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한진칼 전무, 1일 (주)한진 마케팅 총괄·토파스여행정보 신사업 및 사업전략 담당 임원 선임
‘난기류’ 속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매각설 ‘솔솔’
당장은 조용한 ‘3자 연합’, 꺼지지 않은 경영권 분쟁 ‘불씨’

한진칼 경영권 분쟁 당시 조원태 지지한 이명희·조현민 모녀. <사진=연합뉴스>
▲ 한진칼 경영권 분쟁 당시 조원태 지지한 이명희·조현민 모녀.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1일 (주)한진 전무와 토파스여행정보 부사장에 선임됐다. 일각에선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대비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결속 강화’ 시도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 전무는 이날 ㈜한진의 마케팅 총괄 전무로 선임됨과 동시에 토파스여행정보 신사업 및 사업전략 담당 임원(부사장)을 맡게 됐다.

조 전무는 지난해 6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14개월 만에 한진칼에 복귀해 CMO(Chief Marketing Officer)를 맡아왔다. CMO를 맡은 조 전무는 신사업 개발 및 그룹 사회공헌 등 그룹 마케팅 관련 업무 전반을 총괄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그룹 모체인 한진칼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조 회장 측의 ‘결속 강화’ 차원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조 회장의 전통적 우군인 델타항공의 실적악화와 ‘3자 연합’의 지속적인 지분 확보다.

델타항공 항공기. <사진=PIXABAY>
▲ 델타항공 항공기. <사진=PIXABAY>

▲ ‘난기류’ 속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매각설 ‘솔솔’

조 전무의 인사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기존의 대표적 우호세력으로 평가받는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처분할 수 있다는 분석에 조 회장의 새 ‘우군 확보’ 필요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앞서 델타항공이 지난 7월 14일 공개한 올해 2분기 실적 실적에 따르면 회사는 영업손실 48억 달러에 당기순손실 57억 달러를 기록했다.

실적공개 당시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CEO는 “3월 말 이후로 일일 평균 현금 소모가 70% 이상 증가해 6월에는 2700만 달러를 기록했다”며 “지속가능한 회복까지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항공 여행 수요의 대규모 감소에 2분기 델타항공 이용 승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3%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델타항공은 유동성 확보와 사세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회사는 2분기 실적 발표 문서에서 기존 대출 만기 연장을 비롯해 조기 퇴직 프로그램 가동, 자산을 활용한 미래의 자금 조달 기회 모색 등을 언급한 바 있다.

델타항공은 한진칼 투자(지분 보유)를 ‘전략적 투자’로 표현하며 재무상태표 상 미실현손익으로 분류했다. 한진칼 주가는 지난해 9월 26일 2만6850원으로 저점을 기록하다 상승세에 들어서 현재는 7만 원대에 위치한 상황이다.

여기에 한진칼이 최대주주인 대한항공은 지난 1년 동안 3월 20일 1만703원으로 저점을 찍었던 주가가 2일 1만8000원대까지 회복했다. 또한 올해 2분기에는 영업이익 1484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델타항공 주가 추이. <사진=yahoo! finance 제공>
▲ 델타항공 주가 추이. <사진=yahoo! finance 제공>

이에 비해 2월 중순까지 60달러 선을 유지하던 델타항공 주가는 코로나19 여파에 현재까지 30달러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델타항공 입장에서 한진칼 주식이 매력적인 유동성 확보 방안으로 비쳐질 수 있는 대목이다.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활용이 언급되는 이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델타항공의 한진칼 소유주식수는 보통주 기준 881만6400주로 지분율은 14.9%다.

▲ 당장은 조용한 ‘3자 연합’, 꺼지지 않은 경영권 분쟁 ‘불씨’

한진칼의 경영권을 둘러싼 조 회장과 3자 연합의 분쟁이 끝나지 않은 것 또한 조 전무의 임원 선임 인사가 주목받는 이유다.

조 회장은 지난 3월 27일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사모펀드 KCGI·반도건설의 3자 연합을 상대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3자 연합 측은 추천한 사내·외 이사 후보가 모두 이사회 진입에 실패했다. 당시 의결권 확보 지분은 조 회장 측이 40.39%, 3자 연합이 28.78%였다. 3월 24일 3자 연합은 KCGI 18.74%, 반도건설 16.90%에 조 전 부사장의 6.49%를 더해 총 42.13%의 지분을 마련했지만 의결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3월 주총 ‘실패’에도 불구하고 3자 연합은 지속해서 한진칼 보유 지분을 늘려왔다. 3월 27일부터 31일까지 한진칼 주식 총 36만5천370주(지분율 0.62%)를 장내 매수해 42.74% 지분을 확보한 것을 시작으로 한진칼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매수에도 나섰다.

지난 6월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신주인수권부사채 공모청약을 진행했는데 이때 3자 연합도 공개 매수에 참여한 것이다. 당시 3자 연합은 공개 매수가 예정대로 진행되고서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경우 기존 한진칼 지분율 45.23%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KCGI는 공개매수 목적에 대해 “공개매수의 목적은 신주인수권증권을 추가 매수해 지분 희석화를 방지하고, 공개매수자들을 포함한 주주연합이 대상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획득하여 한진그룹의 위상에 걸맞는 바람직한 지배구조 정립을 하기 위함”이라고 7월 23일 공시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또한 “한진칼 주식 등을 추가 취득해 바람직한 지배구조 정립을 이루어 낼 계획”을 전해 경영 참여에 대한 3자 연합의 의지를 드러냈다.

재계 관계자는 “조 전무는 지난 주총에서 조 회장을 지지했다. 조 회장 입장에서 동생인 조 전무, 어머니인 이 고문 등 가족과의 연대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조 전무의 신규 임원 선임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한진그룹 측은 이번 인사를 두고 “조 전무는 신사업 개발 및 그룹 사회공헌 등 그룹 마케팅 관련 업무를 수행해왔으며, 신규 임원 선임은 조 전무의 경험과 능력을 토대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한진칼의 지분은 조 회장 측과 3자 연합 양 측으로 크게 구분되어 나뉘어있다. 이미 조 전무가 조 회장과 뜻을 같이하는 상황에서, 이번 인사는 지분율 등 상황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 조 회장 측에서 굳이 연대를 강조할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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