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핵심 지지층 회복하며 서울서 역전
20대의 변심이 통합 상승 민주 하락에 영향
민주당 “당 지지율 하락을 예상했다”
고무된 통합당 “김종인 잘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무려 3년 10개월만에 정당지지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여파가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20대 청년층의 민심 이반이 큰 것으로 나타나 민주·통합 양당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통합당은 소위 ‘표정관리’하면서도 김종인 위원장에 대한 화색을 거두지 않고 있다.
확실한 상승 추세 통합당, 리얼미터 기준 민주당 역전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방송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2주차 주중집계(10~12일)에서 정당지지도의 경우 미래통합당(36.5%)이 더불어민주당(33.4%)에 비해 3.1%p라는 오차범위 내의 격차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창당 이후 최초이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예전 조사에서는 일간 조사 기준으로 하루 정도 통합당이 민주당을 잠깐 앞서는 정도였지만, 이번 조사의 경우 일간 조사에서도 전부 앞섰다. 10일 ‘통합당 36.3% 대 민주당 31.8%’, 11일 ‘통합당 36.5% 대 민주당 31.7%’, 12일 ‘통합당 37.1% 대 민주당 35.0%’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에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13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다른 기관들의 조사가 발표되지 않았기에 확실한 역전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추세 자체는 통합당이 확실한 상승 추세에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 결과의 경우, 통합당은 텃밭인 영남 지역에서 크게 지지율이 상승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5.7%p가 올랐고, 대구/경북 지역에서 5.4%p가 올랐다. 최근 최대 이슈인 부동산 정책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서울에서도 4.1%p가 상승했다. 홍 소장은 이를 두고 이날 통화에서 “핵심 보수 지지층들이 결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지역에서의 상승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여파가 크다고 설명된다.
정당 지지율 역전, 20대가 이끌어
세대별 결과에서는, 20대 연령층에서 통합당이 민주당을 역전한 것이 눈에 띈다. 전주 29.6%였던 통합당의 18~20대 지지율이 이번주에는 34.7%로 껑충 뛰어올랐다. 반면 민주당의 18~20대 지지율은 30.9%에서 28.6%로 소폭 하락했다. 홍 소장은 20대들의 지지 성향 변화에 대해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은 세대들은 민주당과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서울 지역에서의 지지율 하락은 부동산 문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 또한 미취업자들이 정부여당에 좀 더 비판적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면서 “20대들은 남녀 불문 민주당을 ‘기득권 세력’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고, 그럼에도 문재인 정권을 지지했던 20대 여성들이 최근 박원순·오거돈의 성추문에 실망해 지지에서 이탈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황 평론가는 20대들이 소위 ‘에코 세대’라고 불린다면서 “5060대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어 좀 더 보수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민 통합당 비대위원은 이러한 20대들의 성향을 두고 “20대들은 진보/보수와 좌/우를 떠나, 집권 세력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띄기 쉽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민주 “앞으로 격차 더 벌어질수도”
통합 “김종인 대표가 잘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역전 결과를 인정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윤후덕 의원은 12일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통합당과의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며, 민주당에 대한 엄중한 국민의 경고이기 때문에 더욱 더 경청하는 자세로 양당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 또한 13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러한 결과를 예측했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부동산 문제에 더해 민주당의 핵심적인 가치인 공정성 문제에서 민주당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기에 어느 정도 당연한 결과”라고 대답했다.
지지율 역전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이규민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부동산 이슈가 크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규제정책 중심이기에 정책의 수혜는 느리게 진행되고 손해는 재빨리 다가오기에 국민들이 크게 정치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다만 미래통합당의 정책이 대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기에 정당지지율 역전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통합당 정치인들의 경우 담담히 넘기는 분위기다. 김은혜 통합당 의원은 13일 통화에서 “통합당은 지난 총선에서 심판을 받은 당이다. 아직은 묵묵히 저희만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때”라며 “국민들에게 인정받기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태경 통합당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진중권 전 교수의 비판에 통합당이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약자 배려 노선으로 가야 하고, 그런 면에서 김종인 대표가 매우 잘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경우 당의 지지율 하락 추세에 대해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무래도 제일 큰 영향은 부동산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정치는 언제나 국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좀 더 그런 노력을 많이 해달라라는 채찍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해영 최고위원 또한 "부동산 문제와, 공정성 이슈 등에서 국민들 눈높이에 맞추지 못했다"며 비슷한 견해를 13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12일 사흘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5.3%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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