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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폴리칼럼] 민주진보세력의 혁신과 ‘새로운 코리아’의 비전

지난 8월 25일 민주진보세력의 대통합을 추진하는 한 유력한 단체가 개최한 ‘제1차 한국정치의 혁신과 대안 토론회’가 있었다. ‘민주진보연합정당의 혁신과제와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를 놓고 벌어진 이날의 토론회에 참석한 후 필자는 몇 가지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이 토론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제기된 문제는 ‘통합’이 아니라 ‘혁신’이 민주진보세력 발전의 핵심적인 문제라는 것이었다. 또 그것은 이념적으로 볼 때 ‘자유주의의 진보성’에 대한 재인식(민주진영의 좌클릭)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사민주의자들의 진보적 자유주의와의 연대에 대한 재인식(진보진영의 우클릭)이라 할 수 있다. 즉 자유주의를 진보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으며 이것이야말로 민주세력과 진보세력의 통합에서 핵심적 문제가 된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결국 민주진영이든 진보진영이든 자신에 대한 혁신적 관점의 재정립 없이 ‘통합’이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단자폐증과 종북주의 논란을 넘어

그러나 이런 귀중한 결론에도 불구하고 이 토론회 내내 필자는 무언가 답답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문제 때문이었다.

하나는 이날 토론에서 제시된 ‘새로운 대한민국’의 비전에서 한반도 분단 극복과 평화체제에 대한 비전은 거의 제기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비전으로 제시된 ‘정의롭고 평등한 민주복지국가’라는 논의에 정치혁신, 경제혁신, 사회혁신, 정부혁신의 과제는 포함되어 있으나,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문제의 하나인 ‘분단과 평화’의 문제는 다루어지지 않았다.

목하 한국 시민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2013년체제’에 대한 논의는(백낙청, “‘2013년체제’를 준비하자,” <실천문학> 2011년 여름호) 2012년의 선거투쟁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건설하고자 하는 새로운 코리아’가 어떤 것이며 그것을 ‘어떻게 실현시킬 수 있는가’의 문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2013년체제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의 하나는 2000년체제(6.15공동선언)의 후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이명박 정부의 근본적인 실패에 대해 우리는 여러 지점에서 접근할 수 있지만, 이명박 정부가 2000년 체제를 무시함으로 인해 평화와 통일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사회를 사실상 53년 정전체제로 후퇴시켰다는 것이 핵심 평가의 하나가 될 것이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건설은 이러한 후퇴와 실패의 극복 없이, 즉 한반도 평화와 분단 극복의 비전 없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기간 내내 계속된 뉴 라이트들의 반북공세와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의 군사주의적 경도를 현실로 목도하게 되면서, 한국 사회의 대북인식은 매우 악화되어왔다. 이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북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보다 현실화되었다고 평가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반드시 긍정적이라고만 보기는 어렵고 또 이러한 대북인식의 악화가 한국 시민사회의 평화운동에 어느 정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이다. 이런 사정으로 인해 한국의 시민사회는 남북문제와 대북정책에 대해 매우 복잡한 속내를 가지게 되었고, 통일문제 논의에 정면으로 마주하기보다는 오히려 남한 내의 민주와 복지, 진보에 더 힘을 쏟는 경향을 가지게 되었다. ‘비이성적 북한’을 끼고 남북관계 논의를 진전시키는데 대한 불편함이, 일상화된 분단을 ‘정상적인 일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무서운 ‘분단자폐증’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편향은 바로 이 토론회에 그대로 나타난 셈이다.

‘종북주의’라는 매우 편파적 낙인찍기가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또 그로 인한 논란이 진보진영 분열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현실은, ‘분단자폐증’과 다른 의미에서의 또 다른 이념적 과잉과 편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민주진보진영의 혁신은 분단자폐증이라 할 만한 ‘남한 사회 중심의 코리아 비전 만들기’라는 편향의 극복과 함께, ‘종북’ 논란을 자초하고 있는 진보진영의 과잉 이념 편향의 극복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민주복지국가’

필자가 그 토론회에서 느낀 또 하나의 문제의식은 ‘정의롭고 평등한 민주복지국가’라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상(像)’ 그 자체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은 잘못된 비전이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비전과 함께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코리아가 가져야 할 대외적 비전의 제시도 동시에 있어야 한다.

한 나라의 비전은 그 사회 내부의 민주적 진보를 위한 구상도 필요하지만, 국제관계 속에서 어떤 비전을 실현시켜나갈 것인가도 매우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정의롭고 평등한 민주복지국가’라는 비전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내부용 비전일 뿐이다.

이명박 정부는 ‘Go Global'이라는 기치 아래 글로벌 중간국가를 지향하는 비전을 제시하였고, 자원외교는 이러한 글로벌 전략을 대표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글로벌 전략은 남북관계와 동북아의 평화와 협력을 위한 전략 없이 무조건 한미동맹 일변도로 달리는 전략이었고, 이로 인해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사건에서조차 중국과 러시아로 인해 외교적 대응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부자감세를 추진하면서 ‘공정사회’를 외치는 실현 불가능한 내부 비전에,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전략만 제시하면서 그 동력이 되는 남북관계와 동북아에서의 전략은 도외시한 기형적 비전만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민주진보세력이 아무리 탄탄한 내부 비전을 가진다 하더라도 세계화의 피할 수 없는 추세에 대응하여 어떤 목표와 비전을 가질 것인가에 대한 시야를 소홀히 한다면 이는 이명박 정부의 실패 원인과는 정반대의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민주진보세력은 대내적으로는 민주복지국가의 비전을 명백히 하고, 그 위에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로운 한반도-동북아의 평화 허브(Hub)-글로벌 중간국가(Global Middle Power)’라는 통합적인 대외전략비전을 중첩해야 할 것이다.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로운 한반도-동북아의 평화 허브(Hub)-글로벌 중간국가(Global Middle Power)’라는 통합적 대외전략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의 비대칭성의 재조정과 함께 중국과의 전략적 관계를 동시에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또한 ‘한반도 평화체제-남북연합-북한 발전(변화)’를 연동시킨 새로운 평화-통일전략이 추진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대내외적 비전을 종합하는 개념으로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민주복지국가’라는 용어를 잠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 내부의 변화와 ‘분단 극복 및 평화체제의 수립,’ 그리고 글로벌 전략의 유기적 연계는 민주진보세력이 새로운 코리아 만들기를 위해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통합적 시야이다. 그것은 글로벌 세계가 이미 선택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2011. 8. 29
이승환(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 폴리칼럼니스트)













[이슈] ‘종전선언’ 턱밑에서 헛바퀴 도는 북미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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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능구의 정국진단] 이주영 ③ “文정부, 경제분야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필요…소득주도성장론 회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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