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분열과 왜소화 속에서도 박대통령 마이웨이 저항, 보수 앞길 가로막아

[폴리뉴스 정찬 기자] ‘문재인 대세론및 야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강세 현상의 근원적 배경은 보수의 지리멸렬에 있고 박근혜 대통령의 버티기가 이러한 보수진영을 더 큰 혼란과 지리멸렬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발생 이후 박근혜 덫에 발목이 잡힌 보수진영은 조기 대선을 앞둔 지금은 궤멸할 위기에 몰린데다 대선이 끝난 이후에도 상당 기간 동안 진용을 정비하지 못하고 분열적 상황을 거듭할 가능성마저 높다. ‘박정희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보수의 가치 정립이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끝까지 저항할 태세이기 때문이다.

<폴리뉴스>가 지난 2~3<알앤써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다자구도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36.2%)1위를 차지한 가운데 또 다른 민주당 후보인 안희정 충남지사(12.7%), 이재명 성남시장(8.8%) 등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합은 57%선이다. 여기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9.7%)까지 포함한 야권주자 전체의 지지율 합은 65%선을 넘어간다.

반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15.9%),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4.2%) 등 여권주자 지지도 합은 20%선을 조금 넘기는 수준에 불과했다(응답률 4.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p). 대선지형을 보면 여야 ‘7 3’의 구도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후보를 분리한다 해도 민주당 후보가 절대 우위의 구도다.

이러한 흐름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공통적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21주차(1~3) 차기 대선주자 다자 지지도 조사에서 문재인 전 대표(31.2%), 안희정 지사(13.0%), 안철수 전 대표(10.9%), 이재명 시장(8.6%) 등 등 야권주자들의 지지도 합은 60%선이 넘고 보수진영이 후보는 황교안 총리(12.4%), 유승민 의원(4.9%) 등으로 20%선이다(응답률은 전체 4.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

6일 발표된 <한겨레신문>, <동아일보>, <국민일보> 여론조사도 비슷한 추이다. 다자대결이 아닌 양자, 3, 4자 가상대결에서는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에 맞설 보수 후보는 지금 현재로서는 없어 보인다. 나아가 민주당에서 문 전 대표가 나오지 않고 안희정 지사가 나올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현상은 문재인 전 대표나 민주당이 박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수혜를 입은 것만은 분명하지만 보수세력이 분열해 지리멸렬한 상황에 빠진 것도 한 요인이다.

보수진영에게 더 큰 문제는 차기 대선에서 보수 대표주자가 박근혜 지지층을 등에 업는 상황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황 총리의 부상이 박 대통령 탄핵 반대세력 결집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란 점에서 새로운 보수의 전열 정비도 난관에 부딪혔기 때문에다.

<폴리뉴스> 여론조사에서 다자구도에서 박 대통령 탄핵 반대층(19.0%) 58.3%가 황 총리를 지지했는데 황 총리의 지지율 15.9%60% 이상이다. 황 총리가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하는 4자 가상대결 문재인49.7% >황교안21.6% >안철수13.1% >유승민6.7%’에서 황 총리는 탄핵 반대층 중 79.4%의 지지를 얻었다. ‘박근혜 지지층을 고스란히 안은 것이다.

보수분열과 왜소화 속에서도 박대통령 저항 지속, 보수 앞길 가로막아

박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보수진영의 정치지형 점유율이 갈수록 왜소화되는 상황 속에서 이른바 박근혜 지지층의 퇴행적 정치적 성향이 보수진영의 분열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보수진영으로선 탄핵 당한 박 대통령과의 절연없이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박근혜 덫에 걸려 허우적거리는 모양새다. 박 대통령을 털어내고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하지만 박 대통령이 완강하게 저항함에 따라 미래로 가려는 세력과거에 집착하는 세력간의 반목과 분열만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보수진영의 혼란이 문재인 전 대표 대세론의 밑바탕이 됐고 문 전 대표는 다자구도와 양자구도, 3, 4자구도 모두에서 타 경쟁후보를 압도하며 문재인 대세론을 더욱더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력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단단한 상황까지 감안하면 문 전 대표를 향한 야권지지층 결집도 지속될 전망이다.

보수진영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박근혜 덫에서 빨리 벗어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허물어진 보수의 가치를 새롭게 정립해내는 것이 필요하지만 지금으로선 요원해 보인다. 이를 위해선 박 대통령이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면서 보수진영이 자신을 딛고 새로운 길로 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하나 그럴 가능성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마이 웨이로만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박 대통령은 그 반대의 길만 고집하고 있다. 안종범 수첩, 정호성 휴대전화 등을 통해 이미 드러난 자신의 범죄혐의를 무죄라고 주장하고 최순실의 국정개입 증거들이 곳곳에 밟히고 있음에도 국정문란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다. 나아가 대통령으로 하루빨리 국정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선 헌법재판소이 판결이 빨리 나도록 협조하는 정상이지만 최대한 심판을 지연시켜 탄핵을 기각시키기 위한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면서 태극기 집회를 옹호하면서 지지층을 탄핵반대로 결집시키려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 이러한 박 대통령의 행위가 보수진영의 왜소화와 분열을 야기하는 근본원인이다. 박 대통령의 명분 없는 저항에 보수 전체가 발목이 잡혀 있는 형국이다. 보수진영이 새롭게 거듭나야 하지만 박 대통령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저항은 새누리당을 친박정당으로 온존시키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40%대를 넘나들던 새누리당 지지율이 지금 1/4토막이 난 상황에서도 남은 박근혜 지지층을 붙잡아두려는 퇴행으로 이끌고 있다. 분당된 바른정당과의 보수경쟁을 위해 퇴행적 지지층이라도 붙잡겠다는 얕은 수에 매달리도록 한 원인은 박 대통령에게 있다. 그래서인지 박 대통령 징계도 하지 않고 과거 박근혜 지지층이 다시 돌아올 것이란 환상을 품은 듯하다.

보수진영의 한 축이 박근혜 덫이란 마약에 의존해 지지율을 그나마 유지해 2020년 차기 총선에서의 부활을 도모하는 도박을 하고 있다. 그 여파로 새 길을 모색하겠다고 나선 바른정당’도 덩달아 에 걸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조기 대선 국면에서 문재인 대세론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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