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주창론자’ 이원재 LAB2050대표 인터뷰
기계가 인간 노동 빠르게 대체 ... “기본소득 지급과 함께 학습사회로 나아가야”
“언제든 새로운 진로 위한 학습과 교육 받을 수 있어야”
“에너지 효율 최대화하는 ‘그린뉴딜’ 사회 지향해야”

이원재 LAB2050 대표기 본지 김능구 대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 이원재 LAB2050 대표기 본지 김능구 대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폴리뉴스 이은주 기자] 한국사회 기본소득의 권위자 이원재 대표는 기계화 시대가 전격 도래하면서 노동의 변화로 불평등 확산이 극심해질 새로운 사회상이 펼쳐질 것이라며 ‘기본소득’이 지급되고 언제든 진로 변경을 위해 교육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학습사회’가 촉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폴리뉴스>는 지난 10일 한국사회 기본소득과 관련해 가장 오랫동안 심도깊게 연구해온 이원재 LAB2050 대표를 만나 인터뷰했다. 본지 김능구 대표는 여의도 <폴리뉴스>에서 이원재 LAB2050 대표와 만나 기본소득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한국 사회에서 기본소득 논쟁을 중간점검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대표는 기계화 시대가 빠르게 도래하면서 노동의 형태가 다변화하는 현실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근에는 점포없이 자신의 가게를 운영하는 1인 자영업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며 1인 기업이면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등 기존 정규직 노동과 다른 다양한 노동 형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봤다.

이 대표는 “집에서 혼자 디자인하시는 분들, 파워포인트를 플랫폼에서 만드는 분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영어 튜터링을 하시는 분 등 기존 정규직 노동과는 다른 새로운 노동 형태가 전면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속한 자동화에 따라 인간의 노동을 기계가 대체하면서, 기업이 ‘평생직’으로 보장했던 정규직 노동은 줄어드는 반면, 발달된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노동을 거래하는 프리랜서나 ‘플랫폼 노동’ ‘프리랜서’ 등 비정규적 노동이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노동의 형태가 급속히 변화하는 상황에서 ‘불평등’ 확산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기계화로 인간의 노동이 대체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이러한 불평등이 더욱 벌어진다. 소규모 자영업자와 대기업 사업주의 차이는 요즘 같은 때에 더 벌어질 것이다”라며 “과거 IMF 외환위기를 거치며 서민과 기업 사이 불평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불평등이 극심해지는 반면, 안정적인 노동의 소멸이 빠르게 이어지는 시대에는 일자리 창출과 기존 복지 강화 등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소득과 함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기본소득과 함께 학습사회를 고민해야 한다고 봤다. 이 대표는 “한국이 아직 제조업 국가이고 일자리 창출을 통해 난국을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 전통적인 케인즈주의자의 시각”이라고 말하면서, 기본소득론자로서 사회 변화 패러다임 속에서 불평등을 완화하려면 기존 대책 이상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 대표는 노동을 하지 않아도 누구에게나 무조건적으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을 통해 생계를 보장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나이에 관계없이 새로운 노동에 종사하는 교육 안전망이 마련된 ‘학습사회’를 지향점으로 봤다.

이 대표는 “좀비기업 등 비생산적인 부분들이 정리되는 과정이 구조화될 때, 개인이 언제든 진로를 유연히 바꿀 수 있도록 교육받을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요즘 화두인 ‘그린뉴딜’ 또한 말로만 할 것이 아니고, 에너지를 실제로 덜 쓰는 방향으로 도시를 재구조화해야 한다. 그래야 한국 사회가 좀 더 살만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전통적인 케인즈주의자 시각에서 세상을 보는 것이 현실이다. 기본소득을 받는 사회보다는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하겠다는 대통령에 호응한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변화된 지형이 존재한다. 금융 위기 이후에도 기업 생산에 지원을 했는데 되레 불평등이 심화하는 결과가 나왔다. 그렇기에 코로나19 국면에서 모든 선진국 국가들은 지출을 늘리고 양적완화를 하되, ‘헬리콥터 머니’ 방식으로 지원 방향을 짜고 있다. 개인에 직접 (유동성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 달에 500불, 1000불의 수표를 연소득 7만달러 이하 가정에게 직접 제공하고 있다. 은행이 아니라 개인에게 직접 제공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패러다임 전환까지 온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소득론자 입장에서 보면 전통적인 케인지언 입장이 고루해보이는 것이다.

이미 노동의 변화가 시작된 것 같다.

맞다. 최근 트렌드를 보면 점포 없는 자영업자가 굉장히 빠르게 늘고 있다. 이것이 1인 기업이면서 프리랜서다. 집에서 혼자 디자이너 하는 분들, 파워포인트를 플랫폼에서 만드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그렇게 일하는 분들, 온라인 접속해서 영어 튜터링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장사하는 분들도 혼자 집에서 해외에서 직구해서 한국에서 포장 다시 하고 세금 처리해서 배송해주는 것을 집에서 한다. 재고처리가 안 되다 보니까 바로 배송을 해준다. 1인 기업이면서 프리랜서, 플랫폼노동자다. 이런 사회가 왔을 때 논쟁점은 이것이다. 아직 우리가 제조업 국가고 일자리 중심 국가의 비전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방향이라면 이들을 노동자 개념 안으로 넣어서 고용보험으로 보장해주자는 비전, 재교육, 교육을 하자는 주장이 전통적인 케인즈언 시각이다. 기본소득론자는 이미 바뀐 세상에선 이를 다 커버하는 것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기본소득을 주고 시작해보자는 입장이다.

 

결국 노동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보나.

현실이다. 다만 얼마나 가까이 보냐의 문제가 있다. 케인즈주의자 입장은 그렇게 가는 것 맞지만 30년 뒤에 오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그러나 기본소득론자들은 지금 이미 사회 구조의 변화가 시작됐다고 본다. 쿠팡맨들이 해고당하고, 자동화로 인한 노동 소멸 문제가 이미 시작됐다고 본다.

문 대통령도 코로나 위기 국면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실질적으로 코로나 이후에 불평등 해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국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시 됐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에서 자본의 운영만 맡기면 불평등이 심화될텐데 사람들이 모두 국가 역할을 인정하게 됐기 때문에, 그것이 불평등 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다만 큰 흐름은 불평등은 지속적으로 코로나 이전부터 심화되고 있었고 지금도 심화되고 있다는 데 있다. 소규모 자영업자와 대기업 사업주와의 차이는 요즘 같은 때에 더 벌어질 것이다. 불평등 심화는 IMF 때 대기업 지원하고 빅딜이라는 이름으로 구조조정 강조했지만 지원도 매우 강조했었다. 서민들은 먹고 살기 어려워지지만 대기업은 수출하기 좋아져서 주요 기업들은 모두 잘 살아졌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그러면 불평등이 더 심해진다. 그러지 말고 이번엔 개인들에게 지원 많이 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불평등 심화가 얼마나 극심해질까.

마이너스 성장 시대에 운신의 폭은 좁다. 기계가 노동을 대체하고 있다. 정부의 역할이 관건일 것이다. 두 가지 부분에서 정부는 큰 지출을 해야 한다. 재정건전성이 선진국에선 제일 좋고 경제성장률이 방어하고 있기에 재정여력이 최소 5-6년에서 길게 10년까지 있을 것이다. 그렇게까지 가게 되는데 500조원에서 800조원의 룸이 있는데 이걸 잘 써야 하는데 도로 만들고 땜 짓는데 사용하기 보다 사람에 투자해야 한다. 그것은 이 정권의 소득주도성장과 맞닿아 있지만 조금 더 과감할 필요가 있다.

기본소득제를 지급해 생계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또 ‘학습’도 중요하다. 기본소득 지급을 통해 생계보장이 되는 가운데에서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 좀비기업 등 비생산적인 부분은 없어지도록 해야 하는데, 이게 전면화될 때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재교육을 받고 새로운 직무에 적응하는 등 직무 전환이 유연하게 가능하도록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 뉴딜이다.

다른 하나는 요즘 많이 나오는 그린뉴딜이다. 말로만 할 게 아니고 구체적으로 에너지를 확실히 덜 쓰는 방식으로 도시를 재구조화해야 한다. 에너지 저감 방식의 생산, 자동차도 전기로 바꾸는 등. 이 작업을 몇 년간 해야만 우리 사회가 좀 살만한 사회로 가는 데 비전이 있을 것 같다. 이 맥락 안에서 기본소득이 보장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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