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으로 촉발된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당선인을 둘러싼 논란은 시간이 갈수록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해 조국 사태를 방불케할 정도로 서로 다른 의견들 간의 충돌 또한 격렬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내부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제3자들이 왈가왈부 하기는 어려운 문제였다. 그저 정치적인 목적으로 정의연과 윤 당선인을 무너뜨리려는 사람들이라면 그리 복잡하게 생각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정의연과 윤 당선인이 모금한 돈을 회계부정을 통해 횡령.유용하여 사익을 추구했다는 예단을 이미 하고 있는 경우들이다. 하지만 무엇이 진실인가를 알고자 하고, 정확한 사실관계 위에서 바른 판단을 내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사안은 여러 문제가 얽힌 복잡한 내용의 것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이용수 할머니가 윤 당선인에 대해 배신감을 갖게 된 배경부터 해서 그동안 정의연이 어떻게 운영되어 왔고, 윤 당선인이 책임져야 할 일은 없었는지 등에 대해 소상하게 알아야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코끼리 다리 만지기 식의 단편적인 이해만으로는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렇기에 우리는 극과 극의 예단을 피하고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는 수밖에 없다. 언론을 통해 연일 수많은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핵심적인 문제는 몇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에게 그토록 서운해 하며 배신감을 토로했던 이유는 무엇이었던가. 둘째, 이 할머니가 강조한 “지난 30년간의 투쟁 과정에서 나타났던 사업 방식의 오류나 잘못”은 어떤 것들이었으며 어떻게 발전적으로 극복되어야 할 것인가. 셋째, 역시 이 할머니가 신뢰 회복의 전제로 요구한 '2015년 박근혜 정부의 합의 관련 면담 내용'의 진상은 무엇이었던가. 마지막으로, 정의연이 모금했던 돈은 사익에 유용되는 일 없이 정직하게 사용되었는가 등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 가운데 앞의 세 가지는 사실 이 할머니와 정의연, 그리고 윤 당선인 사이의 문제라는 성격을 띠고 있다. 그동안의 구체적인 상황을 모르는 제3자들로서는 정확한 판단을 하기 어렵고, 당사자들 간의 진실 가리기를 통해 비로소 단순한 오해인지 아니면 누가 잘못한 문제인지, 그리고 앞으로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지 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할머니가 저렇게 작심 발언들을 한 이유를 "연세가 들어 기억력이 예전같지 않다" 며 받아들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당사자들 간의 논의와 노력을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언론의 집중적 관심을 받고 있는 ‘돈’ 문제는 성격이 다르다. 정의연이 기부금과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되어온 이상, 그것은 내부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이 언제나 묻고 답을 들으려 할 수 있는 일이다. 사람들의 돈을 모아서 관리하고 사용한다는 것은 그런 일이다. 모은 돈을 어디어디에 썼냐고 언제 누가 물어보더라도 정확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돈에 대한 공적인 책임이다. 그런데 모금한 돈의 횡령이나 유용으로 몰아가는 보수언론의 영향일 수도 있겠지만, 돈의 사용처에 관해 의심을 갖고 있는 국민들이 제법 되는 분위기이다. 단순한 오류라고는 하지만 의심갖는 사람들을 이해시켜 신뢰를 얻기에는 아직 부족해 보인다. 정의연은 보수언론의 과도한 억측들은 무시한다 하더라도, 상식적 수준에서 나오는 국민들의 합리적 질문에는 답해야 할 책임이 있다. 지금 정의연을 향해 질문을 던진 사람들이 보수야당과 보수언론만은 아니다. 누구보다 먼저 이용수 할머니가 질문을 던졌고, 무슨 일이 있었던가 하며 화들짝 놀란 국민들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들에게는 성실하게 대답해야 한다.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의문 앞에서 기부도 하지 않고 내부 상황도 모르는 사람들이 할 얘기는 아니라는 식으로 화난 모습으로 대응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의연과 윤미향의 삶을 모독하지 말라”는 선언적 말 이전에, 세간의 의심들을 잠재우고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투명한 회계 결과를 다시 내놓는 일이다.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것을 욕된 것으로만 받아들인다면, 정의연을 향한 의구심은 해소되지 못한채 두고두고 따라다니게 된다.
이번 논란으로 정의연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해의 역사를 세계에 알려온 역할과 공로가 부정당할 일은 아니다. 일본군 위안부 운동이 가졌던 가치는 지켜져야 한다. 정의연의 그러한 성과는 앞으로도 보존되고 계승 발전되어야 할 일이다. 그래서 지난 30년의 성과를 부정하려는 일각의 움직임은 함께 경계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받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돈 문제와 관련하여 의혹과 의문이 조금이라도 남는 일이 없도록 모든 것을 국민들 앞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책임이 정의연에게는 있다. 오류가 있었다면 바로잡아 개선하고, 혹여라도 책임져야 할 일이 있었다면 책임을 질 일이다. 다른 길은 없어보인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폴리뉴스(www.poli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폴리뉴스는 인터넷신문위원회의 인터넷신문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
최근 유통업계에 ‘최저가’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업계는 최근 급변하는 유통시장에서 생존 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 시장 주도권을 놓고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데요 폴리뉴스에서 알아봤습니다.
[폴리뉴스 김미현 기자] 최근유통업계에 ‘최저가’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업계는 최근 급변하는 유통시장에서 생존 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 시장 주도권을 놓고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쿠팡이 유료 회원이 아니어도 무료 로켓배송을 하겠다며 먼저 경쟁 신호탄을 쏘았습니다. 배송비 면제로 사실상 최저가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이마트는 쿠팡과 롯데마트몰, 홈플러스몰보다 구매 상품이 비싸면 그 차액을 자사 포인트로 적립해준다며 응수했습니다. 롯데마트도 맞불을 놨습니다. 이마트가 최저가를 선언한 생필품 500개 품목을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합니다. 포인트도 5배 더 줍니다. 마켓컬리도 과일, 채소 등 60여종의 신선식품을1년 내내 최저가에 판매한다며 전쟁에 참가했습니다. 이에 질새라 편의점까지 가세했습니다. CU와 GS25는 6종의 친환경 채소를 대형 마트보다 싸게 판매합니다. 업계는 이를 통해 마케팅은 물론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유도효과도노리고 있습니다. 이마트의 보상받은 차액 ‘e머니’는 오프라인에서 쓸 수 있고, 롯데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포인트 적립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제 살 깎아먹기식 출혈경쟁은 결국납품업체로 부담이 전가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