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최고위원 4명 사퇴만으로 비대위 전환 부적절”
전주혜 “인용되면 의결기구 증발…1차 이후 행위 유효”
이르면 다음주 결론 나올 듯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국민의힘과 이준석 전 대표가 28일 법정에서 세 번째로 맞붙었다. 이 전 대표 측은 당 비대위 체제 전환이 무효라는 점을, 국민의힘 측은 새로운 비상상황이라는 점을 들어 공방을 벌였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이 전 대표는 당에 대해 “정신 차리고 ‘이준석 잡기’가 아닌 ‘물가 잡기’에 나섰으면”이라고 비꼬았고, 국민의힘 측 전주혜 비대위원은 “당헌 개정이 이 전 대표를 쫓아내기 위해 만들었다는 논리는 천동설 같은 얘기”라고 발끈했다.
양측은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황정수 수석부장판사) 심리로 약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이 전 대표의 3∼5차 가처분 신청 일괄심문에서 개정 당헌의 유효성을 놓고 격돌했다.
이 전 대표는 의원 정수가 7명뿐인 울릉군의회를 예로 들며 "특정 상황에서 4명이 궐위됐다고 해서 군의회 대표성이 상실됐다고 보지 않고 그러한 경우 보궐선거를 하도록 규정한다"며 선출직 최고위원 4명의 사퇴만으로 비대위 체제 전환이 가능하게 한 당헌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당원권이 정지됐기 때문에 당사자 적격이 없다'는 국민의힘 측 주장에 대해선 "며칠 전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에서 당원으로서 여러 의무를 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 회부 통지서를 보냈다"며 "의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자격 자체가 부정당하는 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측에선 전주혜, 김종혁 비대위원이 출석해 "당이 진퇴양난에 처해있고 국정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며 재판부에 기각 결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전 비대위원은 "새 비대위가 정지되면 최고위로 돌아갈 수도, 또 새로운 비대위를 꾸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가처분이 인용된다면 의결기구가 증발해버리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면 국민의힘은 아무것도 못하고 공석인 60개 당협위원장 선출도 못한 채 내년을 맞이하는 등 총체적인 위기 상황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은 "당 대표가 군사정권의 외부적인 탄압이 아니라 자기 임기를 보장해달라는 취지로 법원에 간 것은 처음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양측은 심문 전후 법정 밖에서도 날선 공방을 벌였다.
이 전 대표는 법정에서 나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역시나 '이준석만 날리면 모든 게 잘될 거야'라는 주술적인 생각을 볼 수 있는 심리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정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경제 위기 상황인데 정치 파동 속을 가야하는지 의아하다"면서 "당이 정신을 차리고 이준석 잡기가 아니라 물가 잡기, 환율 잡기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전주혜 비대위원은 법원에 출석하며 "가처분이 인용된다는 건 결국 당헌 개정이 이준석 전 대표를 쫓아내기 위해 만들었다는 논리가 인정돼야 하는데 그것은 천동설과 같은 이야기"라며 "인용은 당으로서는 재앙"이라고 말했다.
심문을 마친 뒤 "1차 가처분 결정은 주호영 비대위원장 직무만 정지시키고 비대위 전환 등에 대한 효력정지는 아니었다. 주문에 빠져있기 때문에 이후 행위는 법률적으로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비대위 전환에 대한) 효력정지가 돼야한다고 생각하면 채권자(이 전 대표)가 항고해야 하는데 항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정이 확정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법원은 다음달 4일 이후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달 법원이 주호영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하는 결정을 내린 이후에도 국민의힘이 당헌을 개정하고 '정진석 비대위'를 강행하자 이에 대한 효력 등을 정지해달라며 연이어 가처분을 신청했다.
3차 가처분은 당의 '비상 상황' 등을 구체화한 9월 5일 전국위원회 당헌 개정 의결의 효력 정지, 4차는 정 위원장 직무집행과 정 위원장을 임명한 9월 8일 전국위 의결의 효력 정지, 5차는 비대위원 6인의 직무집행과 이들을 임명한 9월 13일 상임전국위 의결의 효력 정지 등을 구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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