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대 국회 노동위 3총사, 노무현은 송곳-이해찬은 면도칼-이상수는 도끼로 회자”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폴리뉴스 정찬 기자] 참여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을 지낸 이상수 변호사는 “나는 가끔 노무현 대통령을 회고할 때 일본 전국시대 오다 노부나가라는 인물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13대 국회 노동위원회에서 당시 노무현, 이해찬 의원과 함께 노동위 3총사로 활약했던 이 변호사는 22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 뇌리에 어떻게 새겨져 있는지를 묻자 “한마디로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성격도 있었고요. 자기를 희생하면서도 뭔가 옳은 일이 있다면 소신껏 하는 성품이 있었던 사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오다 노부나가 그 사람도 괴짜면서도 할 일을 다하고 일본의 전국시대를 풍미했던 사람 아닌가”라며 “(추진력과 결단력에 있어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나 토요토미 히데요시보다는 오다 노부나가 더 나은 사람”이라고 노 전 대통령을 평가했다. 이어 “그분은 괴짜고 13대 국회에서도 상당히 돌출된 행동을 잘하고 열심히 하고 싸우는 사람”으로 회고했다. 

이 변호사는 13대 국회 노동위원회 활동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 이해찬 대표, 저는 서로 당은 다르지만 같이 연합해서 노동자를 위해서 많은 일을 했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송곳으로 쑤시는 것처럼 질문하고 이해찬 의원이 면도칼로 하는 것처럼 질문하고 마지막 제가 도끼로 팡 쳐서 문제를 해결했다는 그런 유머스러운 얘기가 전해져 내려온다”고 얘기했다.

자신과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에 “6.29선언 난 다음에 불행하게도 거제도 옥포조선소에서 이석규 노동자가 최루탄에 맞아서 사망했다”며 “앞으로 노동운동이 어떻게 전개될 것이냐 하고 불안할 때였다. 저는 서울서 국민운동본부에서 일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부산에서 일했다. 두 사람이 옥포에 가서 진상조사하면서 그때 만나게 됐다”고 했다.

또 그는 노 전 대통령의 명패 투척 사건에 대해 “여야가 합의해 국회 청문회에 전두환 대통령을 불렀다. 전두환은 처음에 답변을 하다가 이철용 의원이 ‘살인마, 제대로 해’라고 말하니까 그 다음부터 입을 다물고 묵비권을 행사했고 청문 위원들이 질문을 못하고 답답해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얘기했다.

그러면서 “일단 전두환이 퇴장한 뒤 청문 위원들이 모여서 다음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이런 청문회 해서 뭐하느냐 분통을 터뜨리면서 자신들의 무력감을 호소하는 의미로 자신의 명패를 이런 국회의원 필요 없다는 식으로 자기 앞의 명패를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은 과장해서 전두환 대통령을 향해 명패를 던졌다는 것은 맞지 않는 얘기다. 그 당시 자기의 분노감, 무력감, 솔직함, 이런 것이 그렇게 명패를 던져서 나 국회의원 못하겠다는 식으로 나타낸 것”이라며 “실제 그 후에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의원직을 사직하고 한참 있다가 다시 복귀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회고록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명패를 전두환에게 던진 게 아니라 구경만 하라는 통일민주당 지도부 지시에 화가 나 당 지도부를 향해 던졌다고 기술된 부분에 대해 “사실 청문회에서 통일민주당이 잘했다는 말이 많이 퍼져 있었다. 오히려 평화민주당은 준비를 잘 못해서 기대에 못 미쳤다는 얘기가 있을 때였다”고 술회했다.

이어 “그래서 통일민주당에서 소위조절해라 몸조심 하라 이랬을지 모르겠지만 그건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며 “제가 알기로 그런 말 듣고 노무현 대통령이 화낼 사람도 아니고 자기는 자기 무력감, 더 이상 못하는 구나. 분통 터져서 혹시라도 당에서 좋게좋게 하니까 화가 나서 했을지 모르겠다”고 개연성에 대해선 인정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