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 대선진단]“새누리 NLL공세, 문재인 그만큼 문제가 없다는 반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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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이은재 기자>

민주통합당 우원식 의원은 대선후보 당내경선 당시 손학규 후보 쪽에서 캠프 부위원장을 맡아 뛰었다. 그런데 문재인 후보가 캠프 총무본부장으로 요청한 데 대해 처음에는 “황당했다”고 말했다. 그 만큼 의외였다는 이야기다. 그의 부인조차 만류했다는 전언이다.

그럼에도 우 의원은 총무본부장직에 나선 것에 지난 12일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대선진단] 인터뷰에서 “문재인 후보가 힘을 한데 묶어서 정말 쇄신하고 싶어 하고, 정말 용광로를 만들어서 하나의 민주개혁진영을 만들고 싶어 한다는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 의원은 당 쇄신과 관련해 개인의견임을 전제로 “이해찬 대표는 문재인 후보 선출 이후 당대표 권한을 선대위에 위임하는 등 여러 가지 전향적인 조치들이 있었지만, 당내 패권주의라는 지적도 있었고,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상징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용광로 선대위의 화룡점정으로 이해찬 대표가 백의종군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무소속 대통령론’에 대해 “별로 적절하지 않다”며 “민주당에는 실패한 길도 있고 성공한 길도 있다. 이런 길이 민주당 안에 녹아 있다. 민주당은 민주개혁진영의 중심이고 새로운 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유력한 토대”라고 말했다.

나아가 우 의원은 안 후보의 민주당 쇄신요구에 대해서도 “(안철수 후보는) 바깥에서 정당의 상은 만들지 않으면서 무조건 ‘쇄신하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맞지 않다”며 “정당쇄신을 이야기할 때 알아들을 수 있는 화법으로 이야기하라”고 불편해 했다.

또 그는 “안철수 후보는 사실 당 바깥에서 정당의 쇄신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쉽다”며 “말로는 (누구나) 할 수 있고 형상을 분명하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쇄신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송호창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안철수 후보 진영으로 합류한 데 대해 “(송호창 의원의 탈당은) 원칙적으로 옳지 않다”며 “송 의원의 안 후보와의 개인적 관계는 잘 알고 있지만, 전략공천 받아서 당 이름으로 출마하고 그 지역 지지를 받아 국회의원 당선된 지 이제 6개월도 채 안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근혜 후보·새누리당을 이기고 정권교체 하기 위한 후보단일화는 여기 남아서도 얼마든지 할 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에 대해 “안철수 후보란 실체가 아닌 지난해에 발생한 ‘안철수 현상’은 기존정치에 대한 부정이 낳은 것”이라며 “정치 불신이 낳은 일란성 쌍생아가 ‘안철수와 문재인’이며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이 낳은 ‘안철수 현상’의 민주당 버전이 문재인 후보”라고 말했다.

또 우 의원은 새누리당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4정상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발언의혹 공세에 대해 “확인되지도 않았고 당사자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첫 검증카드로 들고 나온 걸 보면 문재인 후보한테 정말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걸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새누리 문재인 NLL 검증카드, 문재인에게 정말 특별한 문제가 없는 걸 반증

▶ 각 캠프에서 선대위 체제 구축이 거의 완료됐다. 동시다발적으로 발표하고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그때그때 보완해갔던 과거 선대위와는 달리 이번에는 피라미드 형식으로 점차적으로 구축하는 면이 특이하다. 문재인 후보 캠프는 어떤 차별성을 갖고 있나?

- 문재인 후보 캠프는 ‘민주캠프’ ‘미래캠프’ ‘시민캠프’ 이렇게 세 개 캠프가 후보 중심의 방사형으로 (형성)되어졌는데, 다 독자적이면서 수평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인선에 있어서도 기본적으로 전체 인사위원회를 구성해 그쪽에서 점검도 하지만, 사람이 참여하는 수준이나 속도 등이 캠프마다 조금씩 다르다.

‘민주캠프’는 당직자나 각 후보진영 경선 과정에 참여했던 분들이 중심이 되다 보니까 아무래도 좀 빨리 (구성이) 됐고, ‘시민캠프’는 시민사회에 있었던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면서 이제 막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미래캠프’도 이제 참여하겠다는 사람들이 계속 모이고 있어서 차츰차츰 윤곽이 드러나는 상황이다. (이 3개 캠프들은) 수평적이면서 독자적이기 때문에 진행되는 속도 등에서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

▶ 추석 이후 안정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는 후보가 문재인 후보이다. 지지율이 상승세로 돌아서고 무엇보다 여야 1대 1 가상대결에서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앞지르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데?

- 박근혜 후보는 추석 전에 과거사 문제로 (지지율이) 하락하다가 사과하면서 대개 정체되어 있는 형국인 것 같다. 안철수 후보 같은 경우는 그전에 워낙 성직자 같이 사셨던 분인데다가 정치에 몸담고 있지 않아서 약간 신비감도 (더해져서) 굉장히 높은 지지를 받아오다가 검증이 시작되면서 좀 빠지는 형국이다.

문재인 후보는 당 후보가 돼서 올라 왔는데, 그전까지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의 친구, 친노의 수장, 참모 또는 비서실장 등의 이미지 때문에 지도자로서 약간은 제한적인 면이 있었다. 그러나 당 후보가 되고 난 이후 캠프를 구성하고 용광로 선대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굉장히 진지하고 진솔하고, 그러면서 방향을 제시하는 지도자적인 면모를 보이면서 약간의 상승 국면으로 (전환되어)가고 있다고 본다.

▶ 내일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에 의하면 대통령으로 당선돼서는 안 될 후보로 박근혜 후보가 20%후반, 안철수 후보는 17%대 정도였던 데 비해 문재인 후보는 4.6%로 거부반응이 크지 않았다. 이에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NLL 비밀대화록’ 문제는 문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 아니냐는 견해가 있다?

- 그렇다, 문재인 후보를 검증하려고 시작하는 것 같은데…. NLL 문제만 하더라도 이미 당사자들이 나와서 그런 일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확인되지도 않았고 당사자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첫 검증카드로 들고 나온 걸 보면 문재인 후보한테 정말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걸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첫 카드로 들고 나올 때는 확실하고, 입증이 되어 있는 증거를 들고 나오지 않나? 안철수 후보만 하더라도 다운계약서 들고 나와서 (안 후보가_ 바로 사과했다. 그랬듯이 검증을 제기하는 쪽에서 그 이후에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첫 검증은 꼼짝 못할 만한 확실한 것을 들고 나왔어야 했다.

북풍 때문인지 또는 너무 검증할 게 없어서인지, 확인되지 않은 걸 들고 나온 것은 그쪽이 망신스러운 것이다. 다른 면으로 보면 문재인 후보에게서 잡을 흠이 별로 없다는 걸 사람들에게 인식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 누가 그러한 의혹제기를 했느냐의 측면도 중요하다. 이명박 정부에서 2009~2010년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지낸 정문헌 의원이 그런 말을 했기 때문에 허황된 소리는 아니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존재하는데?

- 검찰에서 그런 경우가 얼마나 많았나. 최근 검찰이 이야기하면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나겠느냐는 심정으로 사람들이 바라봤는데, 한명숙 전 총리 문제도 그렇고 최근 양경숙 라디오21 사건과 관련한 박지원 원내대표 문제도 그렇다. 검찰이 사실 확인도 안 하고 흘리기까지 하지 않나?

정문헌 의원이 그런 위치에 있었다면 당장 뭔가 내놓고 꼼짝 못하게 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 위치 때문에 “그럴 것이다”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렇지 않은 면이 더 많고 그 위치에 있었다고 신빙성이 있다는 얘기는 정말 낭설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현혹된다.

당사자들이 나와서 아니라고 하면 (정문헌 의원과 새누리당 측에서) 빨리 증거를 대야지. (-박지원 원내대표가 새누리당 측에서 주장하는 국정조사를 거부한 것도 증거를 먼저 대야 응하겠다는 입장인가?) 그럴 수 있다. 그만큼 자신 있다는 말이다.

문재인 열린우리당 창당 사과, 적절했고 참 잘하신 일

▶ 문재인 후보가 추석을 앞두고 광주에 가서 지난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을 사과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야당의 주요한 지지기반 중 하나가 호남이다. 오랫동안 소외받고 과거 군사독재정권에 탄압받으면서 호남정서가 한편으로는 지역주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민주개혁’이라고 하는 변화에 대한 욕구가 있다. 는데, 이는 민주개혁진영의 중요한 부분이다.

열린우리당 또는 참여정부 초기에 호남 사람들의 참여정부에 대한 기대와는 또 다르게 굉장히 섭섭했던 구석들이 몇 가지 있다. 민주당과 분당되는 과정이나 대북송금특검 등의 부분에서 서운한 점이 있어 섭섭한 마음들을 갖고 계시다.

호남이 새로운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서 참여정부에 대한 섭섭함으로 남아 있다. 이에 참여정부의 주체세력 중 한 분인 문재인 후보가 가서 그 부분에 대해 언급한 것인데, 저는 그것이 적절했고 참 잘하신 일이라고 생각한다. 민주개혁진영을 다 합쳐 선거를 치러도 한 2~3% 이기는 게 우리 선거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 모아야 된다. 그런 점에서 잘 하셨다고 본다.

▶ 그러나 한편으로는 너무 표를 의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열린우리당 창당이 민주개혁세력의 힘을 약화시킨다고 보면 애초에 창당하지 말았어야 하는 게 옳지 않았느냐는 지적인데?

- 저도 열린우리당의 일원이었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분당과정에서 막판에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그것을 입장에 따라 달리 볼 수 있다. 예로 낙하산 공천으로는 절대 공천이 안 됐을 제가 상향식 공천방식인 국민참여경선 때문에 (국회의원으로) 뽑힐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열린우리당이 했던 기여도 상당하다.

그러한 경선방식 갈등도 생겨나면서 (결론적으로) 분열했다는 점에서는 호남 또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섭섭함으로 남았을 수 있다. 또 한편으로 공이라면 국민의 의견을 더 받아들이는 상향식 공천, 정당혁신을 이루어진 점이다. 공과가 다 있다. 문재인 후보가 이번에 내려가서도 그러한 과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했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안철수 현상’의 민주당 버전, 文과 安 ‘안철수 현상’의 쌍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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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이은재 기자>
▶ 추석 무렵 일시적으로는 호남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했지만 얼마 뒤 안철수 후보가 여수부터 목포, 광주, 전주 등을 돌면서 문 후보의 지지율이 다시 하락했다. 실제 호남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압도적이지만 실망감도 엄청나다. 민주당을 구시대 구정치를 하고 있다고 보면서 쇄신과 새 정치를 바라는 민심이 그러한 현상을 불러왔다고 보는데?

- 소위 안철수라는 실체 말고 ‘안철수 현상’, 이는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이 낳은 현상 아니겠나? 민주당 경선에 대선후보들이 나와 선거를 치렀는데, 이를 전통적인 정당원·대의원 경선 방식으로 했다면 아마 문재인 후보가 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오픈프라이머리로 하고 모바일선거를 도입하면서 문재인 후보가 된 것이다.

그 얘기는 정치 불신이 낳은 ‘안철수 현상’의 민주당 버전이 ‘문재인’이라는 것이다. 또한 정치 불신이라고 하는 토대가 낳은 일란성쌍생아가 안철수와 문재인이라는 거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정당을 갖고 있고 민주당의 대표라는 강점도 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민주당이 그동안 보여 왔던 모습 때문에 어려움도 갖고 있는 것이다.

저는 문재인 후보가 전라도에 가서 그렇게 말씀하신 데 대한 진정성을 호남의 정치인들은 받아들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중들은 아직 거기까지 가지 못했거나 또는 새로운 정치를 요구하고 정말 쇄신을 요구하는 그런 분위기가 높은 가운데 그동안 민주당이 보여 온 모습에 대한 실망이 현재 표현되고 있다. 이를 어떻게 조화시켜갈 것인가 하는 게 문제다.

그런 점에서 보면 금방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후보가 광주를 한 번 다녀와서 과거에 참여정부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본인의 진솔한 이야기를 했지만 그것이 정말 새로운 정치로까지 나아가는지 호남인들은 지켜보고 있다. 이는 꽤 유동적인 상황이고 두 사람을 다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현재 지지율이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는 것이다. 또 지역에 따라 차이도 있어 전남과 전북이 다르고 광주가 또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면서 우리 당에 갖고 있는 호남인들의 불신을 극복해가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문재인 후보도 이 문제를 진솔하고 진지하게 접근해갈 때 넘어설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결국 두 후보의 ‘호남민심 얻기’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볼 수 있겠다?) 그렇다. 비로소 호남에서 일합(一合)한 것 아니겠나? (웃음)

문재인, 정말 쇄신하고, 하나의 민주개혁진영을 만들고 싶어 한다

▶ 지난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도 제기된 민주당 쇄신과 관련해 지금 김영환 의원도 적극 주장하고 있고 소위 당내 비주류는 세미나를 열어 진지하게 논의하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는 지금 요구되어지는 당 쇄신에 대해 제대로 잘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 문재인 후보가 당 쇄신을 크게 이야기하는 게 ‘용광로 선대위’다. ‘용광로 선대위’라는 건 계파를 다 넘어서겠다, 그리고 당과 바깥을 넘어서겠다, 서열을 중심으로 하지 않고 선수와 나이 등도 넘어서서 능력 중심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한 사람이 의사결정해서 탑다운 방식으로 하지 않고 민주적 논의구조로 만들어서 수평적 네트워크로 하겠다는 것이다.

비효율적인 면도 있겠지만 그러한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선대위원장이 열 분이라 비효율로 보이긴 하지만, 거기서 논의하면서 역할이 차츰차츰 나뉘어져 간다. 본부장 회의도 특별히 총괄본부장이 있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논의하는 과정에서 역할이 차츰차츰 나뉘어져 가고 있다. 시민·민주·미래캠프도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쇄신이라는 게 손에 잘 안 잡히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이런 실험을 하고 있다. “그걸 정말 믿을 수 있겠나” 하는 이야기 많이 하시고 또는 “결국 또 일부가 하게 되는 거 아니냐”는 말도 많이 한다.

(선대위에서) 저를 총무본부장 시킨 건 의외였다. ‘용광로 선대위’의 상징적인 (인사)라고 생각한다. 저는 민평련에서 누가 대통령후보가 되는 게 좋을지 표결을 하고, 그 결과 1등으로 뽑힌 손학규 후보를 어찌됐든 지원해야 됐기 때문에 그쪽에 가서 열심히 도왔다. 제가 선대위 부위원장을 맡아 했다.

그런데 문재인 후보가 이걸(총무본부장) 맡으라고 해서 좀 황당했다. 총무본부장은 인사를 해야 되고 돈을 모으고 쓰는 데 있어 책임을 지는 사람, 그야말로 핵심측근에게나 시켜야 믿을 수 있지. 그래서 “내 자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이때 (문재인 후보가) “그래야 ‘용광로 선대위’ 되는 거 아니냐”고 하기에 며칠을 고민하고선 맡았다.

우리 집사람은 위험하다고 말리기도 했다. 사실 감옥 많이 가는 자리 아닌가.(웃음) 한편으로 ‘아니, 경선 때 돕지도 않은 분인데 이런 위험부담까지 안으면서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나라고 왜 없었겠나.

어쨌든 저에게 인사위원회 책임과 인사권을 맡기면서 (총무본부장 직을) 맡긴 것은 이런 의미를 둔 것 같다. ‘담쟁이 캠프’라는 것도 담에 이파리 한점한점 붙어서 타고 올라가듯이, ‘용광로 선대위’도 마찬가지로 문재인 후보를 도왔던 사람이나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를 도왔던 사람, 아니면 안 도왔던 사람, 당에 있던 사람이든 당 밖에 있던 사람이든 어디든 편견 두지 말고 고르게 (인선)해야 용광로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둘째로, 돈이라는 게 원래 한 군데로 모이면 썩기도 하고 봐줄 소지도 생길 수 있는데 이를 저에게 맡김으로써 정말 투명하게 관리하라는 요구로 받아들였다. 그렇게 되면 용광로 캠프 할 수 있겠다. 경선에서 자기 돕지 않은 사람에게 곳간 맡기는 건 입장 바꿔 생각해봐도 쉽지 않은 일이기에 그 진심을 의심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일을 맡았다.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 후보가 힘을 한데 묶어서 정말 쇄신하고 싶어 하고, 정말 용광로를 만들어서 하나의 민주개혁진영을 만들고 싶어 한다는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쇄신이라는 큰 가닥을 치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문재인 용광로 선대위의 화룡점정은 이해찬 대표의 백의종군(白衣從軍)

▶ 쇄신 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인적쇄신인데, 경선 전 ‘李-朴-文 연대’ 논란이 한 차례 있었다. 연장선에서 최근 ‘이해찬·박지원 2선 후퇴’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 안철수 정치개혁을 대개 세 가지로 이야기하더라. ‘정치혁신’ 그리고 그것을 위해 새 정치를 해야 되고 이때 열린 광장이라는 뜻에서 ‘플랫폼 정치’를 이야기한다. 그 방법으로 인터넷과 모바일 이야기를 하는데, 이는 이미 우리 당이 다 하는 일이다. 특권 없는 국회도 요청하고 있는데, 그것도 저희가 23개 법안을 내서 지금 열심히 토론하고 있다.

‘정당혁신’으로서 공천권을 국민에게 주자고 하는데, 이미 저희도 하고 있다. 시군구 기초의원의 정당공천권 배제 이야기도 하셨는데, 이것이 과연 맞는 방식인지 아닌지는 좀 이론이 있다. 기초의원선거 같은 인물검증시스템을 바깥에 두고 제대로 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는데 저희도 과거에 해봤는데 잘 안 됐다.

청와대로 이전한다거나 대통령 임명권을 10분의 1로 줄이는 등등 이야기를 하는데, 이때 안 후보가 이야기하는 방안에서 분명한 것은 기득권을 내려놓자는 것이다. 그중 우리도 많이 해봤다. 실험 결과 그렇게 가면 곤란한 점이 있다.

대통령 인사권 10분의 1로 줄이면 나머지 10분의 9는 어떻게 하겠나. 결국 관료에게 맡기게 될 것이다.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시대정신을 대표하는 사람이 임명권을 가져야 된다. 결국 시스템의 문제다. 적합한 사람을 어떻게 보낼 거냐 하는 문제다.

안 후보가 말하는 내용을 다 통틀어 정당이 갖고 있는 기득권을 내려놓자고 하는 데 대해서는 동의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당의 이박(李朴)연대 문제를 놓고 총선 지난 이후 비판도 많았고 경선 과정에서도 소위 당내 패권주의 말도 있었다. 일부 기득권에 대한 쇄신요구도 있었다.

이해찬 대표 문제는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이해찬 대표는 문재인 후보가 선출된 이후 당대표 권한을 선대위에 위임하는 등 여러 가지 전향적인 조치들이 있었지만, 당내 패권주의라는 지적도 있었고,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상징적 조치가 필요하다. 우리가 내려놓을 수 있는 기득권이 있다면 그런 (조치가) 있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제 개인적 입장이란 전제로 당내 쇄신의 상징, 당내 변화의 상징, 민주당이 이번 대선에서 당내 기득권을 내려놓는 상징으로 용광로 선대위의 화룡점정으로 이해찬 대표가 백의종군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저는 그렇게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방식으로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본다.

문재인 후보가 ‘용광로 선대위’를 만들기 위해 모든 걸 내놓고 있다. 실은 저에게 총무본부장 맡긴 것도 굉장한 기득권을 내려놓은 것이다. 모든 계파를 다 아울러서…. (-캠프에서 반발이 많았다고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보가 역지사지로 다른 캠프에서 중심적으로 활동했던 사람을 앉힌 건 쉽지 않았으리라 본다.

이처럼 문 후보가 기득권 내려놓고 용광로 캠프를 만들기 위한 이 모든 노력의 화룡점정은 어쩌면 이해찬 대표의 백의종군 아닐까 하는 생각을 요즘 해본다. 이는 다 제 개인적인 견해다.

송호창, 인간관계로 탈당한 건 원칙적으로 옳지 않다. 후보단일화 여기서도 얼마든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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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이은재 기자>
▶ 안철수 진영으로 옮겨간 송호창 의원의 탈당이 야권단일화에 도움이 될지 궁금한데?

- 안철수 후보는 사실 당 바깥에서 정당의 쇄신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쉽다. 말로는 (누구나) 할 수 있고 형상을 분명하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쇄신 이야기 할 수 있지만, 문재인 후보는 여기서 새 정치를 추진하기 위해서 용광로 캠프도 만드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민주당이 추구하고 문재인 후보가 추구하는 새 정치, 이 정치혁신의 방향을 보면 (송호창 의원의 탈당은) 원칙적으로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송호창 의원의 안철수 후보와의 개인적 관계는 잘 알고 있지만, 전략공천 받아서 당 이름으로 출마하고 그 지역 지지를 받아 국회의원 당선된 지 이제 6개월도 채 안 됐다.

그 지역에서 송 후보를 지지한 분들은 송호창 개인에 대해서 지지한 분들도 많았겠지만, 민주당 정신이나 방향 지지했기 때문에 지지한 분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 요구를 잘 수렴해서 갔어야 됐는데, 본인 개인적 생각이나 인간관계를 (더 중시해서) 그렇게 탈당하고 나간 건 옳지 않았다고 본다.

향후 적절한 시점에 과거세력·기득권세력, 박근혜 후보·새누리당을 이기고 정권교체 하기 위한 후보단일화는 여기 남아서도 얼마든지 할 수가 있었다. 그랬다면 더 좋았을 텐데 이는 원칙적으로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안철수, 정당쇄신 이야기할 때 알아들을 수 있는 화법으로 이야기해야

▶ ‘무소속 대통령 후보’를 놓고 安-文 공방이 이틀간 이어졌다. 정당후보론 공방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 (무소속 대통령은) 별로 적절하지 않다. 정당, 특히 민주당에는 김대중, 노무현도 있고 김근태도 있다. 국민이 우리를 볼 때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겠지만 긍정적인 부분들, 역사와 민주주의, 서민들의 삶을 놓고 정말 고뇌하고 고민한 부분들이 있다. 그래서 민주당에는 실패한 길도 있고 성공한 길도 있다. 이런 길이 민주당 안에 녹아 있다. 민주당은 민주개혁진영의 중심이고 새로운 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유력한 토대가 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 민주당에서 정치불신에서 비롯된 ‘안철수 현상’을 (타고) 무소속으로 나온 안철수 후보에게 “너는 안 된다”며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또 (안철수 후보는) 바깥에서 정당의 상은 만들지 않으면서 무조건 “쇄신하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맞지 않다. 협조적 경쟁관계로서 서로 화답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안철수 후보는) 정당쇄신을 이야기할 때 알아들을 수 있는 화법으로 이야기하시고, 민주당도 안철수 후보가 갖고 있는 약점을 보완해나갈 수 있는 쪽을 이야기하고, 그러면서 화답을 통해 서로를 상승시킬 수 있는 노력들이 좀 더 있어야 된다. 그런 점에서 ‘무소속 후보’ 관련한 이틀 동안의 공방은 적절했다고 보지 않는다.

▶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가 제안한 공동정부를 수용하는 발언을 했다가 곧바로 이를 번복했는데?

- 그건(공동정부는) 아직 말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문 후보는 문 후보대로, 안 후보는 안 후보대로 국민적 지지를 넓혀가는 정치지형이다. 두 후보는 ‘새누리당은 정말 안 된다, 새로운 정치의 길을 모색하자’는 쪽으로 경쟁을 하면서 국민은 두 후보의 해법을 보고 진정성을 보면서 국민적 지지를 만들어가고 그런 과정을 통해 단일화를 해야 한다.

이는 두 사람만의 단일화가 아니라 가치와 노선의 단일화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그런 점에서 협조적 경쟁관계의 길, 이를 우리가 가슴에 더 깊게 두고 서로 화답하는 경쟁을 해나가야 한다.

▶ 조국 교수나 김민웅 교수 등 일각에서는 두 야권 후보의 다툼이 격해져 자칫 잘못된 길로 가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하고 있는데?

- 그 경쟁이라는 게 어떤 면에서는 예각으로 부딪힐 때가 있다. 예각으로 부딪힌다는 건 그분들도 잘 알 것이다. 그럴 때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조화를 이루고 협조관계로 잘 발전시켜가야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에 조정국면도 만들어질 테고 서로 협조하고 조언하는 관계로 발전해갈 거라고 저는 생각한다.

문-안 경쟁, 정책으로 경쟁할 것

▶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의 교착상태는 어떤 과정을 거치며 변화할 것이라 판단하나?

- 이제 정책을 잘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특히 사회적 양극화가 심해지고, 부모들이 아이 낳고 기르고 취직시키는 일이 너무 고통스럽다. 이런 데 대해 누가 더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대안을 가져올 것인가를 국민은 볼 것이다. 한편으로는 뼈를 깎는 쇄신을 해야 하고 또 한편으로는 서민 삶의 문제에 대답하는 정책을 누가 더 분명하게 낼 것인가에 대해 경쟁하는 시기이다. 당분간 두 후보는 정책을 중심으로 경쟁에 나설 거라고 본다.

▶ 문재인 후보가 반드시 대통령이 돼야 된다고 생각하게 된 근거는?

- 가까이서 보니 노무현 대통령이 갖고 있었던 강점, 정직하고 소탈하고 서민 곁으로 갈 수 있는 품성을 지니셨다. 또 하나, 거기에 하나 덧붙이자면 소통할 수 있는 마음자세를 갖고 있다. 그리고 서민들의 삶에 대해 아주 가슴 아파한다. 특히나 이번 ‘용광로 선대위’를 꾸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그동안 우리 정당이 갖고 있던 여러 갈래를 다 포괄하고 싶어 하는, 넓게 말하면 ‘국민소통’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하고 있다.

거기에 이분은 민주당의 대표 아닌가. 앞서 이야기했듯이 민주당에 실패한 길과 성공한 길, 이 두 가지를 (문 후보는) 다 갖고 있다. 특히나 실패한 길에 대해서 요즘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 그걸 이야기할 수 있는 건 굉장히 용감한 것이다. 그렇게 우리 자신의 그동안 잘못했던 일, 부족한 점에 대해 인정하면서 성공한 길로 가려는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김근태로 이어져 내려오는 동안 민주당이라고 하는 이 정당정치 안에서의 여러 고민과 내용들, (특히) 지난 10년의 성과를 끝내고 17대 대선, 18대 총선에서 패배하고 난 이후에 정말 가슴을 쳤던 게 우리의 정체성인 민주화를 참여정부에서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다는 거다.

민주화운동의 출발도 대개 서민의 삶, 농민의 삶, 노동자의 삶에서 시작됐는데, 서민들의 삶의 핵심은 경제민주화다. 그러나 참여정부 때 이 경제민주화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관료들의 방해도 있었고 집권의 미숙함도 있었기 때문에. 그러면서 우리는 성공한 세력으로 국민에게 평가받지 못했다. 그 (결과가) 이후 대선과 총선에서의 실패였다.

다음번에 우리에게 기회가 주어지면 그런 일들을 아주 유능하게 해내야 한다. 문재인 후보는 민주당이 갖고 있는 여러 고민과 이러한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을 다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공한 정권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후보는 반드시 성공해야 된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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