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청와대 경제, 정책팀...위기에 대한 제도적 장치 만들지 않아”
“코로나19 성장률 선방...국민이 만든 것이지 결코 경제팀 만든 것 아니다”

최배근 전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 <사진=연합뉴스>
▲ 최배근 전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공동대표를 지낸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 교수가 문재인 정부 취임 3주년 소감을 밝히면서 “기획재정부(기재부)와 청와대 경제팀이 문재인 대통령의 눈을 가리고 이명박근혜때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작심 비판해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최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 취임 3주년을 맞아’라는 글을 통해 현 기재부와 청와대 경재팀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최 교수는 “국민은 4.15 총선결과와 최고의 지지율로 문재인 정부에게 3주년 선물을 주었다.그와 동시에 국민은 남은 2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여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남은 임기 2년간 두 가지를 당부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4.15 총선의 결과는 문재인 정부에게 구조개혁을 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다. 그러나 기재부와 청와대 경제팀, 정책실 등은 현 상황을 경제위기이자 경제.사회 구조의 변화가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으로 진단하면서도 경제, 사회의 근본적 판을 바꾸고, 또한 위기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지 않는다”며 “대통령의 눈을 가리면서 기본적으로 이명박근혜 때의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코로나19 속에 대한민국의 성장률 선방은 국민이 만들고 있는 것이지 결코 경제팀이 만든 것이 아니다”며 “4.15 총선으로 우리 경제가 적폐를 청산하고, 구조개혁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가졌음에도 현 정부의 경제팀이 지금까지 보여주는 모습에는 개혁에 대한 의지도, 미래에 대한 방향 제시도 보이지 않는다”고 거듭 비판했다.

최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남은 2년은 대한민국이 비상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다. 총선 승리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높은 지지율 등에서 보듯이 그 비상을 위한 기반이 만들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지혜로운 국민이 문재인 정부에게 보내는 메시지다”며 “대통령만 바뀌었지 나머지는 바뀐게 없다는 말이 더 이상 나와서는 안될 것이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최 교수는 이날 경제학자로서 “정부에 삶의 안정성이 권리로서,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나라를 만들어 줄 것”과 “어린 세대가 희망을 가지고 꿈을 펼칠 수 있게 경제, 사회의 구조를 바꿔달라며 이것이 진정한 한국판 뉴딜이고 혁신성장과 포용성장을 완수하는 길”이라고 정부여당에 거듭 촉구했다.

 

與, 거듭되는 기재부 때리기...“기재부 정치 말라”

김홍걸 “걱정하는게 재정건전성인지 자신들의 기득권인지 의심”

최배근 “국내 경제학자, 관료, 중앙은행 굉장히 보수적”

 

정부여당의 경제 정책을 놓고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기재부에 대한 여권인사들의 비판은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이미 한차례 코로나19로 인한 긴급재난지원금의 전국민지원을 놓고 여권은 기재부에 날선 비판을 가한 바 있다.

이근형 더불어민주당 전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달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코로나19 전 국민 지급을 반대하는 기재부를 항해 “전 국민 100%에게 주느냐, 70%에게 주느냐는 논란은 단지 3조원 정도 차액에 해당하는 돈 문제가 아니라 철학의 문제다”라며“70% 지급을 고집한다는 것은 사실 기재부가 정치를 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복심인 윤건영 민주당 당선자 역시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급한 불을 먼저 끄는 것이 우선이다. 어디에서 끌어온 물인지 따지는 것은 그 다음 문제”라고 비판한 바 있고, 김홍걸 당선자 역시 페이스북에 “그분들이 정말 걱정하는 게 재정건전성인지 자신들의 기득권인지 다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하며 기재부를 압박했다.

여기에 지난달 21일 심재철 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예상편성권을 가진 정부와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이 엇박자 내는 현재 상황이 먼저 해소되어야 한다”고 기재부 비판에 기름을 부었고 이에 발끈한 이인영 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서 당정 합의를 이끈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사표까지 제출하며 강하게 저항한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향해 “여기가 기재부의 나라냐?!”라고 강하게 호통을 친 것까지 알려지며 기재부의 태도를 놓고 여권내 거센 비판은 계속 되고 있다.

앞서 기재부를 비판한 최 교수는 지난 6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기재부의 이 같은 태도를 놓고 “보수적 관료조직의 기득권 지키기”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소위 검찰 조직에 기득권이 있듯이 기재부도 관료 조직의 기득권이 있다”며 “관료 개개인들은 굉장히 성실하고 훌륭하신 분들이 많이 있지만 조직의 기득권 논리가 있다고 본다. 기재부가 이야기하는 국가 재정의 어떤 하나의 규모 수치가 어떤 학문적인, 과학적인 근거도 없고 주장하는 것들도 보면 족보도 없는 수치다. 그런데 이제 그걸 그냥 무조건 대고 그러니까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 아끼면 아낄수록 좋다, 이런 식의 논리를 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경제학계뿐만 아니라 관료, 중앙은행이 굉장히 보수적이다”며 “미국보다 더 보수적이다. 미국은 코로나19에 대해서 추경을 네 번 했다. 미국 GDP 대비 13%가 넘는 규모고 우리나라 돈으로 하게 되면 200조가 넘는다. 제가 볼 때는 관료들의 교조주의적인 사고가 상당하며 극단적, 보수주의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들은 조직의 예산 편성권의 독점에 민감한데 국가 부채 비율이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자신들이 운용할 수 있는 재원의 여력은 아무래도 그만큼 위축된다. 거기다가 국가 부채가 국가든 기업이든 가계든 부채가 증가하는 건 굉장히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며 “선진국 중에서 우리는 재정건전성이 좋다. 지나칠 정도로 좋다. 기재부가 엄살부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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