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입‧원수보험료 0.80% 감소…신기술‧신상품 확대해 돌파구 찾아야

지난해 7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생명보험협회 주최로 열린 '보험, 미래를 향한 혁신' 세미나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해 7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생명보험협회 주최로 열린 '보험, 미래를 향한 혁신' 세미나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올해 보험업계 전망은 밝지 않다. 경기 둔화로 새로운 보험 가입을 꺼리고 기존 계약을 해지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서다. 새 국제회계기준(IRFS17) 도입에 따른 자본 확충 부담과 금융당국의 소비자 권익 보호 규제 압박도 커질 전망이다.

보험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에 따르면 올해 보험사의 수입·원수보험료가 전년 대비 0.8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생명보험 수입보험료가 104조8000억 원으로 3.8%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가계부채 부담으로 보험을 중간에 해약하는 고객이 늘은 데다 보장성보험 성장세가 예전만 못해서다.

손해보험 원수보험료의 둔화도 예상된다. 보험연구원은 올해 원수보험료를 지난해보다 2.7% 증가한 93조5000억 원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2016년 5.3%(전년 대비), 2017년 4.5%, 2018년 3%에서 한 층 더 하락한 수치다.

이러한 수익성 악화 속에서 2020년으로 예정된 IFRS17 도입은 보험업계의 큰 부담이다. IFRS17은 보험의 부채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제도다. 이 경우 보험사들의 보험부채가 급증할 우려가 있다. 보험사들이 건전성 판단 기준인 지급여력(RBC)비율 하락을 방어하려면 대대적인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한다.

금융당국의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규제 압박도 위기 요인이다. 지난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불명확한 보험약관이나 불투명한 보험금지급 등을 개선하고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보험혁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는 보험사 등 금융회사를 상대로 한 종합검사가 예정돼있다. 금감원 종합검사는 금감원 검사 인력이 금융회사에 파견돼 경영 상황, 내부통제, 예산 집행 등을 점검하는 제도다. 지난 2016년 폐지됐다가 윤 원장 취임 후 부활했다.

반면 인구 고령화에 따른 보험업계 기회요인도 있다. 우선 질병보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치매와 뇌경색, 퇴행성 질환 등 장기 간병이 필요한 질병의 발병률이 오르면서 치매·장기간병보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탓이다. 이에 따라 최근 보험사들은 보장 범위를 넓히고 진단자금뿐 아니라 생활자금까지 지급하는 치매·간병보험을 잇달아 출시중이다.

퇴직연금 시장도 확대될 전망이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 대상이 대폭 확대되고 은퇴하는 베이비부머가 많아져서다. 보험연구원은 올해 퇴직연금이 생명보험 3.1%(16조4000억 원), 손해보험 7.5%(11조6000억 원)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판매와 임금피크제 확대 등이 변수로 꼽힌다.

이 밖에도 올해 보헙업계 성장전략 키워드인 ‘인슈어테크’ 활성화가 업계 성장을 이끌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인슈어테크란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소비자 맞춤형 보험서비스를 말한다.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생명보험 시장은 가구당 가입률이 86%로 이미 포화상태”라며 “인슈어테크를 통한 혁신적 상품·서비스 공급이 보험 산업의 성장을 이끌 동력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사이버보험과 재난재해보험, 자율주행차 보험, 반려동물보험, 생활밀착형보험 등 보험업계의 새로운 먹거리 발굴 노력도 주목된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은 최근 신년 간담회에서 “기존의 방식으론 성장과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며 “새로운 위험을 찾아내 신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올해 업계의 과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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