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4학년생 참여시켜 봉사 기회 제공으로 갈등 해소까지

15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5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박응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서둘러 3단계로 올려야 한다는 측과 3단계를 시행하지 않고 이겨내야 한다는 측이 맞서고 있다. 

주로 감염병 전문가와 시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바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이에 호응하고 있다. 반면 정부와 소상공인들은 경제적 타격을 고려해 2.5단계에서 확산을 최대한 막으며 3단계 시행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하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3단계 시행 시기 놓쳤지만 지금이라도 서둘러 시행해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는 이미 시행시기를 놓친 상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들은 지금 3단계로 격상해도 당장 큰 효력을 얻기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3단계를 시행해도 드라마틱하게 감소하는 걸 기대하기 어렵고, 완화하거나 약간 감소시킬 수는 있을 것”이라며 “겨울에 전국적으로 집단 감염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반전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말을 맞아 열리는 많은 송년회와 연초에 벌어지는 다양한 행사가 실내에서 이뤄지고 여기에 다수가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1월에 발생해 11개월 동안 갇혀 있었던 사람들이 참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어 확산방지에 한계가 많다는 설명이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올리고, 치료에 필요한 병상도 충분하게 확보하고, 검사도 대폭 늘리며 동시 다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교수는 “현재 정부가 3단계 격상을 주저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1단계에서부터 단계 상승을 주저하는 사이에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며 “검사를 확대한 것은 잘한 것이지만 이것만으로 해결이 안 된다. 만시지탄”이라고 설명했다. 만시지탄은 시기에 늦어 기회를 놓쳤음을 안타까워하는 탄식을 말한다. 

최근 정부의 방역지침을 따르지 않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정부가 11월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것이 실책이었다”고 지적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소비를 진작하면서 여행과 활동을 강조한 것이 코로나19 확산을 불러왔다는 설명이다.

이어 김 교수는 “환자는 느는데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지 않고, 병상이 부족하다고 했다가 많다고 하는 등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정부 방침에 대한 국민들의 수용성이 많이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현상과 정책이 따로 가면서 시민들이 인지부조화 상태에 이르렀고,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게 돼 확산방지에 구멍이 생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지부조화는 사람들이 자신의 태도와 행동이 서로 모순돼 함께 할 수 없다고 느끼는 불균형 상태를 말한다.

민간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을 자청하고 병상을 제공하기로 한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 선별진료소에서 15일 오전 관계자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민간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을 자청하고 병상을 제공하기로 한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 선별진료소에서 15일 오전 관계자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대생 활용하면 코로나19 치료와 내년 의료 인력 부족 문제 해결 가능"

최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민간 병원의 병실을 요구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김 교수는 “아랫돌을 빼서 윗돌에 놓는 격”이라며 “코로나19 확산방지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요구”라고 주장했다. 민간 병원은 이미 다른 환자를 치료하고 있어 여유가 없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해 새롭게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민간 병원이 독박을 써야 하는 구조에서는 현실성 없는 요구라는 설명이다. 

이어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19로 비어 있는 실내 체육관이나 전시장에서 치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부족한 병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병상 문제는 뺄셈이 아니라 덧셈으로 새로운 병상을 만들어 해결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다.

그런데 병상만 확보하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의료진도 확보해야 한다. 김우주 교수는 “이렇게 병상을 정부가 제공하면서 의료진 참여를 요청하면 누가 거부하겠느냐”며 병상 문제가 해결되면 의료진은 어렵지 않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김 교수는 “올해 의사고시와 관련해 의대생들이 문제를 일으켰는데, 이들은 실습 경험이 있는 학생들로 코로나19 현장에서 인턴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학생들이 몸 바쳐 진료하고, 내년 봄에 추가시험을 보게 하면 국민들도 동의할 것”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올해 의대 본과 4학년생 다수가 의사국가고시 응시를 거부해, 내년 공중보건의와 인턴 등 인력 부족에 대한 우려가 매우 높은 상황인데, 이들을 코로나19 현장에 투입하면 부족한 의료진 문제도 해결하고, 내년 의료 인력 부족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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