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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슈] 본궤도 오른 패스트트랙, 본회의 통과 최장 330일 ‘첩첩산중’

한국 ‘총력 저지’ 바른미래 내부 반발 뚫고 ‘정개특위 사개특위’ 첫 관문 통과해야
선거제 본회의 올라도 ‘지역구 축소’ 반란표로 부결 가능성도 제기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추진해온 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이 23일 본궤도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야 4당 원내대표는 전날 진통 끝에 극적으로 패스트트랙 합의안을 도출했고, 각 당내 합의안 추인을 거쳐 오는 25일까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각 당은 이날 일제히 의원총회를 열고 합의안을 추인했다. 그러나 이후 본회의 통과까지는 ‘첩첩산중’ 험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큰 잡음없이 합의안을 추인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장외투쟁을 불사하겠다며 ‘총력 저지’ 입장을 밝히고 있고, 바른미래당은 ‘찬성 12 반대 11’로 한 표 차로 아슬아슬하게 추인하면서 당내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 패스트트랙 절차는...
  최장 330일 걸리면 내년 총선 한달 앞둔 시점
  최단 180일로 기간 대폭 줄이면, 10월말 처리도 가능

패스트트랙 법안은 최장 330일 후 국회 본회의에 자동 상정돼 표결 처리를 할 수 있게 된다. 관련 상임위원회 180일, 법제사법위원회 90일 심사를 거쳐 본회의 부의 기간 60일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최장 330일 이후에나 선거법, 공수처 설치법안,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된다면 내년 총선을 약 한 달 앞둔 시점이다.

여야 4당은 여야가 합의하면 이 기간을 대폭 줄여 내년 총선 이전 선거제 개혁의 입법화가 가능하다고 기대하고 있다.

상임위에서 안건조정제도를 통해 90일, 법사위 90일, 본회의 부의 기간을 60일 줄이면 180일 만에도 처리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60일로 돼있는 본회의 부의 기간은 국회의장의 재량에 따라 생략하고 곧바로 상정 절차를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순탄한 길을 걷게 된다면 오는 10월 말 처리도 가능하다.

우선 첫 관문인 정개특위와 사개특위를 무사히 통과해야 한다. 정개특위의 경우 전체회의에서 전체 재적위원(18명)의 5분의 3 이상인 11명 이상이 동의하면 선거법 개정안은 패스트트랙에 오른다. 정개특위에서 패스트트랙 안건은 큰 어려움 없이 가결 될 것으로 보인다.

정개특위 소속 한국당 의원은 6명이고 여야 4당 소속 의원은 12명이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은 패스트트랙을 놓고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지만 정개특위 소속 김동철 김성식 의원은 찬성 입장이다.

공수처 설치법안,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논의하게 될 사개특위의 경우는 패스트트랙 지정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 공수처는 여당인 민주당이 개혁과제에 성과를 내기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국정 과제라는 점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이 무산된다면 선거제 패스트트랙 지정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18명으로 구성된 사개특위는 민주당 8명, 한국당 7명, 바른미래당 2명, 민주평화당 의원 1명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11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요건을 충족하려면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동참이 필수적이다. 바른미래당 의원 중 한명이라도 반대하면 패스트트랙 지정이 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소속 사개특위 위원인 오신환·권은희 의원은 당초 공수처 합의안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들 의원들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김관영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지정이 부결되지 못하도록 이들 의원을 사개특위에서 빼고 다른 의원으로 대체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총 논의 과정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지 못하면 당론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했다”면서 “또 당론이 아니기 때문에 원내대표가 국회 사법개혁특위 위원을 절대 사보임할 수 없다고 요구했고, 원내대표는 그러지 않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총력 저지” 각오를 불태우고 있는 한국당의 저지로 정개특위와 사개특위에서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정개특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민들이 국회의원을 정당에서 내리꽂는 제도를 지지하겠나, 직접 뽑는 선거제도를 지지하겠나”라며 “정개특위 간사로서 선거제 개편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사개특위 한국당 간사인 윤한홍 의원은 의총에서 패스트트랙 합의에 대해 “총칼로 싸울 때는 사전에 예고를 하지만, 싸움판에서 주먹으로 덤빌 때 칼로 뒤에서 찌르는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 ‘본회의 부의 기간 60일’ 생략 가능할까, 문희상 선택은...
   문 의장 “최선 다해 합의 도출하려는 노력 병행”
   선거법, 험로 거쳐 본회의 표결 올라와도 ‘부결’ 가능성 제기
   ‘지역구 축소’ 28석, 범여권에서도 이탈표 나올 듯
   
패스트트랙 법안이 우여곡절 끝에 본회의까지 올라온다면 60일로 돼있는 본회의 부의 기간을 국회의장의 재량에 따라 생략하고 곧바로 상정 절차를 밟을 수 있을까.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스트트랙 지정 시 본회의 60일 부의 기간을 단축시켜 직권상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직권상정이라는 말은 맞지 않다”며 “재량의 여지가 있을 때 국회의장이 임의로 직권을 행사할 때 쓰는 말이고, 국회법에 따라 진행하되 최선을 다해 합의를 도출하려는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선거법의 경우 본회의 표결까지 올라온다 해도 부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 개편안은 지역구 225석, 권역별 비례대표 75석 고정에 연동률 50%를 적용하는 ‘준연동형비례대표제’로 하는 내용이다. 지역구 의석은 현행 253개 선거구 중 225석으로 28석이 줄어든다.

중앙선관위원회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역구 의석을 225석으로 줄일 경우 현행 253개 선거구 중 모두 26개 지역이 인구 하한 기준선에 미달하고 2개 지역이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개혁 과제 달성을 위해 야3당과 패스트트랙에 나서고 있지만 막상 선거법 표결에서는 지역구 폐지 위기에 처한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당은 전체가 반대하고 있고, 바른미래당 내에서도 바른정당계를 중심으로 선거제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있기 때문이 표결 결과는 장담할 수가 없다. 민주평화당 내 호남지역 의원들도 호남지역구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선거제 개혁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야권 한 관계자는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본회의에 패스트트랙 법안이 올라간다 해도 지역구 조정의 이해관계에 따라 바른미래당에서 8석, 민주평화당 4∼5석, 무소속 2∼3석 등 반대표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에서 반란표가 17∼18석 나온다면 본회의에서 부결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여름쯤 국회에서 통과돼야만 내년 4월 총선에 (변경된 선거제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게 불가능한 것”이라며 “불가능한 걸 알고서 면피용으로 (패스트트랙을)합의해서 우리는 노력했다고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전체 반대하고 바른미래당 절반 반대하고 무소속 반대하고,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에서도 기권이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평화당 유성엽 의원은 지난달 14일 ‘폴리뉴스’ 통화에서 “한국당이 반대하기도 하고 민주평화당이나 바른미래당 내에서도 반대할 사람이 나온다”며 “쉽게 선거제도 안을 패스트트랙에 넣어도 330일 후에 의결이 되겠나. 나중에 틀림없이, 330일 후에 표결에 넣을 때 부결될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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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을 총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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