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권 악담질, 입부리 바로 놀려야”, “대북 인도적 지원? 美상전 장단에 맞춘 광대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말 시한의 북미 비핵화 협상이 꽉 막힌 가운데 북한은 미국과 한국 정부를 향한 비난 수위를 높여나갔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 대화 제의에 응답 않고 있는 북한의 다음 선택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1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로버트 데스트로 미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가 최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관여가 필요하다’며 인권문제를 거론한데 대해 “조미관계가 최대로 예민한 국면으로 치닫는 때에 이런 악담질을 한 것은 붙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가뜩이나 긴장한 조선반도정세를 더욱 격화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외무성 대변인은 데스트로 차관보가 지난 18일(미국 현지시간)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된 것에 따른 논평 요청에 “북한 내 인권 유린 상황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 같은 인권 유린 국가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관여를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외무성 대변인은 “유엔총회에서 반공화국 인권결의를 강압 채택시킨 것도 모자라 미국이 직접 나서서 인권문제를 가지고 우리를 걸고 들었다”면서 데스트로 차관보를 향해 “쥐새끼가 짹짹거린다고 고양이가 물러서는 법은 없다”, “입부리를 바로 놀려야 한다”고 원색적으로 공격했다.

또 그는 “우리 제도에 대한 체질적인 거부감의 발로이며 우리 국가에 대한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며 “미국이 인권문제를 걸고 들면서 우리 제도를 어찌해 보려 든다면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미국에 대한 경고와 함께 대남매체를 통해 한국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였다. 통일부가 인도적 목적으로 내년에 ‘5만t 쌀 지원’을 재추진하고, 세계보건기구(WHO) 북한 모자보건 분야 의료지원 사업 500만 불 등 지원을 하겠다고 한 것을 미국의 압력에 장단을 맞춘 ‘광대극’이라고 비난했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부질없는 놀음’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연말연시를 앞두고 이른바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을 떠들어대며 꼴사납게 놀아대고 있다”며 “남조선 당국이 떠들어대는 ‘인도주의적 지원’으로 말하면 미국의 압력에 눌려 북남선언 어느 한 조항도 이행하지 못한 저들의 가련한 처지를 가리기 위한 구차스러운 놀음으로 가소롭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순한 속내가 뻔히 들여다보이는 광고놀음이 아닐 수 없다. 그야말로 ‘희떠운 소리’”라며 “번번이 상대에게 무안과 거절을 당하면서도 이런 광대극에 계속 매달리는 걸 보면, 하도 미국 상전을 섬기며 수모를 받는 데 습관 되다 보니 이젠 체면 같은 걸 생각해볼 이성마저 다 마비된 게 분명하다”고 얘기했다.  

특히 “참을 수 없는 건 남조선 당국이 ‘임산부와 영유아 지원’을 운운하며 우리 여성들과 어린이들을 심히 우롱하고 모독하는 것”이라며 “우리 사회주의 제도 영상을 흐리기 위한 불순한 기도로밖에 달리 볼 수 없다. 부질없는 짓거리에 허비할 시간이 있으면 난장판 된 제 집안일에나 신경 쓰는 게 좋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북한이 이처럼 미국과 한국에 대한 비난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은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된데 따른 반발로 해석된다. 앞서 북한은 북미 비핵화협상 연말 시한과 관련해 미국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기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달 하순 열릴 노동당 전원회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중대 결단’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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