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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칼럼] 한동훈 수사, 추미애와 이성윤의 책임

‘권언유착’ 의혹의 전모를 규명해야 할 시간

 

태산명동서일필(泰山鸣动鼠一匹)이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채널A 이동재 기자를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한동훈 검사장을 공범으로 적시하지 못했다. 4개월 동안이나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검언유착’ 사건은 기자와 검사 사이의 ‘공모’ 가 있었다는 증거를 찾아내지 못한 채 사실상 일단락 되어가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앞으로 추가 수사를 통해 한 검사장의 공모 여부 등을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밝혔지만, 압수수색에서의 폭행 논란을 초래하고 감청 시비까지 불러일으켰던 수사가 이제 와서 새로운 국면을 맞으리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수사팀도 겸연쩍으니 그냥 한번 해보는 소리라고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이제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돌아보며 나라를 혼돈 속에 몰아넣었던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의 소재를 분명하게 정리해야 할 때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휘했던 정진웅 수사팀은 “(공모에 관한) 다수의 중요 증거들을 확보했다”고 국민에게 말해왔다. 하지만 아무런 증거를 갖고 있지 못함이 드러났다. 국민에게 거짓말을 해온 책임이 크다. 더구나 정진웅 수사팀은 한 검사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면서 물리력을 행사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고, 카톡 감청과 관련된 의혹까지 받고 있다. KBS의 오보 사태를 낳은 가짜 녹취록 제공자가 서울중앙지검 간부라는 의혹도 제기되어 있는 상태다. 이 모든 과정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제시한 ‘검언유착’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사지휘를 해온 이성윤 지검장, 그런 지휘를 충실히 따른 정진웅 부장검사가 일차적 책임을 져야 할 일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두 사람에 대한 문책을 통해 그 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정작 추 장관이 이 무리한 수사를 진두지휘한 장본인이었으니 모양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 추 장관은 진작부터 “문제는 검언유착”이라고 단정했으며 수사지휘서를 통해 "공모를 뒷받침하는 여러 증거들이 제시된 상황”이라고 했다. 아무 증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현실은 추 장관 역시 거짓말을 했다는 비판을 받게 만든다. 추 장관은 이성윤 지검장의 서울중앙지검에 전권을 부여하기 위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배제하는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하고 한동훈 검사장을 좌천시키며 감찰하기로 결정했다. 수사가 진행 중이고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무부 장관이 앞장서서 사건을 단정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책임은 매우 무겁다. 법무부 장관이 법치를 무너뜨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자신의 섣부른 개입으로 이런 사태가 초래되었는데도 추 장관은 사과의 말 한마디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매일같이 SNS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쏟아내던 추 장관은 한동훈 압수수색에서의 폭행 시비와 무리한 수사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측을 향한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니까, 그때부터 이 사건에 대해 입을 닫아버렸다. 자신에게 유리한 것 같으면 발언하고, 사태가 불리해지는 것 같으면 침묵하는, ‘선택적 발언’과 ‘선택적 침묵’의 모습이다. 한 나라의 법무부 장관으로서 무책임한 모습이다. 추 장관은 이제까지 있었던 무리한 수사를 앞장서서 이끌어 나라를 혼돈과 갈등 속에 몰아넣었던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도리이다. 만약 그가 책임지는 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책임을 물어 해임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검찰 중립을 무너뜨리며 편파수사를 이끌었고, 검찰개혁을 구실로 검찰장악에 몰두했던 추 장관의 행보들을 대통령이 수수방관했던 모습도 납득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이 추 장관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대통령의 리더십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사기범의 제보만 갖고 이 사건을 터뜨렸고, 아직도 별다른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공모 의혹을 집요하게 제기하고 있는 MBC 또한 언론으로서의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자신들이 반복적으로 보도한 ‘공모’ 주장이 사실무근의 허위였다면 더 이상 자기 주장만 강변하는 모습을 버리고, 합당하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차제에 MBC가 왜 ‘어용방송’이라는 야유를 듣고 있는지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할 일이다. 어느덧 당신들이 김재철이 되고 김장겸이 되었다.

이 사건은 문재인 정부에서 있었던 최악의 정치스캔들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는 책임을 묻는 시간이다. 책임을 제대로 따지기 위해서는 ‘권언유착’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제보자 지모 씨가 “이제 작전에 들어갑니다”라고 했던 작전의 실체가 무엇이었는지, 그 작전에 가담한 정치인들은 누구누구였는지, KBS에 가짜 녹취록 내용을 제공한 ‘제3의 인물’은 누구였는지, 정치공작과 조작이 만들어낸 사태였다는 의심의 실체를 규명하는 수사가 필요하다. 특임검사든 특검이든, 독립적인 수사를 통해 권언유착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꾸며진 각본에 따라 4개월 동안 나라를 흔들어 놓고도 다들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지나간다면, “이게 나라인가”라고 감옥에 있는 최순실이 비웃을 일 아니겠는가. 우리가 사는 나라가 부디 상식이 지켜지는 나라이기를 바란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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