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환위기 후 최대 하락한 민간소비…서비스업도 코로나 직격탄

한국은행이 23일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을 -1.4%(속보)로 집계했다. 사진은 이주열 한은 총재.  <사진=연합뉴스>
▲ 한국은행이 23일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을 -1.4%(속보)로 집계했다. 사진은 이주열 한은 총재.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1.4%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민간소비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23일 한국은행은 ‘2020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하고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이같이 집계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발표한 것은 속보치로, 추후 발표될 잠정치와는 차이가 날 수 있다.

GDP속보치는 분기 중 2개월에 대해서는 확정된 실적을, 마지막 1개월에 대해서는 앞선 2개월을 토대로 추정한 실적을 반영한 것이다. 예를 들어 1분기 속보치는 1~2월의 경제 실적을 반영하고, 이를 바탕으로 3월 경제 실적을 추정해 발표한다. 따라서 분기 마지막 달의 경기가 예상보다 좋으면 잠정치가 속보치보다 높아질 수 있다.

1분기 GDP속보치에 따르면 직전 분기 대비 실질 GDP 증가율, 즉 경제성장률은 -1.4%다. 이는 금융위기를 겪었던 지난 2008년 4분기(-3.3%) 이후 최저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1.3%를 기록했다.

1분기 성장률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민간소비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전기 대비 민간소비는 6.4% 줄었다. 감소율은 위환위기 당시인 1998년 1분기(-13.8%) 이후 가장 컸다. 민간소비는 GDP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항목이다. 통상적으론 분기별 변화폭이 그다지 크지 않다.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소비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은 비교적 선방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늘어 0.2% 증가했고,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3% 늘었다.

정부소비도 물건비 지출을 중심으로 0.9%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지난해 4분기 증가율이 2.5%에 달해 올해 1분기엔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예산을 조기 집행하면서 되려 늘어났다.

수출은 2% 줄었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충격이 민간소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덜했다. 자동차, 기계류, 화학제품 수출이 감소한 반면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지속해 감소분을 상쇄했다.

생산 측면에선 서비스업이 2.0% 감소해 코로나19 확산의 충격을 받았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6.2%) 이후 최대 감소율이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운수업(-12.6%)의 감소폭이 가장 컸고,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6.5%),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6.2%)도 감소했다.

또 제조업은 운송장비 및 1차 금속제품이 감소했으나 반도체 부문의 증가가 이를 상쇄해 전체적으론 1.8% 감소하는 데 그쳤다.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0.6% 감소했다.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감소폭이 실질 GDP보단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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