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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상생과통일포럼 리더십 최고위과정 8기 ⑥강] 안병진 “정치의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 22일 동국대·상생과통일포럼 리더십 최고위과정 8기 여섯번째 강의는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가 맡았다.

미국 정치 전문가 안병진 교수는 서강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 취득 후 미국 뉴스쿨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안 교수는 한국아메리카학회 이사, 한겨레 신문, 경향신문 컬럼니스트, 경희대 총장실 정책위원, 박원순 서울시장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경희사이버대학교 부총장과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장을 지냈다. KBS, SBS 등 미국 관련 다수 특집 방송에 패널로 출연했으며, 현재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아래 내용은 짧은 강연의 일부 내용에 대한 폴리뉴스의 요약이므로 원래 강연자의 다양한 맥락과 발언 취지의 일면만 소개하는 것임을 밝힌다.

 

지금 시대는 변화의 한가운데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학계에 있는 사람들이 현실 변화를 따라가기가 상당히 어렵다. 교수들은 각자의 전공에서 깊이 있게 탐구하는 연구자다. 그런데 전세계적으로 변화되는 추세가 한 분야에 깊이 있는 학자가 총체적으로 따라가기에는 변화가 너무 심하다. 지금의 거대한 변화는 오히려 현장에 계신 분들이 몸으로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강의의 핵심은 한국정치가 비관적으로 갈 것이라는 것과 현장에서 근육을 형성한 사람의 시대가 온 것 아니냐는 것이다. 비유를 하자면 지금은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죄수 운동법’이라고 철봉 하나로 현장에서 근육을 형성하는 게 지금 시대에 딱 맞다.

지금 사회의 거대한 변화를 읽는 데 책을 많이 읽는 것으로도 힘든 경우가 많다. 오히려 드라마와 영화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펠릭스 가타리가 한 '영화는 가난한 자를 위한 병원이다’라는 말이다. 영화는 그렇게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향유할 수 있다. 또 누군가는 영화를 '어머니의 자궁’으로 표현한다. 왜냐하면 불이 꺼지는 순간 우리는 무의식의 세계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새벽 3시에도 교통신호를 지킬 사람이라 하더라도 만약 영화 ‘아저씨’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좋아한다면 그는 그렇게 모범적이기만 한 사람은 아닐 수도 있다.

지금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드라마는 ‘왕좌의 게임’이다. 그 이전에 인기 있었던 드라마는 ‘하우스 오브 카드’였다. 거기에 나오는 대통령은 오바마와 같은 모범생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소시오패스에 가까운 인물이다. 그리고 ‘왕좌의 게임’을 보면 인간에 대한 묘사가 굉장히 탁월하다. 성선설로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의 속성에 대해 성찰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에서도 마찬가지다. 모범적인 인물이 나오는 드라마는 인기가 없다.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정의를 구현하는 사람이 등장하는 드라마가 인기 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계몽적 영화는 인기를 끌지 못한다. 왜냐하면 지금의 키워드는 분노, 혐오, 증오이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거제, 창원을 갈 일이 있다면 안타깝게도 10년 전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한국은 아직 '듀 프로세스(due process, 적법한 절차)'의 시대가 아니라고 본다. 아직 법적 지배 등의 공화주의적 민주주의가 문화로까지 정착된 사회는 아니다. 미국의 트럼프는 듀 프로세스에 전혀 관심이 없다.

나는 지금의 시대를 읽기 위한 무의식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는 집단 무의식을 읽어내는 전문가 층이 굉장히 얕다. 아직까지 한국에는 정치심리학을 전공한 학자층이 얇다. 따라서 여러분들이 현재와 앞으로의 한국사회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보려면 훌륭한 정치학자들의 책도 좋지만 집단 무의식을 읽을 수 있는 방식을 동원하는게 좋다.

한국 정치는 왜 역동적으로 혁신하지 못하는가?

나는 감히 한국 학계의 정치학 이론은 현재 한국 정치의 작동방식을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예를 들어, 한국정치에 관한 탁월한 이론서는 그레고리 헨더슨의 저서 『소용돌이의 정치』다. 이분의 논지는 한마디로 ‘성공하고 싶으면 서울에 살아라’다. 외국인으로서 한국 근대 초기에 이런 사실을 놀랍게 간파한 사람이다. 사실 한국정치의 문법을 이해하려면 서울중심주의를 모르면 이해하기 힘들다.

백낙청의 ‘분단체제론’은 한국의 보수와 진보의 극단적인 갈등을 분단체제로 설명한다. 그리고 진보적 정치학계에서 최장집 교수는 교과서와 같다. 그는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 '정치를 타협의 예술로 보지 않는다’며 한국정치 문제의 핵심은 정당의 발육이 지체된 것과 운동권 정서 때문이라 지적했다. 또한 최태욱 교수를 비롯한 정치학자들은 유럽식 정치제도,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가 개혁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나는 이들의 탁월한 논지에 공감하지만 이론적으로 완전히 채워지지 않는 약간의 공백도 있다. 서울중심주의라고 하지만 지방에서는 좋은 정치인들이 양성되고 있다. 분단 의식도 약화되고 있다. 최교수님의 지적도 통찰력 있지만 나는 이제 전통적 정당의 시대는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최근 제도권 정치에서 타협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경향도 늘어나고 있다. 오히려 진정으로 운동적 관점에서 정치를 바라보는 태도는 너무 적어지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버니 샌더스와 20대 정치인 AOC(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가 운동으로서 정치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처럼 운동으로서 정치를 하는 제도권 정치는 너무 약하다.

미국은 독일식 제도가 도입되지 않았고 제도적으로 큰 결함이 있는 제도인데도 왜 상대적으로 우리보다는 반응성이 좋을까? 독일식이 아니어도 양당제에서 우리 정치보다 반응성이 좋다. 미국 민주당에서는 버니라는 사회주의자가 들어가도 탄력적으로 수용된다.

이런 의문점에 나름의 답을 내려본다면, 최근 일부 지식인들이 비교정치학적으로 지적하듯이 우리의 80년대 민주화운동은 미국, 유럽의 68혁명과 결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단 오늘 이야기는 주로 한국의 리버럴 성향의 진영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세대에 대한 이야기는 그 단순화할 수 밖에 없는 경향성에 대한 이야기일 뿐 세대내 다양성에 대한 단언은 아니라는 걸 주의할 필요가 있다.

지금 미국 자본주의가 여전히 뛰어난 이유가 이 68혁명과의 관련성에 있다. 마찬가지 이유로 중국은 미국 같은 역동성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사상적 통제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중국의 많은 인구를 바탕으로 창조성이 발휘되더라도 제한적일 것이다. 이런 미국의 역동성은 68혁명으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다. 미국의 첨단 자본주의를 만든 사람들 중 68혁명 문화의 수혜자들이 많다. 학계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우리의 민주화 운동 출신들과 멘탈리티가 다소 다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기업의 CEO들은 민주화 운동 출신들에게 영감을 받지 않는다. 그건 일차적으로 기업의 혁신적이지 않은 멘탈리티도 문제이지만 민주화운동 출신들이 가진 통찰력의 크기와도 관련이 있다. 우리 민주화 운동은 다소 군사독재에 대한 반대와 레닌주의에 치우쳐 있었다. 더 나아간 사람들은 북한에 대해 온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68혁명은 진정한 의미의 가장자리 정신, 반골을 의미한다. 혁신은 비주류에서 나온다. 지금 미국의 제도권을 이 흐름 속에서 봐야 이들이 가진 끊임 없는 반응성, 끊임 없는 혁신성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당시 정치질서의 사이클과 맥락이 68혁명이 약했던 것이 치명적인 제약으로 작용했다.

안타깝게도 내가 속한 86세대는 한국사회에서 꽤 오랫동안 지배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이것이 안타까운 이유는 우리 세대가 68혁명적 스피릿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미국과 같은 짧은 역사의 나라에 비해 굉장히 훌륭한 사상적 수원지가 있다. 비록 지금은 그것과 단절되어 있지만, 미국이 감히 따라갈 수 없는 수원지를 가지고 있다.

동학은 당시의 코스몰로지였다. 만일 미국에서 동학운동이 발생했다면 세계사에 기록됐을 것이다. 오늘날 21세기에 이야기하는 코스몰로지를 당시에 성취했다. 다만 성리학의 완고성 때문에 조선시대에 혁신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 후 한반도에서의 레프트 운동은 아주 이념적인 공산주의 운동으로 경도됐다. 우리는 사상적 수원지로부터 일부만 이어졌고, 68혁명과 같은 자원도 없다. 그래서 나는 현단계의 지적 자원에 대해 비관적이다.

물론 균형적으로 보아야 할 점은 우리 민주화운동은 위대한 성취를 했다는 사실이다. 나의 부모님 세대는 오늘날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만든 위대한 세대들이다. 그들만큼은 아니지만 우리 세대들도 어려운 조건에서 훌륭한 성취를 이루었다. 오늘날 정의, 자유, 평등이라는 가치기반 리더십의 자원이 되고 있다. 리버럴 진영만 놓고 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가치 기반 정치를 했던 김근태 전 장관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대한민국에는 하버드, 예일, MIT 출신은 많아도 세계적인 리버럴 아트 칼리지 출신의 학자가 매우 적다. 미국의 리버럴 아트 칼리지는 리서치가 아니라 교육중심 대학이다. 어마어마한 심층학습을 한다. 대신 한국은 민주화 운동을 거치면서 비유하자면 길에서 리버럴 아트 칼리지를 다닌 셈이다. 미국 68혁명 세대도 우리처럼 길에서 치열하게 공부하지는 않았다.

이런 성취에도 한계는 있다. 우리는 상대적으로 미국식 프래그머티즘이 약하다. 기업에 있는 사람들은 경쟁에 직면해 실사구시적인 면이 많겠지만 우리 세대의 DNA에는 아직 프래그머티즘이 약하다. 그리고 길거리 버전의 리버럴 아트 스쿨을 다니면서도 다양한 사상적 조류를 토론하며 비판적, 문제해결형 능력을 익힌 것은 아니다. 그리고 밑에서부터 형성된 단단한 리더십을 배우지 못했다. 많은 이가 풍부한 현장을 경험하지 못한 채 리더의 자리까지 올라간 것이다. 또한 우리 세대가 가진 네트워크는 위대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연고주의가 될 우려가 상존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을 가지고 있음에도 공화주의를 배우지 못했다. 여기서 민주주의라는 것은 다수의 지배라는 협소한 의미다. 다수가 지배하면 그 사회가 건강한가. 그렇지 않다. 소수는 영구적으로 소수로 남을 수밖에 없다. 선거는 인구의 숫자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에는 상원을 두고 상, 하원이 서로 균형을 이루도록 하고 있다. 사회가 균형을 이루려면 보수와 진보 중 누가 집권하더라도 다수의 횡포를 막기 위한 견제와 균형 장치가 있어야 한다.

지금 트럼프가 위험한 것은 마피아 멘탈리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미국은 아직은 일부 견제와 균형이 살아 있는 곳이다. 뮬러 특검은 훌륭한 보수주의자로서 트럼프에 협력하지 않았다. 역설적으로 그게 트럼프에 대한 탄핵을 막는 장치가 되었지만 말이다. 또한 미국은 듀 프로세스의 나라다. 트럼프가 이대로 퇴임하게 된다면 뉴욕 연방경찰청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

또 하나 안타까운 것은 일부 탁월한 예외는 있지만 우리 세대의 경향성은 지구적 감각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지구적 감각이 떨어지면 망한다. 그런데 다른 많은 영역은 지구적 감각이 떨어져도 위태롭지 않다. 정치에서 히딩크를 불러올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소위 북한 등 불량국가에 대한 지구적 보편 감각이 결핍되어 있다. 지구적 감각과 관련된 또 다른 한계는 미국과 중국 같은 제국과 우리 같은 주변국 차이에 대한 몰이해다. 미국 등지에서 인기를 끈 정책은 그 핵심은 우리 시대에 적합한 이론이지만 주변국에 적용할 때는 또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프래그머티즘이 없다는 말은 이런 것이다. 한국의 정치가들에는 진보, 보수를 떠나 혁신적이고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사시는 분들이 많다. 위험과 평판, 가족을 희생하면서 정치를 묵묵히 수행하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정치인들 전체를 놓고 보면 다소 비관적이다. 한국의 국회의원들이 지금 창업하면 그 중 몇 %가 성공할까. 왜 정치인들은 혁신적 기업인으로 쉽게 전환하고 반대의 경우도 잘 되지 못할까? 미국은 백악관에 있다가 임기 후 실리콘밸리로 가서 활약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이것이 않되는 이유에 대해 이제는 생각해 볼 때가 왔다.

나는 68혁명 정신이 약한 민주화운동의 한계, 적대적 상호의존에 의한 쉬운 정치를 지적하고 싶다. 과거 유학 직후 귀국해서 정당의 중장기적 전망을 수립할 것을 제안할 때 정치인들은 별로 귀 귀울이지 않았다. 사실 내가 틀렸다. 왜냐하면 상대의 실수로 얼마든지 단기적으로 만회가 가능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또한 각 조직이 성장의 공간이기 어려운 한국의 정치, 기업환경도 지적하고 싶다. 한국은 사람을 성장시키지 않는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아니 이미 겨울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나는 586세대의 자긍심을 가진 사람으로서 스스로를 비판하는 것이 편치 않지만 우리 세대는 문명의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깨닫기 힘든 세상에서 살아왔다. 우리 세대는 기후 카오스를 몸으로 느끼기 어려운 시대를 살았다. 디지털 이민자인 우리는 몸으로 느끼기 힘든 글로보틱스(Globalization+Robotics )난제도 있다. 2050-2060년 경에는 AI가 우리의 공감능력을 초월하는 시점이 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 차기 대선주자인 베토 오루크가 탐독하는 『Unihabitable Earth』. 이 책은 재난이 불가역적으로 올 수밖에 없고, 재난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시대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선구적인 환경운동가와 지방자치 행정가들을 제외하고 한국에서 지금 이 실존적 화두에 대해 기존 세대들의 치열함이 너무 약하다.  

이렇게 세상의 축이 바뀌는데 기존 감각을 가진 세대가 한국의 지배적인 위치에 올라서고 있다. 이철승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정치와 기업은 장기 586 시대가 열렸다’고 주장했다. 당분간 승자가 정해진 게임이라는 것이다. 유럽은 녹색 정당이 이미 올드한 정치세력이 되고 있는데 한국의 녹색당은 너무 미약하다. 미국은 20대 바텐더 출신 하원의원(AOC,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이 주류정치를 위협하고 있다. 그녀가 가장 중요시하는 정책이 기후변화다. 그만큼 미국인의 삶에 기후변화가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는 말이다. 지금 미국 전역, 특히 중서부는 기후변화가 리버럴의 도덕적 아젠다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고 안보의 문제이다. 과연 한국에서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혜성과 같이 등장하는 청년들이 있을까. 나는 여기서 세대 갈등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 세대 내부에도 정치와 기업에서 잘나가는 이들 보다는 처절한 삶의 벼랑끝에서 고투하다가 이제 AI 와도 싸워야 하는 이가 다수인 상황이다. 세대 내와 외부 협력이 일어나야 한다. 오바마도 기존 세대와 협력했기 때문에 성공했다. 위대한 민주적 성취를 이룬 우리 세대가 우리 윗 세대 및 아래 세대와 함께 새로운 가치와 공통적 아젠다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는 세대의 문제라기 보다는 민주공화국의 새로운 보편적 가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문제이다. 예를 들어 기본소득이 그런 이슈일 것이다.    

Z세대가 온다. 그레타 툰베리라는 중학생이 유엔 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스웨덴에서 기후변화 해결을 촉구하며 등교거부 투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도 지난 촛불시위 때 가장 인상적인 연설을 펼친 사람이 초등학생이었다.

미국의 반성은 정치의 영역으로까지 나오고 있다. 만약 AOC 가 35살이면 당장 대선에 나와 미국의 판을 뒤흔들것이다. 나는 그녀의 노선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누군가는 이 거대한 전환의 시대, 인류의 존립이 위태로워지는 시대에 담대한 상상력의 불을 지펴야 한다. 이 상상력과 기존 세대의 경험이 서로 결합해야 한다. 이번 대선엔 기본소득을 주창하는 미국의 IT 기업가도 나왔다. 그는 좌파가 아니다. 물론 기본소득은 좌파의 이념이 아니다. 미국의 기업가가 보기에도 상식적으로 AI 시대에는 기본소득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매리안 윌리암스는 더 마이너한 후보지만 정신적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영적인 각성이 부족한 미국 시민 문화에서는 어떠한 구조적 개혁도 공허하다. 이런 마이러니티 후보도 키워나가고 선거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제도와 문화, 교육 환경이 되어야 한다. 이는 판 자체를 뒤흔들어야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한국정치의 덫에서 나오기 위해 인류역사상 전례 없는 겨울에 대한 위기의식이 있어야 한다. 인터넷에 넘쳐흐르는 지식이 아니라 식별력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이 카오스의 시대에는 자신의 결론에 너무 자신감을 가지지 말고 다양한 미래에 대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 우리 세대의 DNA 는 너무 스스로의 패러다임에 대한 자신이 넘치는 게 문제이다. 새로운 세대로부터 배우고 임파워 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다양한 세대와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지금은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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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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