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상생과통일포럼 리더십 최고위과정 4기 12번째 강의는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의 ‘한국정치와 정당’이란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김 원장은 “우리나라의 권력은 대단히 중앙집중적으로 대한민국의 청년에너지와 결합하여 권력투쟁이 심하게 일어난다”고 평가했다.  

1. 사람들이 사는곳은 정치동물원(Political Zoo)

 김만흠 원장은 “박영선 전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몇일 전 ‘누가 지도자인가’라는 책을 출간했다. 책 속에 박근혜 대통령이 ‘동물의 왕국을 즐겨본다. 동물은 배신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며 사람들의 생활을 이야기 할때 동물을 엮어서 많이 설명한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동물들을 통해 정치와 사회 등 사람들의 생활을 이야기 한 예로 안국선의 금수회의록, 한비자의 오두, 김지하의 오적 등이 있다. 금수회의록은 8마리의 동물들이 나와서 인간들은 못된짓을 할때마다 자꾸 동물들을 비교하냐고 비난한다. 한비자의 오두는 세상을 좀먹는 5가지 벌레를 말하며 당시 세상을 어지럽히는 5가지 유형들을 들었다. 김지하의 오적은 당시 군 장성, 재벌, 국회의원들의 부정부패를 풍자, 비판한 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김 원장은 “정치학자들에게 인간과 사회의 이야기를 하면 대게 우리나라나 동양의 이야기보다 서양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특히 토마스 홉스의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을 많이 거론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양보를 하면 빨리 간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로 빨리 가는가. 진짜 양보해서 빨리간다면 모두들 빨리 갈 것이다. 그런데 전제는 모두가 양보했을때는 빨리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빨리가는 방법은 다른사람들은 양보하고 질서를 지킬 때 자신만 새치기하면 가장 빠르게 갈 수 있다. 정말로 교통질서를 지켰을 때 빨리간다면 질서를 지키라고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사람들은 질서를 지키기 바라고, 자신은 급할 때 질서를 무시하길 바란다”며 역지사지라고 지적했다. 
 김만흠 원장은 여러 가지 운동경기의 유형중에 정치 현실과 흡사한 내용들을 비교 분석하면서 “네트가 있어 자기 영토에서 경기하는것 하고 네트 없이 상대방 영토에 가서 경기 하는것 중 네트가 없이 경기를 하는게 더욱 격렬하다”며 “자신과의 싸움, 상대방과의 다툼 등 운동의 종류처럼 정치의 유형도 나라마다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격투기에 가까운 쪽이 있는가 하면, 배구나 육상같은 정치유형도 있다”면서 “권력을 가진것과 가지지 못한것에 큰 차이가 있다면 격투기에 가깝고, 큰 차이가 없이 명예직에 가깝다면 배구나 육상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는 청년에서 장년으로 넘어가는 단계로 에너지가 넘치는 나라”라면서 “유럽에서 한국으로 배낭여행을 유치한 지인이 불국사 같은 문화재가 아니라 남대문 시장 같은 에너지가 넘치는 장소들을 보여주니 유럽 사람들이 놀라워했다. 문명사적으로 우리는 청년 내지 장년 정도며, 유럽은 노인이란 말로서 좋게 이야기 하면 평화롭다, 나쁘게 이야기하면 노쇠하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우리나라 땅의 70% 이상이 1억년전에 탄생했다. 지질로 보면 노령화 된 곳이나 문명사적으로는 청년의 젊은 에너지가 흐르는 곳”이라며 “에너지가 넘치다 보니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 갈등이 발생해도 세게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2. 청년에너지와 중앙집중사회의 결합, 중앙에서 권력투쟁이 심한나라 대한민국 
 
김 원장은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징 가운데 하나가 정치지향이 강하다는 것으로 각 영역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정치영역으로 가려한다. 심지어 다른 정치영역으로 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대학교수, 병원이든 거기서 힘쓰는 사람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 조직에서 권력을 잡는자가 된다”며  “예를들어 대학교수 중에서 그분야에서 최고인 사람이 유명한게 아니라 대학총장이 된 사람이 유명하다. 어느 사회던 일반적인 특징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달리 정치지향이 강하다”며 한국 사회를 분석했다. 
 김 원장은 “우리 정치에 대한 특성을 분석한 자료 가운데 그래고리 핸더슨이 쓴 ‘소용돌이 한국정치’가 많은 공감을 받는다. 이 책에서 한국사회 특징을 중앙권력을 향해서 소용돌이 치는 사회라고 분석했다”며 우리나라만큼 중앙집중화가 된 나라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과거 동양과 서양을 비교할 때 서양은 분권화, 동양은 중앙집권화를 예로들며 그 대표적인 중앙집중 사례를 중국을 들었다. 그런데 중국도 우리나라만큼 중앙에 집중되지는 않았다. 일본은 완전 분권화 된 상태다”며 “우리나라는 청년에너지와 중앙집중사회가 결합하여 중앙에서의 권력투쟁이 심하게 나타난다”고 평가했다. 
 중앙집중이 산업화와 근대화 시기에는 국민들의 조직적 동원에 굉장히 좋은 자원이 되었다고 평가한 김 원장은 “그러나 산업화 과정을 국가권력이 주도하다 보니 갈등이 생기고 특히 전두환 정권 시기때 기업이 워낙 커지면서 정치와 시장의 충돌이 발생했다”며 “예전과 다르게 지금은 경제영역이 힘을 발휘하고 있고, 노무현 대통령이 당시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말할 정도였다. 대통령 권력은 잠깐이지만 삼성의 권력은 계속된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역사적으로 재미있는 부분인데 80년대까지 우리나라 정치의 중심은 군인과 더불어 대학생이였는데 90년대 문민화가 되면서 군인과 학생이 동시에 사라졌다”며 “지금 정치의 중심은 큰 정당에 소속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3. 거대정당에 유리한 정당정치, 1·2번을 받기 위한 전쟁

 김 원장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나라에서도 여론조사를 하면 공공기관, 공적기구 등에서 가장 불신받는 단체를 정당으로 꼽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은 법이 없어도, 과거에도 비슷한 유형이 있었다. 왜냐하면 어느 영역이던 혼자 보다는 조직을 결성하는게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김 원장은 “그런데 정당이란 조직을 만들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김 원장은 “정당을 통해서 중요한 역할에 참여할 수 있고, 정당을 통해서 정치하고 싶은 사람은 성공할 수 있지만 반면 정당을 통해서만 할 수 있어서 정당에서 받아주지 않으면 할 수 없고 오히려 막는역할을 한다”며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 측면이 있기에 그걸 어떻게 통제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김 원장은 “나라에서 정당에 관한 법으로 정당을 통제하고 있으나 부정적 요소는 최소화 시키고 긍정적 요소는 살리도록 하는 부분에서 촉진이 안되었다”며 “정당들이 잘못하면 쫓겨나는게 맞지만 우리나라 정당은 한 번 자리 들가면 워낙 기득권 커서 쫓겨나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당의 기득권에 대한 예로서 기호를 꼽은 김 원장은 “의석수가 큰 정당부터 번호를 주는것은 굉장히 불공평한 제도다. 지난 2010년 교육위원 당선자의 94%가 기호 1,2번 이었다.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의원 선거에서 사람 이름 보다는 기호를 외친다. 기호만 얻으면 당선될 가능성이 크니 사람들은 정치를 하려면 큰 정당의 공천을 받으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기호를 쓰는 나라는 우리나라 외에 독일 정도만 남았다. 이웃 일본도 번호가 없다. 우리나라는 1,2번을 잡으면 지역에 따라서는 100% 당선이 보장되고 있다”며 “정당의 긍정적인 기능을 살리는 쪽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3공화국부터 정당이 법적으로 규정되어 정당이 제도로 생긴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이 법률에서 대통령과 국회의원에 출마할 사람은 정당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면서 정당이 제도화 되었다”며 “오히려 당시에는 기호가 추첨제라서 박정희 대통령도 6번을 달고 나왔다”고 비교했다.

4. 대통령이 지배하는 정부, 그리고 의회
  
 우리나라의 정당정치는 제도적으로 독특한 케이스라고 평한 김 원장은 “먼저 여당, 야당이라는 말은 남미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대통령제에서는 쓰지 않는다”며 “여당이라는 것은 그 당이 국정을 지배하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지배하지 당이 지배하는게 아니다. 여당-야당이라는 말은 의원내각제에서 쓰는 말로 우리나라에서는 애매하게 쓰이고 있다”라고 비평했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는 대통령제와 내각제가 혼합되어있다고 말한다. 의회중심주의인 내각제 체제로 가면 국회의원들이 장관으로 간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통령제에서도 의원들이 장관으로 가는데 다만 대통령이 호출해서 가는거다. 대통령이 호출해서 가는것은 내각제적 요소가 아니라 대통령제가 훨씬 강하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제가 강하다보니 여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하는일이 굉장히 애매하다. 제도적 정합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5. 맛 없는 식당이 퇴출되는것 처럼 정당도 퇴출되야

 김만흠 원장은 정당의 적폐중에 당리당략이 가장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국민의 마음에 들지 않는 정당은 퇴출되야 한다. 예를들어 마을에 식당이 하나 둘 밖에 없는데 모두 맛없다면 새로운 식당이 나오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원장은 “새로운 정치환경을 이야기 한다면 인터넷 시대, SNS를 많이 말한다”며 "이 시대에 들어오면서 참여의 폭이 넓어지는 면은 있었으나 반대로 극단적인 사고가 강해지는 부작용도 낳았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그는 ”SNS, 웹2.0 초기때 정말 자유로운 시대 되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얼마안가 비판으로 돌아섰다“며 편견의 극대화에 우려를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김만흠 원장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심사위원들이 다양한 시야에서 출연자들을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깊다”며 “저도 평론을 할 때, 아이디어를 말할 때 등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보려고 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세상이 다양한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며 강의를 마쳤다.

김만흠 원장은?

김만흠 원장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대 후반 CBS <시사자키>의 주간 정치시평으로 정기적인 방송 정치평론 활동을 시작한 이래, 2004년부터 현재까지 CBS 객원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KBS <심야토론>, MBC <백분토론>, SBS <시시비비>, 채널A <쾌도난마>, <시시비비> 등에 토론 패널로 참여해 왔으며, 각종 시사 뉴스의 정치해설을 하고 있다. 17대 총선 이래 총선과 대선의 개표 해설 방송을 해왔으며,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한국방송기자클럽> 6개사(KBS, MBC, SBS, CBS, YTN, MBN)가 주최하고 동시 생방송으로 진행된 '서울시장후보(박원순, 정몽준)초청토론회'와 '경기도지사후보(남경필, 김진표)초청토론회'의 사회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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