 안철수 현상 사이에서 어정쩡한 포지션을 잡게 됐다. 무당파층과 호남민심의 ‘안철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7∼18일 전국 성인 남녀 1천500명을 자동응답전화조사(가구전화 RDD 80%+휴대전화 RDD 20%) 방식으로 조사해 19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다자대결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은 전일(18.9%) 대비 0.8%p 상승한 19.7%를 기록했으나, 20%대 돌파에는 실패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p다.

반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43.6%,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29.3%를 기록하면서 2강 구도를 더욱 고착시켰다.

문 후보는 야권단일후보 여론조사에서도 33.2%에 그치면서 안 후보(44.8%)와의 격차가 11.6%p로 벌어졌다.

특히 문 후보는 호남과 2040 세대 지지율, 중도-진보층에서도 모두 밀렸다. 광주·전남에선 안철수 67.1% > 문재인 26.1%, 전북 안철수 48.3% > 문재인 47.1%를 각각 기록했다.

세대별 지지율에선 20대 안철수 58.3% > 문재인 24.4%로 더욱 격차가 벌어졌고, 이 구도는 30대(53.9% > 33.3%), 40대 (45.8% > 35.5%)에서도 이어졌다.

중도층에선 안철수 53.1% > 문재인 33.4%, 진보층에선 안철수 51.4% > 문재인 33.1%, 민주통합당 지지층에선 문 후보가 52.5%로 안 후보(40.1%)에 비해 12.4%p 앞섰으나, 반대로 당 지지층에서도 안 후보에게 40%나 뺏긴 셈이 되면서 후보 경쟁력에 비상이 걸렸다.

민주, 친노 백의종군 범위 어디까지 하나? 논란 가열될 듯

“문 후보의 지지율이 많이 빠졌다. 총체적 위기다. NLL 등 이슈에서 계속 밀리고 있다. 조직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 한 관계자가 이날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한 말이다.

문 후보의 지지율이 추락하자 친노가 벼랑 끝으로 몰렸다. 당의 총체적 위기 화살이 친노로 향하고 있다. 지난 4.11 총선 공천을 시작으로, 6.9 전대 전후 ‘이해찬-박지원’ 담합, 이후 문 후보까지 가세하면서 불거진 ‘이·박·문’ 담합 논란의 정점에 있는, 친노 패권주의가 과녁이 됐다. 친노 백의종군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까닭이다.

문재인 캠프 선대위 총무본부장인 우원식 의원은 지난 12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용광로 화룡정점으로 이해찬 대표가 백의종군을 심각하게 고려해줬으면 좋겠다”며 친노 백의종군론을 들고 나왔고, 이낙연 의원도 전날(18일) 광주시의회 기자간담회에서 “당내에서 특정인 2선 후퇴와 특정세력 백의종군 논의가 있다”고 말하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문제는 친노 백의종군의 범위다. 핵심은 이해찬 대표의 포함 여부다. 이 대표가 포함된 친노 백의종군이냐, 이 대표가 빠진 친노 백의종군이냐, 이것이 딜레마다. 비노 진영에선 이 대표의 백의종군 없이는 “쇄신 선대위가 될 수 없다”며 강하게 압박하고 있으나, 실현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다.

당과 캠프 조직이 리더십 부재에 허덕이는 가운데,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동력이 있을지도 미지수이고, 이 과정에서 비노계파연합이 분화되면서 주도권 다툼에 들어갈 경우 당은 야권단일화도 대선도 물 건너가게 된다.

당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당 내부에서 이해찬 대표가 포함된 친노 백의종군 논의가 있는 것은 맞지만, 실제 이 대표가 백의종군을 선언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하며 이해찬-박지원 2선 후퇴론을 일축했다.

친노진영은 캠프 실무진에 포진된 김경수(수행 담당), 양정철(메시지) 윤건영(일정), 소문상(정무), 정태호(전략) 등이 백의종군을 선언하는 선에서 당 쇄신 논란을 매듭짓는다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동안 안팎에서 “이해찬-박지원이 포함된 선대위는 화합 선대위는 될지언정, 쇄신 선대위는 안 된다”며 이들의 전면적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던 만큼 문 후보로선 책사 이 대표를  안고 갈 수도, 내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안 후보 측의 정치쇄신안이 친노좌장 이 대표를 겨냥했다는 분석도 많아 문 후보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방법은 요원하다. 문재인 캠프 내 NLL, 정수장학회 등 정치이슈의 전선을 가를만한 저격수도 없는 상태고 조직 가동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말도 나오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졌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통합당은 안 후보가 제시한 ▲협력의 정치 ▲직접민주주의 강화 ▲기득권 내려놓기 등 3대 혁신안에 “공감한다”고 말하면서 후보단일화 공을 떠안게 된 점은 향후 부담으로 남게 됐다. 정치혁신 방안의 각론인 선거구제 개편, 개헌 등의 이슈를 역제기, 단일화 공을 떠넘기는커녕 수세적인 자세를 취함으로써 단일화 국면에서 문 후보의 입지를 좁혔다는 얘기다.

당 일각에선 이 대표 퇴진 대신 대선 이후 신당 창당을 통한 2차 빅텐트를 내걸고 단일화 국면은 물론 수세에 몰린 대선국면을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져 문 후보로선 친노 백의종군론을 둘러싼 복잡한 셈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당의 총체적 난국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문 후보의 지지율 상승밖에 없는 셈이다.

한편 정치컨설턴트 김능구 e윈컴 대표는 이날 MBN <고성국의 시사콘서트 정치 in>에 출연해 친노 백의종군과 관련,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까지 포함된 친노의 백의종군 선언이 야권후보단일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친노의 백의종군을 통한 정치쇄신안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 [폴리뉴스 최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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