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제3지대 만드는 과정서 천하 인재들 많이 모여들 것, 안철수 가능성도 더 높아질 것”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사진=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사진=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김동용 기자]내년 대선을 앞두고 최근 정치권에서는 기존 정당이 아닌 새로운 영역에서 ‘중도’를 기치로 내건 일명 ‘제3지대론’이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초선·비례대표)은 ‘제3지대’가 한국사회의 모순구조를 해결하려 하는 새로운 사고와 반성 속에 모이는 세력일 경우 엄청난 폭발력을 가질 수 있으며, 그 틀을 만드는 건 누구에게나 개방된 플랫폼 정당을 지향하는 국민의당이 주역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다만 그 플랫폼이 작동 안 될 경우 국민의당을 떠나 더 큰 플랫폼을 짓기 위한 시도가 필요하며, 그 자리에 국민의당도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12일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가진 ‘화제의 초선’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제3지대론’과 관련 “폭발성을 갖는 새로운 틀을 만드는 건 국민의당이 주역으로 나서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단순히 어떤 특정계파가 싫어서 모이는 또 다른 패거리의 모임인 제3지대라면 국민의 관심도 이끌 수 없고 성공할 수도 없다고 본다”며 “하지만 한국사회의 모순구조를 해결하려 하는 새로운 사고와 반성 속에 모이는 세력이라면 엄청난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면서 이같이 역설했다. 

이 의원은 특히 국민의당이 ‘제3지대’를 형성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인재영입에 힘쓰고 있는 것과 관련 “국민의당은 플랫폼 정당을 지향하고 있다. 누구든 다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정당을 표방한다”며 “공평한 운동장을 만들테니 누구든지 여기에 와서 마음껏 본인의 비전과 솔루션(특정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받자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다만 “그런 플랫폼이 작동 안 된다면 국민의당을 떠나 더 큰 플랫폼을 짓기 위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그것은 정권교체라는 큰 틀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사고와 변화를 추구하는 모든 세력들이 한 자리에, 그 테이블에 국민의당도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또 국민의당이 ‘제3지대’를 만드는 과정에서 “천하의 인재들이 많이 모여들 것”이라며 “거기서 새로운 비전과 콘텐츠, 솔루션들이 폭발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가능성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지난 1990년 당시 일명 ‘꼬마민주당’(민주당)의 중앙당직자 공채 1기로 정치인생을 시작했다. ‘꼬마민주당’은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합당’ 추진을 반대, 통일민주당에서 당시 노무현, 김정길, 이기택, 김광일, 장석화 의원 등이 탈당한 뒤 1990년 6월 창당한 정당이다. 1년도 안 되는 독자 정당 시기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당과 합당 등을 이유로 ‘꼬마민주당’이라고 불렸다.

이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민주당에서는 중앙당 조직부장을 맡았으며, 조순형 전 의원의 비서관을 거쳐 정치개혁 시민운동에 참여했다. 지난 2000년 이후에는 국회사무처 입법보좌관을 거쳐 한나라당(현재 새누리당) 소속으로 정치활동을 이어나갔으며,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연구위원, 한나라당 당대표정책특보 등을 지냈다. 2007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경선 캠프에서 경선대책위원회 기획단장으로 활동했다.

이 의원과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인연은 지난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시작됐다. 당시 이 의원은 안 전 대표의 당시 대선캠프인 ‘진심캠프’에서 활동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이유로 이 의원을 안 전 대표의 복심·최측근으로 꼽는다. 이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 8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후 20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정보위원회 간사와 정치발전특별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다음은 이태규 의원과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다.

“4.13 총선, 국민의당 약진은 거대 양당에 대한 엄중한 심판·경고”

-국민의당이 지난 4.13 총선에서 총 38석을 확보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목표는 40석’이라고 언급하긴 했지만, 외부에서는 원내 교섭단체 의석인 20석도 불안하게 보였던 게 현실이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정당지지율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제치는 등 많은 지지를 받았다. 당의 전략통으로서 어떤 총선 전략을 펼쳤는지 말해달라.
국민의당의 창당 취지·정신·배경과 총선 결과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본다. 국민의당이 나왔을 때 당시 국민들은 새로운 정치, 정당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초기에 기대치를 잘 충족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어 지지율이 낮아졌지만, 4.13 총선 과정에서 기존의 거대양당이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과거의 구태를 반복하다보니 국민의당 지지를 거둬들였던 국민들이 다시 정치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으로 지지를 보내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총선 결과는 국민들의 국민의당에 대한 격려, 기회를 준 부분도 물론 있겠지만 이제까지 한국정치를 수십 년 동안 지배했던 거대 양당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자 경고라고 생각한다.

“호남민심, 국민의당이 잘못하면 언제든지 거둬들일 수 있는 지지”
“민주평화에 대한 자긍심·정권교체 기대치 충족 시켜야 호남 지지 유지”

-호남 민심은 야당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당이 4.13 총선에서 총 28석 중 23석을 차지해 호남을 석권할 줄은 몰랐다. 국민의당이 일정 부분 우세할 것이라는 예측은 있었지만 호남을 기반으로 한 더불어민주당이 단 3석 밖에 얻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여론조사를 보면 다시 더민주의 호남 지지율이 국민의당보다 더 높게 나오기도 하는데 어떻게 보나.
호남지역의 바닥민심을 체크해보면 여론조사 지지율과는 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국민의당에 대한 지지를 거둬들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 총선에서 호남민들이 국민의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준 것도 완전한 지지를 보내준 게 아니라 한번 기회를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호남민들의 그런 기대에 국민의당이 충실하게 맞춰나갈 때 계속 지지를 받는 것이지, 잘못하면 언제든지 거둬들일 수 있는 지지다. 늘 호남에 대해 의지하려하기 보다는 긴장감을 가지고 호남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호남민들의 민주평화에 대한 자긍심이나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치 등을 잘 충족시켜줄 수 있는 정당으로 국민의당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4.13 총선의 지지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당 지역구 의원은 호남지역 의원들이 다수다. 호남의원들과 그 외 비호남 의원들 간의 소통은 잘 이뤄지나.
그렇다. 다만 국민의당이 경계해야 할 부분은 호남의 정치는 호남 정치인들이 대변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호남민심은 호남민들이 스스로 표출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호남의 정치인들은 그 부분에 대해 충실하게 임해야 한다. 늘 겸허한 자세로 호남을 대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진=이태규 의원실 제공
▲ 사진=이태규 의원실 제공

-4.13 총선에서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았던 국민의당이지만, 총선 직후 박선숙·김수민(각각 비례대표)의원이 공직선거법위반 및 정치자금법위반 의혹으로 검찰수사를 받아 곤혹을 치렀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사법부에서 현명하게 판단해주길 기다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착복을 하거나 돈을 유용한 부분이 아니다. 돌이켜보면 국민의당이 새정치를 표방했지만 기성 정당들이 해왔던 선거 사무의 관행 등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 그리고 이를 대응하는 모습에서 기성정당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측면들이 지지율을 떨어트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그런 부분들을 잘 극복한다면 원래대로 국민의 지지를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에 당헌당규 재개정위원회에서도 당의 예산을 다루는 측면에서 굉장히 투명하고 특정 부서에서 독점할 수 없는 사무시스템의 개편과 관련된 규정을 잘 만들었다.

“제3지대, 패거리 모임 아닌 새로운 사고·반성 속에 모이는 세력이라면 폭발력 가질 것”

-현재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제3지대론이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대선을 보면 의외로 3자, 4자 대결이 많았다. 하지만 결국에는 양자 대결로 귀결되어 승부가 났다. 그렇다면 3지대론도 그런 경험에 비춰봤을 때 우리 국민의 특성상 힘을 크게 못 쓸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또 한편으로는 내년 대선은 다르다. 국민이 원하는 바를 이뤄줄 수 있다면, 이른바 3지대 후보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
구도적으로 보면 후자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싶다. 과거 우리 정치가 보수와 진보, 영남과 호남, 여야의 개념 등의 선거구도가 작동했을 때는 제3지대가 설 영역이 거의 없었다고 본다. 또 그 때는 영남과 호남을 대표하는 탁월한 카리스마 있는 정치적 지도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부분이 없다는 얘기도 하고 싶다. 그리고 많은 서민들이 현재 이대로 가다가는 자신의 삶의 미래가 없다는 부분에서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그런 상태에서 지금의 정치구조, 양당이 오랫동안 지배해온 정치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이 문제가 도저히 해결될 수 없다는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문제제기를 하고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그런 부분을 담아내려고 하는 새로운 사고와 성찰·자각을 가진 이들이 모이는 곳이 제3지대라고 본다. 단순히 어떤 특정계파가 싫어서 모이는 또 다른 패거리의 모임인 제3지대라면 국민의 관심도 이끌 수 없고 성공할 수도 없다고 본다. 하지만 한국사회의 모순구조를 해결하려 하는 새로운 사고와 반성 속에 모이는 세력이라면 엄청난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그런 폭발성을 갖는 새로운 틀을 만드는 건 국민의당이 주역으로 나서야 한다고 본다.

“공평한 운동장 만들테니 누구든지 와서 객관적인 평가 받자는 것”

-국민의당이 주역으로 나선다는 것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국민의당이 앞서 말씀하신 새로운 틀, 그 중심에 선다는 것과 국민의당의 틀 안으로 들어오라는 것은 다소 다른 것 같다. 현재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같은 당의 김성식 정책위의장도 손 전 고문이 입당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입당 문턱을 낮춰주겠다는 발언도 했다. 손 전 고문과 정 전 총리 등이 국민의당 안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보나.
국민의당은 플랫폼 정당을 지향하고 있다. 누구든 다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정당을 표방한다. 공평한 운동장을 만들테니 누구든지 여기에 와서 마음껏 본인의 비전과 솔루션을 제시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받자는 것이다. 어떤 기득권도 용납이 안 되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안철수 전 대표도 문을 활짝 열어놓았고, 정 전 총리나 손 전 고문에게도 그런 부분을 내세워 들어오라는 것이다. 성공된다면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다만 그런 플랫폼이 작동 안 된다면 국민의당을 떠나 더 큰 플랫폼을 짓기 위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정권교체라는 큰 틀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사고와 변화를 추구하는 모든 세력들이 한 자리에, 그 테이블에 국민의당도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당이 스스로 새로운 틀, 제3지대를 만드는 것”

-일각에서 얘기하는 국민의당의 제2창당과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나.
비슷하다고 본다. 조금 더 문을 열고 적극적으로 나가는 정도만 차이점이다. 삼국지의 유비의 입장에서 본다면 현재 국민의당이 38석을 확보한 것은 유비가 형주(당시 중국 영토의 중심부, 전략적 요충지)를 취한 것 정도로 본다. 매우 중요한 지역이긴 하지만 유비도 형주만 취한 것으로는 천하통일이 어려우니 익주를 취해서 촉나라를 세우고 통일 작업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당은 현재 ‘익주’를 취하지 못한 상태다. 그렇다면 국민의당은 어떻게 익주를 취해야 하는 것인지 생각을 해본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열려있는 자세로 나아가야 하고, 또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는 아주 과감한 중심부 전략을 취해야 한다. 즉 국민의당이 스스로 새로운 틀, 제3지대를 만드는 것이다.

"안철수 내부적으로 치열한 경쟁해야, 한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역동성 잃기 쉬워"

-삼국지 얘기를 하셨으니 굳이 비유하자면 ‘촉’의 유비는 결국 삼국 중에서 가장 먼저 무너지지 않나. 이 의원이 당시의 제갈량(촉의 승상이자 전략가)이라고 생각하고 ‘촉’(국민의당)이 삼국통일의 주체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익주를 취하는 과정이 제3지대를 만드는 것이라면, 그 과정에서 천하의 인재들이 많이 모여들 것이라고 본다. 거기서 새로운 비전과 콘텐츠, 솔루션들이 폭발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가능성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 내부적으로 치열한 경쟁, 정책대결 속에서 역동성을 확보하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한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역동성을 잃어버리기가 쉽다.

-중도의 영역이 내년 대선에서 독자적인 영역으로 가능하다고 보는 건가.
과거의 여야, 진보·보수 세력들이 경쟁하고 정권 교체 등을 겪어 왔지만 거기서 오는 한계점을 많은 국민들이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조금 다른 사고를 가진 사람들에게 국정운영을 맡겨보자는 생각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우리 삶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아 볼 수 있는 진지한 토론의 장, 만민 토론회가 전국적으로 수십 군데에서 열린다면 국민적 공론은 쉽게 모아질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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